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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공감 노이로제와 존중 콤플렉스    
  글쓴이 : 미선 날 짜 : 13-11-20 14:20 조회(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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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노이로제>와 <존중 콤플렉스>


혹시 심리 상담 공부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실만한 책인데, <상담이야기>(박성희 지음)라는 책이 있는데, <심리상담의 기본원리>에 대해 이를 매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을 보시면 첫 부분에 다음과 같은 재밌는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주 의미심장한 이야기이죠.

어느 마을에 자신의 뱃속에 파리가 들어 있어 윙윙 거린다며 배가 아프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환자는 자신의 병이 낫기를 원해서 여러 의사들을 찾아갔는데, 찾아간 그 의사들은 하나 같이 "당신의 배에는 파리가 없으며 그건 당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배가 아프다고 느낀 것"뿐이라며, 그 환자를 도로 집으로 돌려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나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던 그 환자는 도리어 의사들이 잘못 되었다며 의사들이 자신의 아픔을 공감해주지도 않고 이해해주지도 않는다며 불만을 가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에 새로운 의사가 한 명 찾아왔는데, 이 의사는 그 환자의 얘길 듣고서 말하길, "확실히 당신의 배에는 파리가 살아 있어서 당신의 배를 아프게 하는 게 맞다"고 얘기해주죠. 그러자 이 환자는 "그럼 그렇지" 하며 "의사 선생님, 그럼 어떻게 배아픈 걸 낫게 할 방법이 없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새로운 그 의사는 환자에게 잠시 눈을 감고 누워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선 어디선가 몰래 병과 파리 한 마리를 잡아와서 그 환자 배위에다 얹은 후, 배에서 빠져나온 파리를 잡았다면서 다시 보여주었지요.

그랬더니 이 환자는 씻은 듯이 자기 병이 나았다며, 그동안 자신을 진단한 다른 의사들은 "돌파리들"이라며 온마을에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심리상담의 기본원리들을 소개하는 이 책이 이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다름 아닌 <공감의 중요성>입니다.. 공감 없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심리학에서도 인간의 정서 및 감정에 대한 우선성을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이야기는 매우 뜻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자, 그렇다면 진짜 제가 말하고 싶은 문제는 비로 이제부터입니다..

저 환자는 자신의 병은 나았겠지만, 대신에 치명적인 문제 역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회성입니다.. 즉, 사회적 관계에서의 소통 능력일테죠..

이 환자는 결국 끝까지 자기 배에 파리가 있어서 병이 나았던 걸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이 얘기가 사회적으로 소통될리는 만무합니다. 또한 이 환자는 자신을 공감해 준 의사에게는 절대적 지지를 보내지만, 다른 의사들에 대해선 상당한 불신감을 갖고 있는 채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이때 사회적 관계는 궁극적으로는 <정서적 공감>이 아닌 <합리성 추구>에 맞춰져 있습니다. 합리성 추구란 사실상 <보편적 공감>입니다. <개별 맞춤 공감>이 아닌 <보편적 공감>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죠.

심리학 진영에는 칼 로저스(Carl R. Rogers) 같은 <인본주의 진영>이 있는데, 이 입장은 환자 내담자에게 상담자는 <무조건적인 공감> 및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표방하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와 다소 충돌하는 입장이 바로 아론 벡 (Aaron T.Beck), 엘리스(Albert Ellis)이 추구했던 <인지주의 진영>의 심리학 입장입니다. 환자 내담자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잘못된 비합리적 인지>에 있는 것이지 감정이나 정서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지요.

물론 정서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핵심 중점을 정서보다는 <비합리적 인지>쪽에 훨씬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인지 오류를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치유 효과를 의도합니다.

이를 <인지 치유>Cognitive Therapy라고 하는데, 인지 치료에서는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이 어떤 사건이나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자신의 <해석>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합니다. 그것이 반복 습관화된 자동적 사고와 잘못된 믿음을 낳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인지주의 입장에서 보는 심리적 문제들은 왜곡되고 역기능적인 생각과 믿음이 주된 요인이라고 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왜곡된 생각을 찾아내고, 현실적으로 평가해서 수정하는 것이 치유 과정에서 필수적인 부분이 됩니다.

