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월3일날 쓴 글이다.. 내가 예전에 썻던 글을 내 홈페이지로 옮겼다.

....................................................................

 

내가 도올을 처음 알게 된 건 91년도니까 벌써 십 년이 다되어간다.. 이에 대한 얘기를 하자니 약간의 시시콜콜한 사연을 먼저 얘기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만약 이런 나의 얘기가 정말로 시시콜콜하다거나 듣기 싫은 분이라면 그냥 바로 ▶표시가 있는 본론으로 들어가서 읽기 바란다..

91년도 당시 보수적인 교단이지만 나의 모교회에서 <4인방>이라는 비밀 모임이 있었는데,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나보다 나이많은 형들이었다. 그 4인방 모임은 내가 막내였지만 나로 인해 시작되었던 모임이었다.. 나의 모교회는 출석인원이 천 명이 넘는 부산의 큰 교회였는데 당시 난 그 교회의 주일마다 발행하는 청년지의 기획위원이었고 매주 내가 쓴 글들은 청년들 뿐만 아니라 목사님과 장로님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럴 수밖에 없었는 게 당시에 나는 그 때까지 보수적인 신앙에 젖어있던 나를 엄청나게 변화시켰던 민중신학에 본인이 한창 빠져있었기 때문에 보수적인 교회에서는 정말 난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참으로 여기에 대해 얘기하자면 재미난 얘기들이 많지만 아무튼 결국 그 청년지는 폐간당했고 그로 인해 민중신학을 본격적으로 비밀리에 연구하고자 모였던 모임이 바로 <4인방>모임이었다..

나보다 4살 많았던 고대 경제학과를 나왔던 형과 부산대 의대를 나온 형, 그리고 나와 같이 신학을 하지만 정말 산전수전을 다겪었던 제일 나이많은 형, 그리고 갓 20살을 넘긴 어린 '나'가 모임의 인원이다.. 우리는 민중신학으로 먼저 시작해서 당시 교회지도자님들이 알았으면 교회를 쫓겨났을 지도 모를, 종교다원주의와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한 정치경제학, 노장철학 등등 기독교의 외적인 학문까지도 같이 책을 읽고 공부했었다.. 우리는 기독교교리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기독교신학, 철학,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서로의 생각과 사유를 나누었다. 재미있었던 점은 당시 세미나를 주로 허름한 다방이나 주점에서 했다는 게 주마등 같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다방레즈의 짧은 치마가 아련히 떠올려지는 <길목다방>의 추억을..^^

사실 내 삶에 있어서 본인의 사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 모임을 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4명 모두에게 그러했다. 그래서 지금도 우리는 서로 가끔씩 만나고 안부를 묻곤 한다.. 내 삶에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울 고마운 형들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내게 김용옥을 소개한 건 그 4인방 모임에서 바로 의대를 다니는 형이었다.. 지금 그 형은 의과대학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용옥이 원광대 한의대에 다시 들어간 것처럼 그 형은 다시 한의대에 입학해서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평소에 그 형은 기독교 교리에 회의를 품고 있었고 내개 김용옥의 사상과 책을 소개하였다..

내가 가장 먼저 읽은 김용옥의 책은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이었다.. 그의 기철학적 원리도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김용옥에게 젤루 고마웠던 점은 바로 김용옥을 통해서 현재로써 내가 가장 좋아하고 형님으로 모시고 있는 화이트헤드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화이트헤드는 예전에 김용옥이 이라는 주간지에 칼럼을 쓸 때가 있었는데, 당시 김용옥에 막 관심하고 있는 나로써는 그의 글을 무심코 읽어내려가다 그가 인용한 화이트헤드라는 학자의 한 줄 문장을 보고서 화이트헤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이었다..(아마도 기억하기론 김용옥의 세번째로 기고했던 칼럼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이것도 많은 얘길 필요로 하지만 요까지만 하자..)

그런데 우리 '4인방'모임은 노자철학과 화이트헤드철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려고 맘먹던 싯점에서 아깝게 해보지도 못하고 어쩔 수없이 모임을 폐할 수밖에 없었다.. 모임을 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서로가 각자의 일로 흩어졌기 때문인데 나또한 93년을 맞이하면서 한신대 신학과에 들어온 것이다..
아무튼 나에게 김용옥은 그렇게해서 지금까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본인이 도올을 좋아하는 이유는 딱 세 가지다..

