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응답해주신 글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록 저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저는 적어도 진지한 태도로서 밝혀주시는 견해에 대해서는 그 무엇이든 환영하는 바입니다.
앞서의 글에서 견해 차이에 대해 갑갑함을 느끼셨다면 아마도 그것은 제가 전달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는 저 역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보기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여튼 다시 또 성심껏 답변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호치민님의 글은 기울임체로 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의견)
>이러한 신관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로 받아들여집니다. 구약을 해석함에 있어 양면적인 하나님을 무자비한 부분에서도 역사적 배경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자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 구약성서에 나타난 무자비한 부분까지 억지로 좋게 해석하자는 얘긴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얘길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솔직하게 드러내자는 점에서 그 반대 입장에 가깝지요. 그리고 역사적 배경을 살피는 건 성서 기록들 전반에 대한 것입니다. 이는 성서만 그런 게 아니라 고대 사회의 문헌들 분석할 때 당연한 얘기일 것입니다.
>신(하나님)이 초월자가 아닌 피해자이고 약자이고 고통을 나누는 동반자여서 약자를 우선하는 하나님이시고 반면에 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설득하시는 뛰어난 능력의 분이라고 한다면 신(하나님)을 반박하는 어떠한 주장이나 관점이 이러한 논리 앞에 가능할까? 양면을 다 갖고 있어서 이렇게 해석하면 이렇고 저렇게 해석하면 저런 것이니까…하나님은 세계가 잘 되길 바라고 끊임없이 최선을 설득하고 계시지만, 인간이 택하는 선택 앞에 무기력하다…그렇지만, 그 가운데서도 약자우선성을 갖는다?. 이러한 주장은 일반적인 논쟁(argument)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주장이 절대 아닙니다. 기독교 대전환 p303~320 부분의 모든 주장이 각론에서도 그렇고, 같이 연결되어져서도 우리가 시시비비를 논할 때 적용하는 논리와 사고방식에 너무나 벗어나 있어요. 절대 보수기독교 시각에서 그렇다는게 아니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하나하나 따져가서 이해하는 논리방식이 절대 아닙니다. 예를 들어,’사회구조악은 약자에게 선택의 협소성을 가져다 줌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보다 제한시킨다.’는 논리를 펴면서 ‘실제적 가능성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자신의 나라를 향한 최선의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하는 분이다’고 주장하는 건 세기연이 늘 주장하는 오류와 비극에 겸허해지자는 명제에 크게 어긋나는 즉, 오류와 비극을 받아들이지 않고 변명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집니다. 아무 잘못도 없이 유대인 아빠 따라서 아우슈비츠에서 죽어가던 유태인 아이와 못 배우고 노동판에서 하나님 한 번 접하지 못하고 힘들게 살다 죽어가는 영혼들에게 약자를 우선해 가슴 아파하며 최선을 다해 순간순간 새로움을 제시했지만, 그들의 불찰내지는 무슨 연유에서 그것을 받아들이지(전달하지) 못하고 끝내 그렇게 됐다면 어쩌겠냐…oh my gosh! 나아가 신은 세상의 이러한 부조리와 비극에 가슴 아파하며 병을 앓으면서도 세상의 큰 물줄기를 끊임없이 바꾸고자 노력하셔서 계속 세상과 역사는 발전한다. (or 발전하게되고 지금도 그건 진행중이다.). 받아들이기 힘든 허점이 많은 자의적인 해석과 시각이라고 보여집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간이 일면적이라고 보질 않기에, 그 안에는 약자들이 있는가 하면 완악한 사람들도 있으며, 또한 무명에 속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혜에 눈을 뜬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인간이 저지른 전쟁과 비극을 신의 탓으로 돌릴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신이라는 존재를 전지전능한 존재자로 여기지 않는다면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우슈비츠의 비극도 전쟁을 저지른 인간의 책임에 기인합니다. 그만큼 우리 인간은 어리석을 뿐입니다.
