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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양자역학에선 관측의 주체가 꼭 인간일 필요는 없다 (김상욱)    
  글쓴이 : 미선 날 짜 : 16-02-22 07:06 조회(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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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좀 아는 척! ②] 사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야!

슈뢰딩거 고양이는 누가 죽였나?




과학동아 제공
과학동아 제공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고양이가 생존할 확률은 50%다. 고양이의 운명은 상자 안의 원자가 정한다. 원자의 상태에 따라 상자 안에 독극물이 퍼질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범인은 원자인가? 아니면 원자의 50%만 범인인가?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명탐정 셜록 홈즈도 못 푸는 문제다.

 

백설공주는 나쁜 왕비가 건네준 사과를 한입 베어 물고는 쓰러져 버린다. 일곱 난장이들이 죽은 백설공주를 유리관에 눕히고 슬퍼하고 있을 때, 우연히 이곳을 지나던 왕자가 공주를 보게 된다. 공주의 미모에 반한 왕자는 난장이들에게 사정하여 공주의 관을 얻는다. 관을 왕자의 궁전으로 옮기던 중, 마차가 돌에 걸려 심하게 덜컹거린다. 이 충격에 공주는 사과를 토해내며 극적으로 되살아난다.
 
자, 여기서 사과를 베어 문 백설공주는 살아있었던 걸까, 죽어 있었던 걸까? 나중에 살아난 것을 보면 분명 죽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창시자 슈뢰딩거라면 이렇게 주장했을 것이다. “백설공주는 죽어있으면서 동시에 살아있었다.” 이번 호의 주제는 이 뚱딴지같은 주장과 관련된 거다.
 

● 전자는 의식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왜 이런 주장이 나오는지 이해하기 위해, 우선 지난 호에서 이야기한 이중슬릿실험을 다시 생각해보자. 벽에 두 개의 구멍이 나있고, 이 벽을 향해 전자를 쏜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전자는 두 개의 구멍을 동시에 지날 수 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두 개의 구멍을 동시에 지났다고 인정해야 이해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 즉 여러 개의 줄무늬가 나온다. 이는 전자가 파동이라는 말이다. 입자는 두 개의 줄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가 입자라는 것이 문제다.
 
너무 황당하고 어림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당신의 멘탈이 정상이라면 이렇게 물어봐야한다. “전자가 쪼개지지 않는 한, 어느 구멍이든 분명 하나의 구멍을 지났을 거 아닌가?” 이런 당연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전자가 어느 구멍을 지나는지 사진을 찍어 직접 관측해 본다.
 
안타깝게도 두 개의 구멍을 동시에 지나는 전자 사진은 없다. “이거 사기 아닌가요? 전자가 동시에 두 개의 구멍을 지난다고 했잖아요!” 물론 사기가 아니다. 사진을 보면 전자는 왼쪽 또는 오른쪽, 분명 하나의 구멍을 지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관측을 하면서 이중슬릿실험을 하면 스크린에는 줄이 두 개만 생긴다. 구멍이 두 개고 입자(전자)는 그 중 하나만 지나간다. 따라서 입자의 성질대로 줄이 두 개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모순이라고는 전혀 없다. 그렇다면 여러 개의 줄무늬는 뭐냐고? 여러 개의 줄무늬를 얻으려면 전자가 지나가는 구멍을 확인하는 관측을 중단해야 한다.
 
이쯤 되면 물리학자들도 한계에 다다른다. 쳐다보면 하나의 구멍을 통과하고, 안보면 두 개의 구멍을 동시에 지난다고? 미친 거 아냐? 그렇다. 실험 결과를 보면 전자가 마치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누군가 자신을 관측하면 입자와 같이 행동하고, 관측하지 않으면 파동처럼 두 개의 구멍을 동시에 지나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에게는 의식이 없다. 그렇다면 대체 관측이란 무엇인가?
 

● 미시세계에만 통하는 법칙이 있다고?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정통이론인 ‘코펜하겐 해석’은 이렇게 주장한다. 우선 우주를 둘로 나눈다. 거시세계와 미시세계. 거시세계는 뉴턴이 만든 고전역학이 지배한다. 하나의 입자가 하나의 구멍을 지나는 세계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미시세계는 양자역학이 지배하는 세계다. 미시세계는 모든 현상이 낯설다. 입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지며 하나의 전자가 동시에 두 개, 아니 수십 개의 구멍을 지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여러 가능성을 동시에 갖는 상태를 중첩상태라 부른다. 앞선 실험에서 관측은 거시세계의 실험장치가 한다. 관측을 하면 미시세계의 중첩상태는 깨지고 거시세계의 한 상태로 귀결된다.
 
이 해석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관측’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그 정체가 분명치 않다는 거다. 관측을 하면 상태에 변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물리적 과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관측을 하지 않았어도 전자가 입자라면 분명 하나의 구멍을 지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코펜하겐 해석은 단호하게 대답한다. 관측을 안했다면 어디로 지났는지 절대 알 수 없다. 사실은 하나의 구멍으로 지났는데,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다. 원리적으로, 절대로, ‘구글신(神)’도, 런닝맨도, 스티븐 호킹도 알 수 없다. 관측 전에는 중첩상태에 있지만, 관측을 하면 하나의 분명한 실재적 상황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좋다. 그렇다면 우리가 달을 보지 않으면 달은 없는 것인가? 달을 보는 순간 달이 그 위치에 있게 되나? 이쯤 되면 ‘막 나가자’는 거라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아인슈타인이 던진 유명한 질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나타나기 전에는 달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말일까? 공룡이 달을 보았을 때, 달은 관측된 걸까? 사실 ‘실재(實在)’가 무어냐고 물으면 필자도 할 말이 없다.
 