첫째, 그에게는 어렵고도 딱딱한 학문을 아주 쉽고도 재미나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재미없는 강의는 죄악이다"라는 그 자신의 소신대로 그에겐 학문에 대한 강렬하고도 지적인 호김심과 그에 따른 인식의 끔찍한 즐거움을 극대화시켜 잘 전달할 줄 아는 엔터테이너적 기질이 천부적으로 타고난 것처럼 보일만큼 부러울 정도로 갖고 있다.. 이것은 그의 강의뿐 아니라 도올이 쓴 책도 그러하다.. 그의 책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게 만든다..

어쨌든 내가 보기에 이것은 분명히 그 자신의 달란트다.. 이런 점은 <교육>에 대한 두 가지 본질적 문제인 1)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와 2)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중에서 후자와 관련한 것일 게다..

나 자신의 주체적 공간에서 인지된 정보가 타자적 공간에게 효율적으로 전달되려면 당연히 타자의 흥미를 자극함이 필요할 것이다.. 제아무리 좋은 생각과 유익한 학문을 인지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이 딱딱하고도 지루하다면 결코 타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EBS강의 처럼 그 자신의 달란트가 공중전파를 탔다.. 책이나 TV, 인터넷은 대표적인 상호적 공간의 기제에 속한다.. 그러니 EBS의 시청율이 올라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 아닐까?

화이트헤드는 교육에 관한 그의 저서에서 "흥미가 없으면 교육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 흥미는 바로 교육의 출발인 것이다.. 깊이가 흥미를 통해서 전달될 때 그것은 최상의 효율성을 가미한 교육이 된다..

 

두번째는 자의식 강한 명확한 논리와 확고한 자신감이다.. 그의 언명은 결코 두리뭉실하거나 애매하지 않다.. 딱 부러질 정도로 확고한 자신에 넘쳐나고 있다.. 소위 이러한 기질이 그 자신의 언행에서도 자주 드러나는데 이러한 도올을 두고 <지식자랑꾼>이다.. <지잘난체만 한다>고 비난하는 얘기들이 많은 걸로 안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이러한 점이 어설픈 양비론이나 모호한 얘기를 전달하는 소극적인 학자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잘난체 좀 하면 어떻는가.. 그 정도도 못봐줄 정도로 속좁은 도량이었고 그 정도도 소화하지 못하는 우리자신이었던가.. 우리사회에서 경계해야 할 놈은 잘난체 하는 놈이 아니라 남을 차별대우하는 놈이 아니었던가.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최근에 와서 느낀 것인데 바로 강의에 쏟는 그 자신의 애정이다.. 나는 예전에 그의 책에서 그가 한 학기에 천 명 정도를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그 수많은 레포트를 일일히 체크하고 꼼꼼하게 다 읽는다는 얘길 듣고 조금은 허풍인 줄 알았다.. 우리나라와 같은 대형강의가 빈번한 대학교육에서 교수가 직접 일일히 학생의 레포트를 읽거나 코멘트를 해주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근래에 EBS강의를 직접 듣고는 나는 그게 허풍이 아니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이건 테레비만 본 사람은 방송이 안된 부분이기에 잘 모를 것이다..

즉, 놀랍게도 그는 강의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점이다.. 사실 이런 느낌은 도올의 강의를 직접 들어보지 않는 한 조금은 이해하기가 힘드리라 생각한다.. 그의 강의 하나하나의 연출은 치밀한 자기계산에 의한 것이며,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TV강의 뿐만 아니라 실제로 지금까지 그 자신이 진행해왔던 학교강의까지 포함해서 한 얘기다.. 그러니 어찌 청중이 도올의 손아귀 안에서 울고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뿐만 아니라 당시 공개강의 때도 2,3백명의 졸업장의 이름을 일일히 직접 써서 자기가 만든 졸업장을 직접 자기 손으로 전달해서 나눠주었다..(내가 보기에 그 많은 사람들의 한자 이름만 일일히 쓰는 데만 해도 꼬박 하루는 걸릴 것 같았다.) 이것은 지금의 도올서원에서 지금도 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그러한 배움을 접한 이들이 어찌 도올팬이 안될 수 있으랴..

