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05 21:50:14]

 

 

현재 자연과학부 교수님으로 계신
전병기 선생님으로부터 한 권의 책이 도착했다..

다소 긴 제목이며, 제목에선 뭔가 선문답 같은 느낌도 드는데
책내용은 모두 아홉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제목에서부터 암시되듯 문장을 하나하나 풀어놓는 그 느낌은
흡사 과학자와 선사가 서로 만나서 얘길 주고받는 느낌이다..

다소 철학책인 것같기도 하고 과학책인것 같기도 한
종합적이고도 매우 인상적인 저서이라고 봐진다..

저자는 이 책이 연관되는 두 가지 목적으로 쓰여졌다고 말한다.
첫 번째 목적은 화이트헤드 사상에 접근하려는 필자의 접근모형으로서
"그림자의 지속"이라는 물리적구조개발에 그 목적이 있으며,

두 번째는 이 목적의 타당성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서
일차적으로 과학적 방법을 해석하는 일이며,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과학의 허와 실을 짚어보는 계기로 삼으려고 했다고 말한다..

그 만큼 이 책을 보면 화이트헤드 철학이 물리학자에게도
얼마나 많은 유용함을 주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초심자에게 이해가 곧바로 되는
그런 만만한 책은 아니라고 봐진다..
언젠가 문창옥 선생님과 전병기 선생님과 함께
찻집에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마침 동과서 출판사 사장님도 잠시 다녀가셨다.
본서의 출판 문제로 자리했던 것이다.

그때 전병기 선생님의 글에 대해서 잠시 서로 얘기를 나눴는데
전병기 선생님의 글이 조금 이해하기 어렵지 않나는 얘기가 나왔었다..
그 이유는 전병기 선생님의 호방한 문체 때문이라고나 할까
(언젠가 고인석 선생님도 획획 날아간다는 표현을 쓰신 적 있는데)
굳이 자세한 설명보다는 압축적인 글로 제시하신 후
그 다음으로 곧바로 넘어가버린다는 사실이다..
즉, 어찌보면 <물리과학적 선답>이라고 보면 딱 들어맞지 않을까 싶다..

어떻든 이제 막 나온 전병기 선생님의 따끈따끈한 이 책은
물리학도에게도 철학도에게도
그리고 현대과학에 관심하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는, 두고두고 볼만한 책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봐진다..

 

* 본서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기호설명
-아홉 가지 이야기의 도식적 조망

이야기 1 삶과 과학
- "나"와 "나의 너" 그리고 "너"와 "너의 나"
- 나날들의 증발과 침전
- 무에도 욕심이 있었던가?

이야기 2 "삶의 그림자"에 대하여
- 해제
- 그림자의 특성
- 그림자의 형성
- 그림자의 물리
- 그림자가 걸리는 공간

이야기 3 뉴턴의 투명한 그림자
- 존재지속의 절대적 의미
- 존재지속의 상대적 의미

이야기 4 물리적 그림자의 시공간 특성
- 감각기관의 복수성과 단수성이 갖는 물리적 의미
- "너"와 "나의 너"의 물리적 변환관계

이야기 5 양자라는 그림자
- 인간 오감을 닫아걸다
- 두 개의 미지향과 하나의 방정식
- 언어가 성립되는 최소 요건
- 전자의 존재지속에 대한 감각적 두 측면
a. 뉴턴의 단순정위 모순
b. 단순정위 모순에서 드러나는 그림자
c. 전자 그림자에 대한 새로운 그림자적 해석
d. 파동함수와 사고의 관계
e. 잃어버린 시간들
f. 물리적 시간의 경험

이야기 6 우주의 그림자
- 시공간이라고 하는 그림자
- 아직도 완전한 그림자를 보여주지 못하는 우주
- 그림자는 그림자일 뿐이다

이야기 7 과학에 비치는 마음의 그림자
- 물리적인 것과 비물리적인 것의 관계
- 아직도 완전한 그림자를 보여주지 못하는 우주
- 그림자는 그림자일 뿐이다

이야기 8 과학적 신학 : 그림자로 빚어진 신
- 비판적 서론
- 과학적 신학의 번역 시나리오
- 과학적 신학이 소지한 번역기의 "논리회로"

이야기 9 인간의 그림자

-후기

 

전병기, 『물리학이 만난 철학, 그리고 아홉 개의 그림자』(동과서, 2003) 

2003-04-05 21:5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