코펜하겐 해석의 두 번째 문제는 우주를 둘로 나눈다는 거다. 하지만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경계는 대체 어디라는 말인가? 거시세계의 모든 물질은 미시세계의 원자로 되어 있지 않은가? 좋다. 원자 하나는 미시계다. 인간은 분명 거시계다. 당신이 두 개의 구멍을 동시에 지난 적은 없지 않은가. 아메바 같은 생명체는 거시계인 거 같다. 그렇다면 분자량이 5800 정도 되는 인슐린은 어디에 속하나? 애매한가? 만약 원자 1000개가 경계라고 하자. 그렇다면 원자 1000개까지는 두 구멍을 동시에 지나다가 1001개가 되면 하나의 구멍만을 지난다고? 이에 대한 코펜하겐 해석의 입장은 단호했다. “입 닥치고 계산이나 해!”

 

 

과학동아 제공
과학동아 제공
과학동아 제공

 

 

● 슈뢰딩거 고양이의 역설
 
1935년 슈뢰딩거가 출판한 논문은 코펜하겐 해석의 아킬레스건을 찌른다. 여기 원자가 하나 있다. 원자는 A와 B, 두 가지 상태를 가질 수 있다. 원자가 B 상태에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A 상태에 있으면 검출기를 작동시킨다. 검출기가 작동되면 독극물이 든 병이 깨진다. 이 독극물 병은 고양이와 함께 상자에 들어있다.
 
원자는 양자역학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니 A와 B의 중첩상태, 그러니까 A이면서 동시에 B일 수 있다. 따라서 독약병도 깨져있으면서 동시에 깨지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같이 있는 고양이도 죽었으면서 동시에 살아있는 상태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거시세계에 속하는 거 아닌가? 이것이 그 유명한 ‘슈뢰딩거 고양이’의 역설이다.
 
코펜하겐 해석이 우주를 두 세계로 분리해놓고 한숨 돌리는 사이에, 슈뢰딩거가 두 세계를 연결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스티븐 호킹은 누군가 슈뢰딩거 고양이 이야기를 꺼내면 총으로 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정말 더러운 문제라는 의미다. 왜냐하면 어디가 경계인지 이제는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서 슈뢰딩거 고양이의 역설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 조건만 맞으면 나도 두 곳에 있을 수 있다
 

과학동아 제공
과학동아 제공

1999년 오스트리아의 과학자 차일링거는 재미있는 실험을 한다. “슈뢰딩거 고양이의 역설? 뭐가 역설이야? 그냥 실험해보면 되지!” 물론 그가 고양이를 가지고 실험한 것은 아니다. 풀러렌(C60)이라는 거대분자로 이중슬릿실험을 한 것이다. 풀러렌은 탄소원자 60개가 축구공 모양으로 모인 것으로 지름이 1나노미터(1nm=10억분의 1m)에 불과하다. 그래도 물리학자 입장에서는 고양이만큼이나 크다. 실험의 결론은 간단하다. 이런 거대 분자도 파동성을 보인다. 즉, 여러 개의 줄무늬가 나온다는 말이다. 차일링거는 분자의 크기를 점점 더 크게 해가고 있는데, 1차 목표는 인슐린으로 파동성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고양이로도 파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말일까? 고양이 한 마리를 이중슬릿에 던지면 벽에 여러 개의 줄무늬가 생길까? 차일링거의 대답은 간단하다. 물론! 단, 풀러렌의 실험에서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이 분자가 이중슬릿을 지나 스크린에 도달할 때까지 절대로 관측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관측이란 무엇일까? 내가 안 보면 되는 건가? 그렇지 않다. 분자가 날아가는 중에 공기분자와 부딪히면 적어도 부딪힌 공기분자는 풀러렌이 어느 슬릿을 지나는지 알게 된다. 즉, 관측을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여러 줄무늬를 보려면 반드시 진공을 만들고 실험을 해야 한다. 진공도가 나빠져서 풀러렌이 공기분자와 한번만 부딪혀도 여러 줄무늬는 두 개의 줄로 바뀐다.
 
여기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관측의 주체는 인간이 아니라는 거다. 아니 지능을 가진 어떤 존재도 아니다. 풀러렌이 공기분자와 부딪혀서 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우주’가 원리적으로 알 수 있으면 관측이 일어난 것이다. 이와 같은 관측을 물리학자들은 ‘결어긋남(decoherence)’이라 부른다.
 
결어긋남이라는 용어가 좀 이상할 수도 있겠다. 파동이라도 여러 줄무늬를 보이려면 결이 잘 맞아야한다. 결이 맞지 않은 파동은 결어긋난 파동이라고 한다. 따라서 파동이 간섭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는 현상을 결어긋남이라고 하는 것이다.
 
당신도 양자역학의 지배를 받고 있다. 당신의 몸은 원자로 되어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당신은 두 개의 문을 동시에 지날 수 없다. 이것은 끊임없이 결어긋남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결어긋남을 다 막을 수만 있다면 당신도 두 개의 문을 동시에 지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숨도 쉬지 말아야 하고, 단 하나의 공기분자와 부딪혀도 안 되며, 빛과 부딪혀도 안 된다. 더구나 단 하나의 원자라도 흘리면 안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우리는 양자역학적으로 행동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슈뢰딩거 고양이의 생사에 대해서 아는 척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 동아사이언스에서는 부산대 물리교육과 김상욱 교수의 ‘양자역학 좀 아는 척’을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2014년 과학동아에 연재되었던 코너로 양자역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상욱 교수
KAIST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양자과학, 정보물리, 통계물리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영화는 좋은데 과학은 싫다고?’가있으며, 과학대중화와 관련한 여러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에디터 김선희 기자 | 글 김상욱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 



*출처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5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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