자신에 강의에 대한 치밀한 계산도 결국은 그 자신의 강의에 대한 애착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면 요즘 세상에 이런 가르침을 펴는 학자는 참으로 드물것이라고 생각되는 바이다..

자, 그렇다면 도올이 전달하는 지식은 올바른 것인가? 나 자신이 볼 때는 여기에 대해 일정정도 무리없이 수용될 수 있다고 봐진다.. 물론 전적으로 백퍼센트 도올이 옳은 얘기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특히 어떤 면에서는 조금 억지를 부리는 측면도 있다과 봐진다.. 예전의 황당했던 <제국주의 자비론>이나 <믿는 구석론>같은 얼토당토 않는 얘기나 컴퓨터나 인터넷의 힘을 폄하하는 그의 발언 또는 재즈를 20세기 최대예술이라고 단정하는 발언(그는 취향을 편견화해버린 잘못이라고 생각된다..) 등등 몇몇은 조금 걸려서 들어야 하는 한다고 생각된다..
즉, 그의 거시적 사유의 틀은 올바로 서있다고 봐지지만, 단지 세부적 사항에 대한 사실 판단에 있어서 그 자신도 아직은 미숙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나 자신이 도올의 거시적 사유체계만큼은 바로 서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내 자신이 과정철학적 사유를 갖고 있다는 점과 관련할 것이다..)

참고로 예전의 총신대를 나온 사람이 썼다는 <기철학을 넘어서>라는 책은 정말 볼필요도 없는 쓰잘 데 없는 책이다.. 오히려 어느 불교학자가 쓴 <나는 도올과 달리 불교를 본다>(제목이 확실치는 않지만 이 비슷한 문장이었음)라는 책이 괜찮을 듯 싶다.. 왜냐하면 이 책은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도올 자신도 일정정도 이 책에 대해서 수긍한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가 전달하는 지식자체에 대해서는 당연히 우리가 비판적으로 소화하면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그게 뭔고하니 이것은 그 자신의 능력을 학문적 계몽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 자신이 갖고 있는 '선비정신'과도 관련한다.. 그는 분명 학문을 즐거워하는 선비다.. 하지만 그의 선비노릇은 도무지 사회적 투쟁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 나에겐 불만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자신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쩌면 자기 나름대로 사회적 투쟁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내가 볼 때 그의 정치적 사회적 투쟁은 너무나 미미하고 명확하지 않다..

즉, 그런 점에서 그의 우선적 민중은 식자층에만 머물 뿐이라는 얘기며, 그에게는 함석헌, 장준하, 문익환 목사님에게서 보여졌었던 치열한 실천적 삶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서울 지하철 노조 파업 때 그는 뭘하고 있었나? 좃선일보가 지금 이 순간에도 극우파시스트 기능을 하고 있는 데 그는 지금도 이것을 모르고 있단 말인가? 아니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단 말인가? 것두 아니면 다른 걸 연구하기에 바쁘단 말인가? 시민단체가 정치혁명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피똥을 쏟고 있는데 사회에 일정정도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그가 집회에 한 번이라도 참가하여 이를 지지하는 연설을 단 한 번 이라도 해준다면 어디 덧난단 말인가..

만약 그 자신의 언급대로 지식과 삶은 일거에 화해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면 무조건 연구하고 강의만 하는 게 전부 다는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봐도 그의 진리는 아직 입에만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생각해보면 TV강의 때 그가 언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사실 그 자신에 대한 비난과 관련한 경우였다.. 그렇기에 프랑스의 지식인이었던 부르디외가 파리 지하철 노조를 지지하고 이들과 함께 투쟁한 지식인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용옥이는 부르디외 보다 못할 만큼 지식과 삶의 화해를 아직 이루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나는 그 자신이 전달하는 지식은 래디컬할 지언정 그 자신의 삶은 그렇게 래디컬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의 학문적 언명에 비해서 그의 정치적 사회적 입장은 아직까지 너무나도 불분명하다..