무엇보다 인간사에 있어 부조리와 비극이 그 시작부터 압도적인 참상으로 발생되는 것은 아닙니다. 즉, 그것이 점점 더 굳어져가는 고착화된 구조악이 될 것입니다. 그럴 경우 이는 정말 압도적인 악이 될 것입니다. 오류와 비극에 겸허해야 한다는 건 인간의 책임성을 언급한 것이지 이를 신의 탓으로 돌리자는 얘긴 아닐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신을 믿는 종교 신앙에도 인간의 성숙도나 수준별 층차에 따라 또한 다양한 단계와 수준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럴 경우 그 사람의 신 이해에 따라 신앙이 달라지니까요. 성서를 보는 이해도 그런 면에서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호치민님이 언급하신대로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리로 보일 수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즉, 인간의 성숙도에 따라 성서읽기가 달라진다는 점, 성서 자체가 그 어떤 해결을 주는 만능책이 아니라는 점.. 성서 자체는 그냥 세상사의 온갖 축소판 그 자체라고 보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테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에 온갖 나쁜 일만 다 일어나는 것도 아닐 것이며, 세상 자체를 버릴 수도 없는 일입니다. 성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안에 신에 대한 미개한 기록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고대 근동의 다른 신 이해와 달리 보다 성숙한 지표로 향하는 신 이해 역시 함께 뒤섞여 있습니다. 성서를 읽을 때 우리는 이걸 가려낼 필요가 있다는 얘깁니다. 그럴경우 세상을 보는 우리의 눈이 좀 더 성숙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보수 기독교인들이 많긴 해도 반면에 우리 사회에 의로운 역할을 하시는 소수의 진보 기독교인들도 많습니다. 예컨대 한국사회 근대화에 있어 민주화 운동 통일 운동, 빈민 운동의 경우 고 장준하 열사를 비롯해 민주화 인사들 민중운동 등등 거의 대부분이 진보 개신교인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이분들도 성서신앙으로 변화되었다고 고백하신 분들이지요.
신앙이 어떻게 이렇게 참 극과 극으로 다를 수 있는지 정말 놀라운 일이지요. 만일 저 혼자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면 역사의 이러한 점들은 또한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는지요? 물론 저 자신 또한 성서를 읽고 이러한 체험이 있었기에 말씀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 분을 닮고자 하는 의식과 노력이 중요한 것이니 기도과 내적 교류는 평소에 하면 되는 것이고, 의례를 꼭 갖추라고 예수님이 요구하시는 게 아니면 예배에 들이는 그 시간과 노력을 걸 주변에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 챙기고, 예수님이 평소 자신을 희생하면 어렵게 행하셨던 사랑과 자비의 행위에 준하는 의미있는 활동을 하는 게 맞아보입니다. 그냥, 교회가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 시간에 예수님이 바닥까지 낮아져서 약자를 챙기던 모습을 따라하도록 노력하라고 하면 그만입니다. 어렵게 얘기할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는거쟎아요. 구지 교회 나가는데 애쓸 필요가 없는 것이구요.
-네.. 이 부분은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엇을 예배라고 볼 것인지 그리고 그 교회가 어떤 교회냐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그렇기에 교회 자체를 버려야 한다기보다는 말씀하셨던 그러한 좋은 일을 하는 약자를 위하는 교회들이 많아진다면 이는 더 오히려 기뻐야 할 일인 것이죠.
>예수를 하나님과 동일한 분으로 봐야 하느냐는 별개의 이야기구요. 제 질문은 위 질문1에서 얘기했던 신과 하나님과의 연관성을 얘기하는 겁니다. 예수님의 행적이 위에서 얘기한 신의 속성과 얼마나 닯았는지 모르겠지만, 약자를 우선했다는 것 이외에는 큰 연관성을 찾기 힘듭니다. 오히려 구약에 나오는 하나님의 거칠고 지시적인 언행과 행적들은 ‘신은 그냥 바라보고 아파한다’는 주장에 너무나 모순되네요.
