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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세상정치에 초연한 어느 불교 깨달음의 한계    
  글쓴이 : 미선 날 짜 : 16-09-28 09:43 조회(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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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정치에 초연한 어느 불교 깨달음의 한계


우선 다음의 실제 기사 내용입니다.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 “깨달음 얻으려면 세상과 떨어져야”
다원주의 신학자 니터 교수 “자비 베풀다 보면 깨달음 얻을 수도”
http://news.donga.com/Culture/New/3/07/20110918/40407102/1

[관련 기사 내용 중 발췌]

두 사람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지만 자신의 주장에 대해선 굽힘이 없었다. (진제) 스님은 “도를 닦는 사람들은 세상 정치에 초연해야 한다. 내가 고요해지면 세상이 고요해질 것이다.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구도자들은 세상의 복잡함에서 떨어져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니터 교수는 “이 세상엔 고통 받는 사람이 너무 많이 있는데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그들을 방관할 순 없다”고 말을 받았다.

이에 스님이 “니터 교수가 너무 많이 세상에 얽매여 깨달음을 얻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하자, 니터 교수는 다시 “깨달음을 얻어 자비롭게 행동하자는 스님의 말씀이 맞겠지만 자비를 베풀다 보면 깨달음을 얻게 될 수 있다”고 응수했다.

................

이 기사는 간화선을 수십 년 수행했다는 불교 종단의 대표 승려와 진보 개신교 신학자의 대담 기사입니다. 참고로 뉴욕유니온신학교는 대표적인 진보 개신교 신학교에 속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기사 글을 세심하게 잘 읽어보면 두 사람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이러한 진제 승려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마치 보수 기독교식의 깨달음이라는 성령 체험을 강조하는 비슷한 병폐가 주류 불교 진영에서도 발견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수 기독교에서도 세상 정치에는 초연해야 한다고 곧잘 말하는데...

이러한 패턴과 유사하게도 흔히 깨달음, 수행 등등 도를 닦는 사람들에 따르면 세상 정치에 초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땐 이는 별반 다르지 않은 관념론적 병폐라고 여겨집니다.

실제적으로 몸의 W층(세계사회층)은 우리의 몸삶에 매순간마다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이를 망각한 채로 몸을 닦겠다는 것은 그냥 저혼자만의 정신승리일 수 있습니다.

깨달음과 수행이 <개인적>일수는 있어도 <개인주의>적이어선 안된다고 보여집니다. 이미 우리의 삶은 현실세계 안에 던져져 있습니다.

이미 우리의 몸은 타자의 몸과 불가분리적이지 않은 공몸의 현실도 함께 결부된 채로 살고 있습니다.

간화선을 수십년 동안 수행했다는 진제 승려가 저 정도를 보여준 것이라면 한편으론 그야말로 심각한 병폐가 아닐 수 없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진제 스님이 불교 전체를 대표하는 인물은 아니더라도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을 지냈을만큼 불교 진영에서도 꽤 유명하신 분에 속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

소위 보수 종교 근본주의자들이 말하길, 교회 전통에 들어와봐야 하나님을 알 수 있다거나, 성령체험을 해봐야 성령을 알 수 있다고 말하는데.. 진제 스님의 주장은 이런 주장의 논리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그런 점에서 결국 진제 스님의 얘기가 소통될 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보여지며 동의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하겠습니다. 이 입장 차이에서 만큼은 저로선 신학자인 폴 니터의 관점에 동의한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진보 개신교 신학자인 폴 니터는 그러한 입장 차이를 제외하고선 불교와 너무 쉽게 동일시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평소 폴 니터의 신학적 이론을 익히 잘 아시는 분이라면, 이 분이 종교간의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론 종교간의 차이점도 강조한다는 사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또한 우리가 세계 안의 고등 종교들의 가르침들을 너무 손쉽게 추상화 단순화 시키면 서로 간의 이런 문제와 차이점들이 종종 간과되기도 한다는 점도 꼭 인지해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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