나는 도올이 우리 사회의 숨어있는 적대자들을 좀더 명확하게 까발리고 폭로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적어도 강준만, 김규항, 진중권, 현택수 정도만이라도 해줬으면 한다.. 도올의 능력을 넘 높게 보고 있는 나의 지나친 욕심일까..

아무튼 우리 사회의 투쟁전선을 좀더 분명하게 드러내어 아직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잘 모르고 있거나 한쪽으로 왜곡되게만 알고 있는 민중들에게 쉽게 다가서고 이들을 이끄는 작업도 분명히 지식인의 몫이라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김용옥의 그릇이 그저 학문적 지식의 전달에만 만족하고 있다면 나로썬 더이상의 할 말은 없다.. 왜냐하면 이것도 사실 큰 일을 큰 일이니까..

이런 점에서는 나는 김용옥에 대한 옹호보다 지금은 <보챔>이나 <채찍>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상 '저의 생각'였슴다.. 
 2002-01-06

 

 

.............

 

 

 

Re: 곁가지 생각

 

>>통나무 wrote:

 

>>>몇 글자 적겠습니다.
>>>김용옥의 사회적이 행동에 대한 님의 애기에 대해서인데요.
>>>
>>>제생각에 도올의 저작을 포함하여 20세기의 우리나라의 가장 위대한 저작으로 독기학설과 태권도에 대한 김용옥의 저작을 들고 싶습니다.
>>>두 책은 어찌보면 기존의 설을 보다 설득력있게 짜맞춘 감도 없지 않으나 우리가 우리의 눈으로 우리를 볼수 있게 만든 저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태권도에 대한 책의 경우 아주 심한 테러위협까지 받으면서 학회논문집에서는 삭제당하는 경우까지 생겼지요.
>>>그리고 서울대 철학과에 재학중이 이창후라는 분이 비판서를 쓰면서 아주 인격적, 학문적으로도 밞아버렸지요.
>>>하지만 이번 신동아 4월호에 태권도가 가라데에서 나왔다는 실토를 하는 태권도 인사의 글이 올랐더군요. 김용옥의 글이 옳고 그리고 진실을 애기한 것이죠.
>>>진중권이든 김규항이든 이분들의 작업도 중요하지만 솔직히 이분들의 글은 통쾌하지만 대부분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분들이라면 이분들의 글을 읽기전이라도 비슷한 생각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식을 비트는 작업이전에 우리의 상식이 결코 그냥 상식이 아니라는 것을 역사적으로 그리고 사유할수 있게 제시해주는 것은 학자 그야말로 제대로 된 학자만이 해줄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작업이 김용옥의 작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의 작업중 제일 큰 부분이 본인이 애기하듯이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문헌에 대한 정리와 번역일텐데. 사회에 대한 발언은 도올이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초적인 작업에 진짜 실력이 있으면서 동시에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는 사람은 크게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정강길 wrote:
>>안녕하세요.. 통나무님
>>김용옥이 쓴 태권도 원리 저도 읽어봤슴다..
>>물론 그내용에 대해서도 긍정하구 있구여..
>>그런데 통나무님은 결국 역할 분담론으로 결론을 맺고 있는 거 같슴다..
>>사회에 대한 발언은 김용옥 말고 다른 여러 사람이 있다는..
>>
>>제가 말씀드리는 건 김용옥의 사회적 입지에 비해
>>그는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그렇게 명확한 입장을 뚜렷하게 보이질 않아서
>>자신의 영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슴다..
>>
>>우리 사회 지식인들이 뜨겁게 열띤 문제를 벌인
>>언론사 세무조사나 조선일보 문제에 대해서도
>>김용옥 같은 영향력있는 인사가 중립을 가진다는 건 이해가 안되더군여..
>>판단 한 번 잘못하면 한 놈 죽이지만 우유부단한 놈은 여러 사람 죽이죠..
>>
>>태권도 문제 같은 경우도 전체 사회 담론에서 볼때
>>그렇게 크게 부각되지도 그렇다고 시급한 것도 아니라고 봐짐다..
>>단지 학문적으로 치열한 논증을 한 채로 그 이상의 반론은 하지 못하도록만
>>해두면 그뿐인 거죠..
>>
>>그렇기에 전 먼젓번 제글에서 분명히 언급했슴다..
>>김용옥은 단지 선비일 뿐이라는..
>>즉, 김용옥은 단지 학문분야 안에서만 상식을 비틀고 있을 뿐이라는 거죠..
>>
>>요컨대 김용옥은 통나무님 말씀대로 제가 보기에도
>>잘하고 있긴 함다.. 그렇지만 제 욕심인지는 몰라도
>>김용옥 정도라면 더 잘할 수 있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는 것임다..
>>
>>그렇기에 김용옥의 사회권력과 재력이나 영향력을 두고 볼 때
>>그는 학문안에서는 급진적일지 몰라도 그의 전체 측면에서 볼 때는
>>그다지 제게 감동적을 주는 삶은 못된다고 봐짐다..
>>
>>모름지기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이 먼지를 아신다면야..
>>이것이 결국은 바로 함석헌의 그릇과 김용옥의 그릇의 차이가 아닐런지..
>>

