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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초자연주의는 반합리적이지만, 신비주의는 오히려 철저히 합리적이다.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8-05-24 02:09 조회(6131)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5/31 




 
오늘 불교 강좌인 '사마타 수행의 이론과 실제' 시간에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매우 놀라운 얘길 들었다.
사마타 수행에서 제4선정에 돌입할 경우 호홉마저도 중지된다고 하였다.
즉, 아예 숨을 쉬지 않고 있는 상태인 호홉 중지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고의 단계에 들어가면 생명력과 열만 있는 호홉 중지 상태가 되는데
그것은 거의 뇌사나 죽은 시체와 다를 바 없는 정도로
무려 그렇게 해서 7일 간을 산 사람도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열반 체험에 가깝다고 하였다.
정말 믿거나 말거나 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나는 이것은 도무지 관념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 그 호홉 중지의 선정 상태를 공공의 영역에서
과학적 혹은 객관적으로 검증한 적은 있는가 라고 질문을 던지니까
그런 적은 없다고 하셨는데, 그러면서도 그렇게 체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동아시아 불교 승려들 가운데 매우 많다고 하였다.
그리고 진리에 대한 체험은 결국 주관적 체험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만일 그렇다면 결국 우리에게는 진리를 객관적으로 판가름 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즉, 누군가가 계룡산에서 도를 닦고 공중 부양 체험을 했다고 떠들고 있거나
기적의 염력을 써서 병치료를 했다는 사람이나 UFO를 타고 저 우주 끝에 다녀왔다는 사람이나
그러한 저마다의 주관적 체험들도 결국은 진리로서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된다.
 
나 자신도 유체이탈 같은 입신의 경험이 있지만,
나는 그것이 나 자신에게만 경험되었을 따름이지
이를 공개화할 경우 오히려 위험하다고 보기엔 누구한테 이를 얘기하지 않는다.
공개화한다는 건 공적인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며,
그것은 그저 자신의 주관적 체험에 근거할 따름이기에 결국은 상대주의로 떨어지는 것밖에 안된다.
 
무엇보다 합리적 근거를 자신의 경험에서 찾는 것은 오히려 타자에겐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체험이 타자에게 강요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체험했다는데 어쩔거야" 이런 식이 되는 것이다.
 
만일 자신의 체험이 옳다고 한다면 우리 안에는 저마다 다양한 혹은 그와 반대의 체험을 가진
상대방의 체험 역시 옳을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인데
오로지 자기 체험만 확신하고 인정해버린다면 그것만큼 폭력적인 게 어디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상대주의 진리관이 겪는 모순과 횡포에 해당한다.
 
호홉 중지의 상태란 사실상 우리가 겪는 일반적 체험과는 불일치 되는 경험들이다.
이천 년을 넘게 이어져 온 불교적 체험이라고 하지만
사례로 따지면 전세계에는 그 반대의 경험자들이 훨씬 더 많게 일반화되어 있다.
 
이는 기독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신교인들 가운데 누군가가 성령 충만의 경험을 겪었다고 치자.
그것은 그 자신에게는 확고한 체험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공공의 영역에서 표현되어질 경우
당연히 그것은 검증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
보다 엄밀하고 객관적인 검증의 과정을 특별히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과학이 한계가 있을 지언정 그렇다고 과학 자체를 무시하는 것 역시 중세적 발상일 수밖에 없다.
과학은 단지 최선일 뿐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는 나 자신은 초자연주의와 신비주의를 구분할 수 있다고 본다.
 
진정한 신비주의 진영은 오히려 철저히 과학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그것은 과학의 한계를 더 자신있게 보여줄 따름이다.
하지만 초자연주의는 과학적인 검증 과정에서 걸러지는 미신적인 것들이다.
 
내가 볼 때 불교에도 이러한 점들이 다소 구분될 필요가 있다.
비과학적인 영역이라고 해서 나는 죄다 무시하지는 않지만
그러한 것들 가운데 적어도 반합리적이고 반과학적인 것들은 걸러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기독교나 불교나 몇 천 년을 이어져 온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긴 시간 동안에도
우리는 이를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부당한 점들 역시 분명하게 우리 안에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진보란 모든 자명한 것들을 초극함으로서 새로운 역사로 나아갈 수 있다.
 
부디 <초자연주의>와 <신비주의>를 분명하게 구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보다 철저히 합리적일 필요가 있겠다.
왜냐하면 진정한 신비주의는 바로 합리성의 끝에서 맞닿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관 (08-05-26 09:44)
 
호흡정지와 체온이 떨어지고 심장의 박동도 느려진다는 글이
기독교 신비가들에게서도 있습니다. 사견으로는 신비체험에 있어
종교간의 유사성이 많이 있습니다. 단지 구별의 실익은 차치하고라도
이젠 은밀한 경험들이 공론화 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때론 그들의
무지를 이용해 그릇된 방향으로 끌고 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경험도 어떤 질서가 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자기 경험이 없이는 사념을 증폭할 따름입니다.)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정강길 (08-05-26 09:56)
 
윗글은 신비 체험에 있어 고등 종교 간의 유사성을 부정하는 얘긴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 다만 은밀한 신비 체험들의 공론화 문제를 얘기한 것인데,
공론화도 되기 이전에 섣부르게 이를 현실적 차원으로 들여놓는 건 오히려 더 위험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죠.
자신의 신비 체험이 그릇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검증 과정 역시
우리에게는 분명하게 필요한 것이며 굳이 이를 싫어하거나 거부할 명분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따지고 보면, 객관적인 공개 검증 과정이야말로
숨어 있던 주관적 체험들의 건강한 나눔과 더 큰 공유의 과정이 될 수 있기도 하니까요.

정관 (08-05-26 11:26)
 
제 생각에는 특히 종교에 있어서 신비성을 일반인들에게는 누구나 접근할 수 없는
특별한 사람이나 신의 은총을 받은 자만 그러한 체험을 한다고 함으로써 사실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전문적인 지식은 부족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될수 있는데 말이죠
물론 위험할수 있는것은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기존의 신관이 흔들릴때를 경계하는것 같은데
나름대로 상당한 일리는 있어 보입니다. 그동안 그렇게 견재해 왔기 때문에 종교를 도그마 하는데는
일단 성공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글들을 보면 무신론자들에게도 그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종교계에선 그리 달가와 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가령 단번에 니르바나,일치나 무에 도달하는 것은 아닌데
또 중간과정이 필요한 것인데, 그 중간 과정 없이 점프 하려고들 하는것 같아요. 즉 중간과정에 홀릴수 있다고들
그러는데 이것도 그들의 교조적인 태도라 보입니다. 사실은 자신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 하거든요
우리 삶에서 유익하게 발전되리라 봅니다. 어렵긴 하지만 서로 나누는 것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정강길 (08-05-27 12:00)
 
네에 우리가 진리에 이르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마다의 진리에 대한 체험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 속에서
더욱 건강한 삶의 증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서로 서로 투명하게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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