-여기서 신과 하나님의 연관성이라는 표현은 정확히 잘 이해가 안되는 언급입니다. 신과 하나님은 동의어가 아닌가 해서요. 만일 말씀하신 신이 기독교 신이 아니라는 전제를 깔고서 하나님과 어떻게 연관이 있느냐 하는 언급인지요? 그렇다면 이 역시 여전히 생각하고 계신 기독교란 과연 무엇이냐에 대한 제 반문으로 이어지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제가 구약의 하나님(신)과 예수의 연관성을 언급한 것은 기독교라는 측점에서 볼 때 그러하다는 얘기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기독교의 핵심은 예수이니까요.
>구약의 하나님이 어떻게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해 권해주신 책은 시간이 될 때 읽어보겠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성경이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람 내지는 기독교에 막 입문하는 사람이 읽었을 때 새롭게 해석되는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겁니다. 왜 하필 구약성경의 많은 부분이 심지어 대학교 나온 사람이 그냥 문자로 읽어서 받아들이는 뜻과 180도로 달라야 하냐 말이죠. 무시무시하게 인간을 대홍수로 확 쓸어버리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인자하고 약자를 우선하는 하나님으로 어떻게 이해하라는건지….
여기서 저는 그 어렵다고 하신 지점이 이미 기독교 문화에 대한 무의식적 영향력을 받은 상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건강한 상식을 가진 일반인이 볼 때 성경은 결코 문자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며, 온갖 의문투성이로 보일 수밖에 없을 걸로 봅니다. 예컨대, 창세기 내용을 글자 그대로 역사적 사실로서 받아들일 순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여기에 인문학적 비평적 해석이 관여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씀드리는 건강한 상식을 지닌 일반인이 지니는 성경에 대한 투명한 자세라고 보는 것입니다. 학식을 가진 사람이 성경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은연중에라도 기독교 문화의 지배적인 영향 아래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쓰신 글에서 질문의 핵심은 홍수로 쓸어버리는 그러한 하나님을 어떻게 약자우선성의 하나님으로 봐야 하느냐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홍수로 쓸어버리는 그러한 하나님을 약자우선성의 하나님으로 읽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하나님이라면 재해의 신일 뿐이죠. 그리고 그러한 본문이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들을 알아볼 것입니다. 홍수 설화가 왜 그러한 스토리로 쓰여지게 됐는지를 말이죠. 앞서말한 인문학적 성서 독해가 필요한 것입니다.
약자우선성의 하나님은 홍수기사에서 읽는 게 아니라 또다른 성서본문들 예컨대 가난한 자와 고아아 나그네를 위한 히브리 노예의 하나님 등등 그와 다른 성서본문들을 통해서 읽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성서는 한 사람이 쓴 책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오랜 기간동안 숱한 많은 저자들의 다양한 책들이라는 점은 아실 것으로 봅니다.
고대인들이 가졌던 미개한 신관의 잔재들은 남아 있지만 그 안에서도 상향적인 진화 과정에 있는 또다른 신관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성서가 진화할 수 있는 건, 기본적으로 성서는 다양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성서는 소란스러운 세상의 축소판 같은, 혹은 거울과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보수기독교인을 자꾸 언급하시는데, 성경 열심히 읽어서 그렇게 된 사람들을 탓 한다는게 말이 되나요? 현재 99%가 세기연에서 얘기하는 보수기독교에 속하는데 그 사람들이 그리 되고 싶어서 된게 아니쟎아요? 새로운 해석이나 주장을 접할 기회없이 성경 붙들고 나름 깨우침을 얻어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누가 손짓을 할 수 있습니까? 일부 신자들을 이용해먹고 착취해먹는 일부 집단들이야 큰 비난을 받아야하겠지만 말입니다. 오히려 분명 잘못은 잘못된걸 알고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있을겁니다. 만약, 현재 우리가 보는 성경에 큰 오류가 있거나 (예를 들어, ‘성경왜곡의 역사’에서 방대한 작업을 통해 밝혀진 내용과 같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할 사항이 있다면, 세기연 입장에서는 모든 노력과 방법을 불문하고 알리려고 노력해야죠…기독교 신앙은 별개 아니쟎아요.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의 행적을 기록한 문서라는 성경에서 시작해서 그걸 붙들고 가는 것이니까요. 왜 핵심을 그렇게 놓칠 수가 있느냐 말입니다.