 

 

 

 

 

통나무 wrote:
>글 잘 읽었습니다.
>대체적으로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몇가지 애기를 덧붙이자면. 제가 독기학설이나 태권도의 원리 책에 대해 애기한 이유는 하나의 학문의 모범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많은 논의가 근대에 대한 애기이고 맑스를 따르다가 들뢰즈와 푸코를 따르고 있는데 그리고 그 방법들을 따라 사회에 대한 전망과 발언을 하고 있는데 김용옥은 그 나름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우리사회의 모든 어긋나 있는 상식과 기원에 대하여서 말이지요.
>고미숙씨가 쓴 근대성에 대한 글을 보니 병리학이니 뭐니 고진의 글과 푸코의 글이 겹쳐지면서 어지럽던데 그러면서 도올의 르어트워씨앙쯔에서 노신의 애기와 더불어 동양적 수신에 이어지는 체력의 문제르 논하고 있는데 어찌보면 이 책이 86년에 나온것으로 생각되는데 지금 논의들을 모두 앞지르면서 다른 관점에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이런 것들이 단지 학문적인 논증으로 끝나지는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생산이 가능하고 이 사회에 푸코나 들뢰즈보다 더 큰 변화를 이끌수 있다는게 제생각입니다(내용이 다 우리에게 친수간 내용이니) 하지만 선취한 것을 대부분이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더 큽니다.
>
>그리고 언론에 대한 애기는 도올도 상당히 심하게 당했기에 그의 여러 책에서 자신의 입장에 대해 언급한것으로 압니다. 꼭 모든 현실에 대해 참여하기는 어려지 않나 하는 생각이구요.
>
>그리고 지식인의 사회적인 역활에 대해서 인데요.
>98년인가 논문2개가 발표되었는데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라고 애기한 적은 없다라는 주제의 논문이었는데 철학자, 정치학자가 각각 발표한 것이었죠.
>지식인이나 학자들의 우선적인 임무는 특히 학자는 잘못된 기초정보를 바로 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것은 학자들에게 더 중요하겠죠.
>장기적으로 이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도올의 애기로 알고 있습니다.
>화이트헤드의 경우도 논문이나 응용도 좋지만 그와 더불어 기본 문헌의 번역이 더 중요하듯이.
>제 나름의 바램은 도올이 동양고전을 지금 도올 논어식으로 모두 번역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것만 하기에도 그의 남은 생을 바치기에도 모자랄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도올이 번역한 논어와 해설만 가지고도 유림할아버지들의 전통논의에 충분한 반론을 제기할수 있는 근거가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은 사회에 활동중이 지식인에게는 바랄수 없는 것이겠죠.
>

 

 

 

 

 

 

정강길 wrote:

 

안녕하세요.. 통나무님..
저또한 통나무님의 의견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아마도 다른 점이 있다면 김용옥을 보는 기대치랄까..
그 차이로 느껴집니다..
그 자신이 이미 천하의 김용옥임을 항상 강조하길래..떱..