앞서 말한 <인본주의 치유> 입장과도 상당히 다르지만, 이 진영은 애초 프로이드가 주창했던 <정신분석 진영>과도 또 다른 20세기 중후반에 발전한 새로운 심리학 진영의 입장에 속합니다.

이처럼 그 밑바닥에는 <인간을 보는 이해>부터가 서로 다른 어긋남이 있습니다. 즉, 같은 심리학 분야 하나 안에서도 인간을 보는 이해가 달라서 여러 입장들이 충돌할만큼 서로 나누어지고 있는 실정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정말 어떻게 접근해들어가야 할까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상담 공부를 하다보면 새삼 공감의 중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공감> 및 <상대방 인간에 대한 무한한 낙관적 신뢰>를 보이는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또 한편에서는 <공감 노이로제>와 <존중 콤플렉스>라고도 명명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접근되는 방향에 있어 <공감 및 정서 치유>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역시 여전히 문제와 한계를 보이는 점들이 발생되곤 한다는 것입니다. 즉, 무조건적인 공감과 무한 존중이 여지없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죠.

예컨대, 내담자가 폭력적인 면모를 갖고 있거나 이미 보편화된 사유에도 반하는 분명한 획일적 사고 방식에 젖어 있거나 독단적 강압적 태도를 보일 경우엔 무조건적 공감과 무한 존중 자세가 되려 더 위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때는 무조건적인 공감이나 존중 자세보다는 자신의 그러한 점을 그 스스로 알아차림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며, 그러한 가운데 어느 정도 인지적 교정과 개선이 함께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현재는 <인지 행동 정서 치료>가 해외에선 많이 요즘 국내에서도 많이 퍼져가고 있으며, 일단 개별 접근에 있어서는 감정 정서 접근을 하되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소통 능력까지 배양하는 인지적 접근 역시 필요하다는 게 더 일반화되어 있는 추세랍니다..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정서적 공감>이라는 개별 맞춤형 접근도 필요하고,
<보편적 공감>이라는 합리성 추구의 입장도 필요한데,

전자는 개별 접근을 위한 전략에서 쓰이는 것일 뿐, 궁극적으로는 후자의 방향으로도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때론 <생활관계 영역>에서는 합리성이나 논리가 굳이 필요하진 않다는 얘기도 하지만, 대면적인 친밀 관계에서는 감정 및 정서가 훨씬 더 중요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전략상 그렇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친밀한 생활관계 영역에서도 <합리적 인식>을 분명하게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족을 비롯한 친밀한 생활관계 영역들도 결국은 전체 사회 속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친밀한 생활 관계 영역에선 감정 및 정서가 매우 중요하게 작동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인 지향점은 결국 보편적 공감과 소통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어떤 인간도 국가사회와 무관한 삶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교육을 받고 학교를 다니는 것도 결국은 합리성에 대한 인지적 획득과 건강한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점이 있습니다. 공감 및 정서가 아무리 필수적이라고 해도 최종적인 궁극적 방향은 아닐 것입니다..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심리 치유 중독 현상

특히 심리 치유를 잘못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에는 <정서 순화 및 감정 카타르시스> 중독에도 빠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꽁꽁 맺혀 있던 억압된 감정과 정서를 분출시켜야만 하는 점도 있기에 눈물을 흘리며 한맺힌 감정을 배설하는 것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감정 분출 카타르시스 효과가 마치 자신에 대한 치료 효과처럼 느껴져서 그 맛에만 길들여져 자꾸 중독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적으로 심리 치유를 받으러 다니기도 합니다. 이는 종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치유의 출발점이지 온전한 심리 치유는 절대 못됩니다. 온전한 심리 치유는 <전인적 지평에서의 몸삶>이라는 인생 자체의 건강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며, 독립성, 주체성, 자발성을 확보하도록 이끄는 것이니까요.

혹시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셔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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