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4년전에 호주 시드니에 오셨던 이어령 선생님께 드렸던 질문이었읍니다.
강연(?)을 마치고 앉아 계시던 선생님께 써서 드렸는데 ....



선생님의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1]

"상식을 초월한 성경말씀을 믿을 때 기적의 열매가 맺힙니다.”
따님이신 장민아님이 "믿음"에 대해 피력한 말이지요.
일반적으로 특히 종교적으로 인간의 삶에 중요한 말이라 여기고 있읍니다.

저도 따님처럼 외할머니의 종교심이 종교적 백그라운드가 되었었읍니다.
그러나 지금의 저는 종교회의론자 입니다.
그렇다고 종교심(기독사상)을 폄하 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읍니다.
그것은 종교와 종교심이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사람이면 저 마다 가지고 있을 종교심을 부정하기 보다는
그것이 인류를 지금 이렇게 나마 유지하게끔 하는 것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읍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태생적 종교 백그라운드인 기독교에 저를 의존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랬던 나는, 1년전에 교회 장년주일학교(에배등 일체)를 스스로 졸업했다.)

[2]

따님의 기적의 체험 이야기를 들었읍니다.
그러한 기적은 과연 태초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누려 왔을까요
그리고 그러한 기적을 바라던 수많은 사람들은 어찌 되었을까요 .....??

또 이어령 선생님은 피붙이가 아닌 다른 사람중에서
그러한 기적을 받은 사람들에게서는 그동안 왜 그러한 종교적 발심을 얻을 수 없었을까요 ... 왜 그랬을까요??

그동안 젊은이들에게 선생님이 그동안 선사한 미래 지향적 사고의 7가지 키워드중에서,
판단과 분별심의 이성적 사고를 가로막는 그릇된 정신 경향이라는 1.偶像, idol
그 우상의 파괴와 함께하는 지성의 발전, 그리고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특유한 2. 정(情)을 말씀 하셨읍니다.

저는 그 2가지가 요즘 선생님이 말씀 하시는 '디지로그'가 아닌가 합니다.
새삼 그말은 하는 이유는 선생님의 기독교에 귀의를 불러온것은 바로 그것은 아니겠는가.....
특히 아날로그,  정(情)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

위와 같은 저의 생각에 선생님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3]

제가 질문을 드리는 까닭은 선생님의 지성이 흔들리지 말아야 할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느 누구의 종교심을 폄하하거나 침해하거나 부정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민속종교인들까지.....

말하자면, 어느 개인이 토템이즘을, 애니미즘을, 샤머니즘을 갖고 있다해도, 그속에 정령사상이
인구에 회자되는 소위 고급종교라는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있을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고,
더구나 제가 그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종교와 종교심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 것만은 압니다.

그들의 행보가 그들의 말과 일치하지 않거나, 더구나 대중들에게 개인의 주관적 사고가
잘못 표출될때는 가차없이 한마디 하곤 해 왔읍니다.  그 까닭에 이번 이어령 선생님이 호주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강연하러 오신다는데 ...

제가 보기에는, 목사들의 먹거리-터 지평을 넓혀주는 새로운 홍보대사로의 역할과 그로인한
자신의 위상을 높힐뿐이라 생각이 들어서지요 ... 그동안 선생님의 겉은 아름다운 문학적 표현
으로 덧 입혀지면서 살아오셨으나, 속은 드라이(dry)혹은 독(毒)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4]

만약 그렇다면,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 앞에 저렇게 나타나기 보다는, 물론 각자 알아서 할일이지만,
공적으로 뭇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던 한국 지성사에 우뚝 솟아있었던 선생님의 남은 생이
자기정화의 시간속에... 혹시 죽을때까지 그것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저런 외람된 질문의 글을 올린것이지요

착하게 산다고 사람들에게 '듣는' 삶 ...
올 바르게 살려고 기를 쓰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는' 삶 ...

그러한 삶들은 나를 내려놓기가 어려운 삶이지요.
아무도 모르게 자신을 정화하며 사는 삶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내내 건강 하십시오.
그래야 어떤 환경속에서도 선생님의 지성이 흔들리지 않을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