통나무님 말씀대로 모든 현실에 참여하진 못해도 예컨대
작년에 나라전체의 여론이 들끓었던 그 뜨거운 공방의
언론사 세무조사 논쟁같은, 적어도 민감하고 큰 사항에 대해선
그 자신의 자신감있는 문체 만큼이나
뚜렷한 입장을 보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구하고 있었으니깐여..

사실 김용옥이 전대우그룹 총수였던 김우중씨에 대한 글을 보면
정치사회를 보는 눈이나 사람보는 눈은 그렇게 깊다고 봐지진
않습니다.. 물론 이또한 제생각이겠지만요..

동양학번역이나 철학에 있어선 대체로 잘하고 있다고 봐짐다..
김용옥의 장점에 대해선 이미 언급했구여..

그리고 시중의 나도는 김용옥 비판 서적들에 대해서도
저또한 그렇게 긍정하고 있진 않습니다..
뭐 비판서적도 한 두개가 아니라 그 중에서도 분류가 좀 필요하겠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글도 오히려 많다고 봄다..

아무튼 좋은 의견 고맙구여..
늘 괜찮은 정보나 토론 꺼리가 있다면
언제든지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02-04-07 21:29

 

....................................................................................................

....................................................................................................

 

 

 

 

 

 

역시 내가 봤던 도올의 시각은 여전히 틀리지 않은 듯 하다..

 

............................................................

 

춘향이 wrote:

지식인으로써의 도올은 정치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온건한 보수주의자라는 생각이 든다.
조중동을 비판하는 태도나 kbs공영방송에 대한 시각 그리고 이라크파병에 관한 그의 생각은 보수적시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물론 한국에서 도올처럼 온건한 보수는 거의 보기 드물다.
수구세력이 보수로 둔갑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그가 말한데로 상류층에 속해있는 기득권철학자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그가 진보적입장을 사회에 드러내기란 거의 불가능해보인다.
우리 사회는 진보세력이 미약하기에 보수주의 지식인으로써
도올이 이 세력을 옹호하리라는 기대도 할 수 없다.

철학서외의 그의 사회에 대한 글쓰기는 답답해서 도무지 읽어가기가
힘이든다. 그는 좀더 적극적으로 이 사회에 허를 구체적으로 지적해
나갔으면 한다.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를 쓸 게 아니라 이 사회의 해악에
대해 자신이 부딪히며 일어나는 신변잡기?를 썼으면 좋겠는데 그건 무리일까?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에겐 거품을 물고 대들기도 잘 하시는데
이 사회를 좀먹는 해충들에겐 침묵과 점잖은 충고?로 어물쩡 넘어
가시는 모습엔 욕보다는 이해가 먼저 앞서기도 하지만.

촘스키를 잘 알고 있는 그라면 촘스키의 발가락이라도 닮으려
애써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리고 변치않는 수구꼴통들에 대한 비판적시각을 버리지 아니하며
그 세력에 몸담는 분별없는 모습도 자제하고
온건하고 분별력있는 보수주의자로써 이 땅에 존재하길 바란다.

난 도올의 저서에서 받았던 그 충격을 사회에 대한 시각에서도
느끼고 싶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진정 그가 사회의 약자에게 돌은 던지지 않겠지많 그 편에 서서
강자들과 맞짱 한판 시원하게 뜨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도올독자 wrote:

Re: 동감

도올의 개성적인 철학은 분명 배울점이 없진 않지만, 신물나는 엘리트주의, 권력아부근성, 자아도취는 정말 온전히 봐주기 힘듭니다....

김우중, 노무현이 자기를 알아봐주었다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이나, 자기를 안 알아주면, 깡패같이 펄펄 뛰는 모습들.....현대 정몽헌의 죽음에서 나타는 비굴한 모습..공개강의에서 젊은 학생을 ' 야!', '요런 어린애' 같이 부르는 경박함....
서민들을 몰아내는 개같은 청계천 사업에 유교적 풍류를 갖다붙이는 졸렬함..

도올이 자신이 그렇게 원하는 석학대접을 받을려면, 진짜 소외된 계층을 위한 제대로
된 행동을 보여줘야 합니다..비굴하게 권력층에 아부하지 말고.....

사회를 바꾸기 전에 자신이 먼저 바뀌어야 할텐데..... 

