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경향신문에 법정스님의 말씀이 기사화되있길래 읽어가는데...

 

단어 몇개만 바꾸니 딱 오늘 한국교회의 모습이네요.

 

 

사유화되고 보수화된건 불가쪽도 매한가지인 모양입니다.

 

 

 

 

ㆍ법정스님 대중법회서 외형주의·세속주의 질타

“진정한 도량은 눈에 보이는 건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법정 스님은 19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 극락전에서 열린 봄철 정기 대중법회에서 ‘승가(僧家)’에 스며든 외형주의, 세속주의를 질타하며 승려들과 재가불자들의 청정성과 진실성, 수행을 강조했다.

법정 스님은 법문을 통해 “건물은 한때 있다 없어지는 것으로 절과 건물이 있기 전에 먼저 수행이 있었다”며 “도량에 사는 사람과 도량에 의지해서 드나드는 여러분의 삶이 맑고 향기롭게 개선되어야만 도량다운 도량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님들은 한때 머물다가 떠나가는 나그네들이고, 절은 개인 소유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자기 절도 있을 수 없다”며 “자신뿐 아니라 자자손손 대를 이어가면서 도량을 가꾸면서 보살피는 재가불자들, 신앙심이 지극한 여러 불자들이 그 도량의 수호신”이라고 했다.

법정 스님은 신도들의 청정하고 진실된 신앙생활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10년, 20년 됐다는 신도들을 보면 습관적으로 절이나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많다”며 “이 분들은 재정을 보태줄지 모르지만 신앙생활 알맹이는 소홀하며, 행사에만 참석한다고 신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왜 절에 가는가, 왜 교회에 가는가 냉엄하게 스스로 물어서 의지를 갖고 가야 자신의 삶이 개선된다”며 “절에 사는 스님들과 신도들은 삶이 저마다 맑고 향기로운가, 그렇게 개선되고 있는가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 스님은 “맑음은 개인의 청정과 진실을 말하고, 향기로움은 그 청정과 진실의 사회적 영향력·메아리”라며 “도량에서 익히고 닦은 정진의 힘으로 자기 자신은 물론 가정이나 이웃에게 어떤 기여를 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법정 스님은 지구 온난화 문제도 언급하며 “요즘처럼 세계가 과소비로 치닫는다면 언젠가는 ‘침묵의 봄’이 올 것”이라며 “금년에도 여름 날씨가 봄에 오고, 늦은 봄까지도 눈이 내렸다. 지구에 있는 우리 자신이 그렇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신도와의 세속적 인연을 강조하는 일부 승려들의 행태도 지적했다. 그는 “스님들 중에는 (신도들에게) ‘나만 믿고 살아라’는 무책임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며 “부처님 자신은 ‘나만 믿고 살거라’ 이런 소리를 절대 하지 않는다. 그건 불교가 아니다”라고 했다.

법정 스님은 이어 열반경에 나오는 부처님 말씀인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자귀의 법귀의(自歸依 法歸依)’를 인용하며 법회를 마무리했다. “자기 자신을 의지하고 법(法·진리)에 의지하세요. 자기 자신을 등불 삼고 법을 등불 삼으세요. 그밖의 것들은 모두 허상입니다.”

법정 스님은 매년 봄·가을 두 차례 길상사에서 대중 공개 법회를 열고 있다. 이날 법회에는 1000여명의 신도들이 참석해 극락전 앞마당을 가득 메웠다.

<김종목기자 j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