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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모범생 아들이 어떻게 범죄 아동이 됐을까    
  글쓴이 : 미선이 날 짜 : 09-08-26 05:49 조회(4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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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희망을 말하다] 모범생 아들이 어떻게 범죄 아동이 됐을까

2009년 08월 25일 (화) 21:17   쿠키뉴스
 
 
[쿠키 사회] “모범생이던 우리 아이가 어떻게 범죄 아동이 됐을까요, 선생님!” 4개월여 전 어머니(38)의 손에 이끌려 포항교육청 위센터를 찾은 경수(가명·15)는 그때까지만 해도 가출과 절도를 밥 먹듯 하는 비행학생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버릇 때문에 매일 지갑을 감추기 바빴다. 경수는 지금도 어머니와 자주 다툰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작하면서부터 더 이상 집을 나가거나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

지난 4월8일 경북 포항 A중학교에서 폭행, 가출 등으로 징계를 받은 아이들이 무더기로 위센터를 찾았다. 노랑 머리, 마른 체구의 경수도 그 중 하나였다. 경수는 장기가출로 인한 무단 결석으로 학교에서 징계를 받았다.

경수는 상담 내내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건 시간만 때우면 되는 거 아닌가요?” 같은 달 20일 경수는 징계 중인데도 다시 가출을 시도했다. ‘학교에 다녀오겠다’는 목소리가 평상시와 달리 들떠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어머니가 급히 쫓아나가 택시에 오르는 경수를 붙잡았다.

“너 도대체 어쩌자고 이러니?” 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졌다. 경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반에서 1∼2등을 다투던 아이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가출과 범죄가 이번이 몇 번째인지 손으로 꼽기도 어려웠다. 지난해까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던 경수는 특수절도로 4번이나 경찰에 붙잡혔다. 그 중 정신지체장애인 친구의 아버지 지갑을 훔쳐 88만원을 사용하다 적발된 일로 재판을 받아야 했다. 경수네 가족은 환경을 바꾸기 위해 지난해 11월 서울 집을 정리하고 포항에 내려왔지만 이곳에서도 아들의 행동을 바꿔놓지 못했다.

경수는 어머니의 손을 뿌리쳤다. 화를 참지 못해 연신 씩씩 거리다가 소리를 질렀다.

“엄마, 나 싫지? 나도 집이 싫어. 그러니 내버려 둬.” ◇문제의 원인은 가정=화장기 없는 수척한 얼굴로 위센터를 찾은 어머니는 아들의 상습 도벽과 거짓말, 가출문제 등을 털어놨다. 어머니는 사랑하는 아들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절망감이 컸다. 경수와 어머니와의 관계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

“어떨 때는 믿을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발등 찍힐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어요.” 지칠 대로 지친 어머니는 이미 패닉 상태에 있었다.

류정수(38·여) 심리상담 교사는 어머니를 보는 순간 ‘문제는 가족’이라고 판단했다. 류 선생은 모자를 동시에 상담하기로 결정했다. 경수를 윤영임(39·여) 심리상담 교사에게 맡기고 류 선생은 어머니를 상담했다.

어머니는 운수업을 하는 남편이 자주 집을 비운 탓에 경수를 강하게 키우려고 했다. 장남인 경수가 동생들을 이끌어주길 기대하며 어른처럼 행동하길 바랐다. 어릴 때부터 학원을 보냈고 공부 외에도 이것저것 관심이 지나쳤다.

경수는 그런 엄마가 답답했다. 반발심에 비슷한 처지에 놓인 아이들과 무리지어 다녔고, 자연스레 범죄에 빠지게 됐다.

◇범죄보다 내면이 중요=윤선생은 경수가 저지른 행동이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 불과할 뿐이라고 보고 내면을 치유하기로 했다. 몇 가지 심리검사 결과 경수는 애정욕구가 강했다. 하지만 가족으로부터 정서적 거리감을 느끼면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만 삭인 것이 문제였다.

“엄마하면 떠오르는 건 짜증나는 것들 뿐이에요. 옷 안 사주는 것, 따지고 드는 것, 성적으로 내기 하는 것, 내가 잘못했는데도 괜히 동생들한테 짜증내는 것, 말을 비꼬아서 하는 것….” 윤 선생은 경수에게 감정을 쌓기 전에 푸는 법을 가르쳐야 했다. 욕구 불만이 가출과 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다.

어머니는 위로가 필요했다. 상담에 나선 윤 선생은 처음에는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3번째 상담에서는 그림치료를 시도했다. ‘숨겨진 나’를 찾는 그림을 그리면서 경수 어머니는 자신을 화가 난 도깨비로 표현했다. 남에게 감추고 싶은 마음은 딱딱한 돌로 그렸다.

상담을 통해 어머니는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냉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차츰 아들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류 선생은 ‘잔소리 줄이기’를 숙제로 내줬다. 대화하는 방법도 바꿀 것을 주문했다. 권위적인 태도로 지시하기보다 협상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경수와 어머니는 아직도 위센터를 함께 다닌다. 25일 포항에서 만난 경수는 “이제는 엄마에게 불만이 생기면 바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함께 있는 시간이 어색하지 않다고도 했다. 다투면서 서로 마음을 알아가기 때문이다. 서로 농담하며 웃는 시간도 많아졌다. 아직 어머니에게 불만이 많지만 더 이상 집이 답답하지 않다며 활짝 웃었다.
 
포항=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http://media.paran.com/snews/newsview.php?dirnews=2560719&year=2009&pg=1&date=20090825&dir=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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