 2003-12-30 05:27:43 

 

 

 

..................................................................................................

..................................................................................................

 

 

 

 

 

이름  정강길 

 

 

 

누군가가 나의 김용옥에 대한 평가를 보고서 매우 순진하다고 말한다..
아마도 여기 철학게시판을 비롯한 본인이 쓴 예전의 글들을 읽어보고서 한 얘기 같은데..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근거로 순진하다고 얘기한 것인지는 잘모르겠다..
지금도 나는 그때 당시의 김용옥에 대한 나의 생각이 전혀 틀렸다고는 보질 않는다..

만일 요즘이 예전의 서슬퍼런 암울했던 독재시절이었다면
지금처럼 대통령한테 미친소리라고 저렇게 떠들어댔을까 싶다..
그때 당시에 김용옥이 한 거라곤 문익환 목사님에 대해서조차 택도 없는
'제국주의 자비론'과 '믿는 구석론' 같은 어이없는 얘길 주장한 점이나 그 밖에
노태우나 김우중에 대해서 쓴 글들을 보면 솔직히 그의 한계를 절절히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요즘 그 글들은 서점에서조차 어디갔는지 잘 보이지두 않더구먼..)

물론 사람은 변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현재의 김용옥을 볼 땐
확실히 예전의 잣대로만 얘기할 수 없는 달라진 점 또한 있다.. 그는 이제
여러 굵직한 정치 사회 제도의 변화에 대해 자신의 입장들을 점점 두드러지게
표명하기 시작했다.. 탄핵이나 행정수도 이전 문제 혹은 교원평가제 그리고
이번 새만금에 대한 입장을 봐도 그 답게 언설을 발휘하기도 했다..

분명히 그는 예전과 달리 점점 사회의 진보적 흐름들과 맞물려 가고 있긴 하다..
아마도 내가 볼 때는 문화일보 당시의 기자생활 경험이 그나마 분기점이 된 듯 싶은데..
암튼 나는 좋은 진행의 과정에 있다고 본다..

뿐만아니라 나로서도 내 안에 깃든 그의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다..
내가 쓴 '새로운 민중신학'의 책에서도 그의 저서가 많이 레퍼런스 되어 있다..
대중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쉽게 전달하는 그의 재미난 강의는 나로서도 배울만 하다..

그러나 김용옥이 예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와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물론 언젠가는 그 역시 더욱 새롭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도 조금은 미흡하다고 본다.. 이 부분은 사실
사회학과 경제학이라는 실질적인 분야에까지 들어가는 지점이다..
또한 이것은 새로운 운동이 필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앞으로의 운동의 전망과 더불어 '새로운 좌파'가 태동하는 시점이기도 할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가 인류역사의 장대함 속에서 볼 때도
얼마나 거대한 변혁기에 와 있는지를 그 자신도 예감하고 있다면 필시 그도
눈을 뜰 것이라고 본다.. 그럴 때는 그의 계급적 한계마저도 미련없이 벗을 것이리라..

물론 현재로선 이전에 비해 실망은 않고 있다..하지만 그렇다고 섣부른 기대도 역시 아직 않고 있다..
나의 네임밸류로는 아직 그 역시 진정한 진보는 아니다..
그의 기철학이 학문적으로는 일찌감치 진보적이었을진 모르나
확실히 예전의 정치 사회 행태들을 보면 그는 보수였고(물론 꼴통 보수까진 아니구)
지금은 개혁적인 마인드도 어느 정도 보여주는 '개혁중도' 정도쯤으로 생각한다..
나로선 그저 더욱 힘내기만 바랄 뿐이다..

 

- 2006.3

 

 2006-03-13 10:47:54

 

 

 

 

P.S- 그의 책 중에서 적어도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는 책은 정말 사지 않길 바란다.. 정말 후회막급이다..

       중고헌책방에서도 곧잘 돌아다니는 이 책은 그저 너저분한 얘기들뿐.. 불교 자체에 대한 깊은 탐구는 전혀 못된다..

       요즘에는 그가 했던 TV 강의들을 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강의는 정말 누구보다 잘한다.

       암튼 김용옥의 다른 책들은 매우 통찰적이지만, 아쉽게도 그 책만큼은 최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