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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제 목 : 베르그송과 화이트헤드 그리고 지성의 오류에 대한 참고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11-11 19:29 조회(7820)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6/38 


 
 
1884년 윌리엄 제임스는 <내관 심리학이 간과한 것들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사고의 흐름과 그에 따른 인지적 느낌들과 특징들을 밝히고 있다.. 한편 1889년에는 대서양의 반대편에선 베르그송이 이와 비슷한 제목의 <의식의 직접 소여에 관한 시론>(이하 '시론')이라는 글을 발표했는데 이 둘의 공통적인 맥락은 그 전까지의 시간 이해를 생물학적이고도 역동적인 것으로 새롭게 뒤바꿔놓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베르그송이 1908년에 제임스에게 보낸 편지 중에 그 자신이 직접적으로 말하길, <시론>이 자신의 철학적 방향을 결정해주고 그 이후의 나의 모든 성찰들을 묽어주고 있는, 시간에 대한 고찰을 개괄적으로 소개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르그송의 자아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을 듯 싶다. 한 가지는 <의식의 직접 소여에 관한 시론>과 <물질과 기억>을 비롯한 베르그송의 저서들을 직접 탐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이셀 프루스트의 소설인 <지나간 것들에 대한 회상>을 주의깊게 읽는 것도 도움 될진 모르겠다. 왜냐하면 프루스트의 의식은 베르그송의 영향 하에 놓여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 또한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통해 베르그송의 결론과 거의 흡사한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둘 다 진정한 시간을 되찾는 길은 "<직관>이라는 깊은 내성의 과정"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학자는 베르그송이 실재와 시간을 동일한 것으로 파악하여 이를 토대로 베르그송이 독특한 실재론을 전개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화이트헤드는 『과정과 실재』의 서문에서 말하길, 그 자신이 베르그송, 제임스, 듀이의 철학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말하면서, 그 자신이 먼저 해야할 일 중의 하나는 그들의 사고 유형을 , 정당하게든 부당하게든 간에 그것에 줄곧 퍼부처져 왔던 <반주지주의>라는 비난으로부터 이들을 구출해내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베르그송이 말한 <직관>intuition은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의 도식에 따르면, <물리적 목적>physical purporse 혹은 순수한 물리적 목적 이후부터 지성적 느낌이 개입되기 이전까지의 <명제적 느낌>propositional feeling의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분명한 사실은 베르그송에 있어선 그것이 지성의 의한 개념적 파악과 대립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는 점(특히 1911년 볼로냐 철학회에서 발표된 <철학적 직관>이란 논문 참조)과 화이트헤드에게서는 분명 물리적 느낌과 개념적 파악이 혼합된 불순한 작용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화이트헤드는 인간의 허약한 관념과 불완전한 통찰력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서 그 자신의 철학을 전개한 철학자였다.. 그의 저서를 읽어보면, 그 어느 누구보다도 철학의 독단과 폐해에 대해 경계하고 반성하고 있는 흔적들을 너무나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그 자신의 유기체 철학이라는 치밀한 형이상학조차도 시험적 정식화의 범주 이상을 넘어설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간 지성의 모험을 열렬히 부르짖는 사상가였다.. 문명은 바로 결코 굽힐 수 없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가장 깊은 이해를 추구할 때 그나마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철학을 비롯한 인류의 온갖 사상들이 저질러왔던 지성의 오류를 간과해선 안되는 이유가 이러한 오류와 비극의 극복을 통해서만이 미래에 대한 전진을 그나마 한발짝 내디딜 수가 있다고 봤던 것이다..

어떠한 철학 사상도 언제나 불완전한 과정 상에 있다. 그는 말하길, <완벽하고도 완전한 이해>에 있어선 통찰의 느낌은 사라져 버린다고 주장한다.. 그에게 <이해>란 언제나 부분적이고 불완전한 것이요, 과정 상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상가들의 세계 해석에 대한 정합적인 설명력과 경험적 자료에 따른 충분한 검증이 언제나 끊임없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여기에는 베르그송이든 들뢰즈든 화이트헤드든 철학의 대왕마마든 왕울트라 캡숑 사상이든 그 어떠한 누구의 사상도 예외일 순 없음은 두말할 나위 없는 것이구..
 
"Panic of error is the death of progress; and love of truth is its safeguard"(MT 16) 
 
 2002-08-07 08: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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