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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제 목 : 과정사상의 신개념에 대한 난제 해결 모색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10-08 20:58 조회(7266)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6/30 


 
언젠가 나는 클레몬트에서 학위를 받으셨다는 교수님께 질문을 던진 적 있었는데 현재 화이트헤드의 신개념에 대해 하츠온과 수하키 그리고 셔번의 수정입장 외에는 달리 나온 대안이 없는가라고 여쭤본 적 있었다. 답변은 역시 ‘그렇다’였으며, 그분 역시 화이트헤드보다 하츠온의 신개념을 따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근래에도 클레몬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던 분과 얘기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과정신학의 신관에 대해 얘기하던 중 현재의 클레몬트 진영은 대부분이 화이트헤드가 아닌 하츠온의 신관을 받아들인다고 하였다. 수하키를 제외한다면 데이비드 그리핀이나 존 캅도 하츠온의 신개념을 따르고 있는 널리 알려진 과정사상가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 바이다.
 
화이트헤드는 명시적으로 말한다. 현실적 존재는 변화하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아니라고(PR 35/102, 73/167). 그렇다고 ‘불변한다’라고도 말할 수 없다. 현실적 존재는 그저 생성할 따름이다. <변화>change라는 것은 존 캅도 말했듯이 두 계기 이상의 관계에서만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일종의 시간성이 부여된 개념인 것이다. 현실적 존재의 생성은 시간 이전의 사태에 속하여 변화나 불변으로서의 용어가 적용되지 않지만, 둘 이상의 현실적 존재에서는 변화라는 개념을 쓸 수 있으며 동시적인 게 아니라면 거기에는 시간적 추이와 일정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다.
 
즉, 여기서 <하츠온파>(존 캅은 위에서 대부분의 과정사상가라고 말하고 있지만 나는 그저 <하츠온파>라고 명명할 것이다)는 신을 <인격적 질서를 갖는 계기들의 사회>로 봄으로서 신에게 시간성을 부여하고 있는 수정 입장이다. 이것은 명백히 화이트헤드의 철학과 대비되는 지점인데, 바로 이 점 때문에 그 뒤에 많은 화이트헤드안 논객들의 숱한 비판적 공격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이제 신은 더 이상 온전한 의미에서의 비시간적인 존재라고 말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호진스키(Thomas. E. Hosinski)의 언급처럼, 하츠온에게서의 신은 시간적 추이와 변화에 종속된 측면을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하츠온의 이러한 수정은 신을 시간적 추이에 종속시킴으로 말미암아 화이트헤드가 현대 물리학의 아인슈타인 공식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고 말하는 <동시적 독립성의 원리>principle of contemporary independence를 정면으로 위배한다. <동시적 독립성의 원리>란, "물리적 관계에 관한 한 동시적인 사건들이 인과적으로 상호 독립하여 일어난다는 원리“이다(PR 61/148). 또한 "현실적 존재들 가운데 그 어느 것도 다른 것에 의해 한정되는 ‘주어진’ 현실 세계에 속하지 않을 때, 그 현실적 존재들은 ‘동시적’이라고 불린다.“(PR 66/155). 어쨌든 이 점은 포드(L. S. Ford)가 잘 지적하고 있듯이, 하츠온은 각각의 신적인 계기들이 단 하나의 짧은 순간에서의 우주에 대한 일종의 <동시적 횡단면>simultaneous cross-section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봄으로서, 이것은 특수 상대성 이론과 모순되는 동시성에 대한 일종의 면제된 표시로 처리된 난점이 있는데 반해, 적어도 화이트헤드의 신은 비시간적인 현실태이기 때문에 이를 비켜갈 수 있다고 본 것이다(Lewis S. Ford, “Afterword: A Sampling of Other Interpretations", in Lewis S. Ford & George L. Kline, eds, Explorations in Whitehead's Philosophy [New York: Fordham University Press, 1983], p.337. 참조). 다시 말해 하츠숀의 신 개념은 현대 물리학의 공격에 자유롭지 못한 부정합적인 치명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하츠숀의 신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일자가 아니다. 통일된 사회로서의 일자라는 것은 파생적 일자인 반면에 단일한 현실적 존재로서의 일자는 그 자체로 궁극적이고 구체화된 일자인 것이다. 이 점은 문창옥 교수가 잘 지적하고 있는 바다(문창옥, 『화이트헤드 과정철학에 대한 이해』[서울: 통나무, 1998], p.111. 참조). 이처럼 하츠온의 이러한 전략 또한 여전히 불충분한 해결이었으며, 그럼으로써 이후의 많은 논객들의 주된 비판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존 캅은 기독교 신학적 언명으로는 그럴싸하게 신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전에 이미 이것은 그 스스로가 인정하듯 철학적 논쟁을 충분히 유발하고 있으며, 많은 부정합성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에서도 기독교 신학과 관련되지 않은 철학 진영에서는 하츠온식 신개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자 그렇다면 달리 대안은 없단 말인가.
 
아마도 하츠온식 수정을 따르는 사람들은 달리 대안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이외에 수하키식 수정 입장과 셔번식의 무신론적 입장도 있지만, 여기서는 대부분의 클레몬트 진영의 입장에 속하는 하츠온파의 수정 입장만 논의하고 지면상 일일이 다른 수정 입장의 문제점들에 대해선 지적하지 않겠다). 하지만 나로서는 가능한 지금까지의 수정 입장들과는 달리 화이트헤드의 신 개념을 가능한 수정하지 않으면서 다른 대안이 있다고 봤다.
 
짧게만 언급한다면, 나는 신의 생성방식과 현실적 계기들의 생성 방식의 차이에 그 결정적 열쇠가 있다고 본 것인데, 다시 말해 신은 단일한 현실적 존재로서 그 생성 자체가 영속적 순환을 한다는 사실이다. 신을 <비시간적인 현실적 존재>라고 할 때, 이때의 <비시간적>이라는 표현은 <합생 중>이라는 뜻과 상동이다. 신의 생성방식은 소멸하지 않는 순환 합생이며, 합생적 사태는 이미 시간의 지배를 초월해 있다. 그럴 경우, 순환 합생은 <동시적 독립성의 원리>라는 것도 비켜간다. 왜냐하면 신은 계속 합생 중에 있으며, 동시적 독립성의 원리들은 적어도 시간적 계기들에게만 적용되는 원리라고 보면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에 대한 페이퍼는 이미 써 놓은 게 있긴 하지만 아직 몇몇 가까운 지인들에게만 돌린 터라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웹상에도 공개할 날이 오리라고 본다).
 
이러한 나의 입장은 하츠온이나 수하키처럼 신 개념을 수정하는 수정 입장거나 혹은 셔번식의 신을 아예 폐지하는 식의 무신론적 입장이 아니라 오히려 화이트헤드가 미해결로 남겨놓은 부분을 보완해놓으면 된다고 보는 <보완 입장>에 속한다. 따라서 앞으로 나의 새로운 민중신학은 <한국식 과정신학>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클레몬트 진영의 하츠온파의 과정신학적 신 개념을 거부한다. 그래서 나는 위의 존 캅이 말한 신이 변화한다는 그 부분은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상 화이트헤드 그 자신이 살아생전에 하츠온의 신개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문제는 정합성의 여부다. 바로 그런 점에서 나는 존 캅이 말한 하츠온파의 과정신학적 신개념을 따르지 않을 뿐이다.
 

 2003-12-01 15:1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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