-보수기독교인을 탓하기보다는 그로 인해 형성된 거대하고도 뿌리 깊은 보수기독교 문화를 지적한 것입니다. 그 사람들도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 아니기에 이미 선재해 있는 막강한 기독교 문화의 지배적 영향권 아래 놓여 있기에 그렇게 되어간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 역시 모든 노력과 방법을 불문하고 알리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적극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저의 인생을 바치려고 노력하는 것이구요. 다만 생존적인 삶의 조건들이 열악할 뿐이지 제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 답니다.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의 많은 도움도 부탁드리는 것도 있구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보수 기독교 체제와 문화라는 게 가만히 있는 것또한 아닙니다. 교리에 맞지 않을 경우 이단으로 몰아붙여 정죄하고 배제시키니까요. 따라서 일반 보수 기독교 신자가 예컨대 세기연의 새로운 기독교에 관한 정보를 알 길이 없을 것입니다. 우연히 알게 되더라도 막상 보수 기독교 교리에 젖어 있는 눈으로 볼 경우 이단시할 것은 또 뻔한 일입니다.
이 지점과 관련해서 또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은, 그 스스로는 보수 기독교 교회에서 전하는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보수 기독교 교회를 다니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미 교회를 나가고 있는 가족과의 관계 때문에 혹은 사회적 인맥을 위해서라도 다니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좋은 인간 관계 유지 때문에 정작 새로운 기독교의 내용을 감추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한둘이 아니라 여럿일 경우 제가 보기에 이분들 역시 큰 그림에서 볼 때는 보수 기독교 체제와 문화를 고착화하는 데에 나름대로 기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진리를 택하느냐 좋은 인간 관계 유지냐 뭐 이런 의미인 거죠. 혹자는 둘은 반대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그렇기도 하겠지만 실은 알고보면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지요. 이때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가 그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는데, 예수는 나를 따르라고 할 때 부모를 장사지내고 오겠다는 거에 대해서도 단호한 반대를 보였습니다. 일반적인 인간 관계 유지와 예수를 따르는 십자가 운동에 대해 단호한 선택을 할 것을 촉구한 것이지요.
어차피 보수 기독교 체제와 문화를 바꾸는 일은 눈을 뜬 분들 간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서 이뤄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세기연 역시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자 애쓸테지만, 어느 정도 새로운 정보에 눈을 뜨신 분들도 협력적 차원에서 거대한 보수 기독교 체제와 문화를 변혁시키기 위해선 맡은 바 역할 역시 있을 것으로 봅니다.
>신(하나님)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도 나오는 듯 마는 둥하고 노동판에서 매일 석면가루 들어 마시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다 결국 병을 얻어 죽어가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매순간 마다 최선의 길, 상생의 길을 전혀 제시하거나 교류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프리카 오지에서 태어났거나, 다른 종교를 갖고 있어 하나님을 접할 기회가 없는 경우에는 더 말할 것도 없구요. 하나님의 가르침과 속삭임을 깨닫게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세기연의 많은 활동들이 그런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겁니다 (eg. 전도 or 선교). 다만, 한가지,,, 전도나 선교를 놓고 봤을때도 세기연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개인의 선택이 중요한거고 몰상식한 (폭압적인)선교가 가져올 폐단이 크기 때문에 비판적일 순 있지만, 하루 먹고 살기 어려운 세상의 약자나 하나님에 대한 접근이 원초적으로 불가능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더욱 필요할 거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쟎습니까.
-절망에 내몰린 벼랑끝의 사람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죽거나 나쁘거나 입니다. 이런 경우 최악이 최선이 되버리는 최악의 사태가 될 것입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린 점점 더 고착화되어지는 구조악에 기인합니다. 민중의 하나님인 신은 여기서 십자기에 매달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약자들의 희생을 끌어안고 비폭력적 희생을 감행할 때 부활한다는 것이구요. 예수가 믿는 하나님의 본성 그리고 예수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애초 예수운동이 가르쳐주고 있는 의미도 바로 이 점이라는 얘깁니다.
그리고 세기연이 여력만 있다면 전도나 선교를 왜 안하고 싶겠습니까. 거대 기업과 이제 시작하려는 구멍가게를 비교하기엔 좀 그렇지 않은가 싶습니다. ㅠ.ㅠ 사실 저 자신조차도 하루 벌이로 살아갔던 사람이고 지금도 먹고 살기 어려운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얘기하면 좀 이상한가요? 그런 와중에서도 근근히 이렇게라도 기독교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랍니다.
>1)제 질문을 잘못 이해하신 듯 합니다. 하버드 나왔다고 그 사람의 인식이나 해석력이 뛰어나다는걸 얘기한게 아니고, 사리판단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멀쩡한 정신으로 성경을 읽었는데 그 감춰진 의미( 결론을 이미 내놓고 합리화 하는 연구들이나 주장이 아니길 바라지만…)를 파악하기보다는 세기연이 비판하는 그런 보수기독교인으로 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게 성경 그 자체라는 겁니다. 신학을 공부하지 않거나 소개해주신 글을 읽어보지 않은 그 누구가 성경을 읽고(한글이건 영어건) 정실장께서 얘기하시는 구약의 감춰진 의미를 끄집어 낼 수 있겠습니까? 갑갑한 건 모순적인 내용으로 가득한 부분을 이상하다고 비판하거나 버리지 않고 오히려 해석방법을 문제삼고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는게 더 이상한거라는거죠. 자꾸 보수기독교에 물든 사람들이라고 비판하기 이전에 문자를 읽을 수 있는 기독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을 떠올리고 얘기해주세요.
-잘못 이해했다기보다는 이 부분에서는 저와 생각이 서로 다른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호치민님께서 언급하신대로 "정말 사리판단을 할 줄 아는 멀쩡한 사람"이라면 제가 볼 때는 보수 기독교인으로 결코 갈 수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적어도 그 사람이 보수 기독교 문화에 조금이라도 물들지 않은 사리판단을 할 줄 아는 멀쩡한 사람이라면 그렇다는 얘깁니다.
저는 성서의 모순적 내용에 이상하다거나 비판적으로 얘기할 수 있다고 봤었지 그걸 이상하지 않다고 말하거나 비판할 수 없다고는 보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주장한 적도 없구요. 제가 진보적인 성서 해석 방법을 언급한 이유는 여전히 그러한 해석을 접해보질 못한 사람도 있기에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저는 기독교인으로 태어나서 여러 교단을 거쳐서 자랏는데도 20년 넘도록 다른 진보적 성서 해석이 있다는 걸 까맣게 몰랐었던 사람입니다. 제 눈이 가리워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다른 성서 해석을 접하고선 제 눈이 정말 완전히 뒤바뀌는 경험을 한 것이지요. 아마도 4-50년 혹은 6-70년을 교회에 다녀도 이런 성서해석이 있을까를 모르는 분들 정말 많을 걸로 봅니다. 여기에 한 가지 첨언한다면, 추후에 읽어보시겠다고 하신 추천해드린 진보적인 성서신학책들을 읽어보신다면, 앞으로도 서로 간의 논의와 대화를 좀 더 용이하게 진행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하나, 제가 호치민님께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기존의 보수 기독교 교회가 얼마나 폐쇄적인 집단이며 얼마나 폐쇄적인 정신 구조를 갖게 만드는지 그것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하고도 심각한 뿌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서울대든 하버드든 학력이 높든 없든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지배해버린다는 사실... 그런 기존 기독교 문화에 암암리에 젖어 있을 경우, 우리는 문자적 성서해석을 아마도 가장 자연스러운 성경해석이라고 여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 질문이 또 잘못 해석되어졌다고 봅니다. 보수기독교인들이 보여주는 뜨거운 행태 (문제 많은 행동이라고 세기연에 참여하는 웬만한 사람들이 익히 경험적으로 다 아는 얘기를 왜 여기서 꺼내시는지…)와는 별개로 수난과 왜곡의 과정을 거친 기독교를 지금 새로운 기독교로 바로 세우고 받아들이자고 한다면, (보수 기독교인들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어떤 절실함과 뜨거움이 분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는 뜻입니다. 다른 종교를 통해서도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접할 수 있다면 문제 많고 탈도 많은 그리고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한)기록마저도 어떻게 변개되어졌을 줄 모르는 기독교에 구지 목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말입니다. 오히려 문익환 목사님, 함석헌 선생님께서 보여주셨던 것과 같은 기독교에 대한 뜨거움이나 절실함이 있어야 함을 이야기 한 겁니다. 만약, 두 분이 구지 기독교가 아니어도 신께 다가갈 수 있다고 얘기하셨다면 그만큼 기독교를 목놓아 주장할 사례(근거)로 두 분을 들 수 없는 것이구요.
-오히려 문익환 목사님, 함석헌 선생님께서 보여주셨던 것과 같은 기독교에 대한 뜨거움이나 절실함이 있어야 함을 이야기 하신 거라고 하셨다면 저또한 당연히 동의하는 바입니다. 제 삶도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쪽을 위해 헌신하도록 맞춰져 있습니다.
여기서 왜 기독교여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저는 왜 예수여야 하는가 라는 질문으로도 받아들입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기독교의 핵심을 예수로 이해하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분명하게 말씀드리고픈 점 하나는, 인간이 기독교에 절대적으로 목을 매야만 하는 그 어떤 절대적인 이유나 필연성 같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예수를 믿는 신앙이 약자우선성을 위해서 그리고 건강한 우리의 몸삶 변혁을 위해서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은 언급할 수 있습니다. 문익환 목사님이나 함석헌 선생님께서도 바로 그러한 차원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입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의 기독교 신앙고백에도 잘 나와 있지요. 이때 이분들이 말씀하신 기독교는 기존의 보수 기독교는 아닌 것입니다.
물론 어떤 면에서 워낙 보수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보기에, 기독교 자체를 버릴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 경우 안티가 되거나 혹은 기독교가 어찌 되건 말건 무관심한 입장이 있을 수 있을 것인데, 후자의 경우는 아예 보수 기독교 체제와 문화에 대한 방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안티의 입장이 될 경우는 제가 볼 때 안티들은 안티 예수나 기독교박멸주의라는 또다른 근본주의적 교리로 기울어질 뿐더러 실은 기독교 자체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기독교에 대한 또 다른 집착의 한 변형으로 보여질 뿐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가족들 가운데 이미 교회를 나가는 기독교인이 있다면 기독교 자체를 버리기보다는 보다 더 나은 기독교를 함께 손에 쥐어주는 것이 좀 더 낫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제 자신은 바로 그러한 입장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 세기연이 주장하는 기독교만이 가장 완벽하다고도 보질 않습니다. 다만 이전의 보수 기독교보다는 좀 더 낫다고 볼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서로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구요.
위의 글에서 보면 호치민님과 생각이 함께 동의되는 부분도 있는가 하면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치되는 부분은 함께 공유를 극대화하고
불일치 되는 점들은 서로 함께 계속적인 논의로서 접근해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혹시 여전히 또 미진한 점들이 있거나 궁금한 점들이 있으실 경우
재차 질문을 해주시면 저 역시 성심껏 답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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