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의 기적에 관하여

NaCl

종교는 하나의 거대한 생각이다. 생각은 탄환이 장전된 장총이고, 잠재된 에너지다. 그것은 산 꼭대기에서 굴러 내려오는 눈덩이와 같이 점점 거대해 지고 영향력을 미친다. 종교에서의 기적적 현상은 그런 에너지의 발현이다. 기도의 응답은 그 에너지의 흐름을 붙잡은 결과이다. 신은 그 에너지의 근원이다. 종교는 인간이 삶속에서 체험한 것들을 종합하고 체계화한 보편적이고 기이한 생각 에너지이다.

하나의 종교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아주 감동적인 인물이나 사건이 있다.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살이 붙고 짜 맞추어져 어떤 니케아신조와 같은 하나의 교리가 탄생한다. 하나의 믿음 체계로 굳어지고 그 정해진 것에서 벗어나면 이단이라 불린다. 그 신앙체계의 큰 줄기는 재크의 콩나무와 같다. 하늘로 자라 올라가며 무수한 가지를 친다. 그 가지가지들은 생성되고 소멸하며 살아남는 가지는 큰 줄기와 같이 되고 궁극의 하늘을 향해 자라간다.

기독교를 예로 들때에 2000년간 큰 줄기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세세한 줄기도 있을 것이다. 중세말기에 종교개혁은 그 당시 큰 줄기에서 생각을 다르게 바르게 하여 기독교 역사에  첫번째 큰 전환을 가져온 시점이다. 진리는 고정되고 완성된 조각상이라기 보다 그 시대에 맞추어 다듬고 고쳐지는 노래와 같다. 이 시대에 더 이상 감흥을 주지 못하는 노래는 흘러간 노래이고 그저 추억을 기리는 과거지향적인 청취자의 노래이다. 그 노래는 어느 작곡가의 영감과 지식으로 편곡되어 질 때 심신을 울리는 새노래로 불려지게 된다.

노래는 음악적 지식과 영감으로 지어지고 종교는 인간의 감정과 이성의 바른 생각과 느낌으로 형성된다. 바르지 못한 생각으로 나온 종교는 사이비이고 주류와 다른 생각으로 나온 종교는 이단이다. 2000년 전 유대교의 이단이었던 예수운동은 현재 주류 정통 기독교로 이어졌고 (다른 관점에서는 그 예수운동이 소수의 다른 전승으로 어딘가에 이어져 오고 있을 수도 있다.) 이 것은 훗날에 그 옛날 유대교와 같은 입장에 놓일 수도 있다.

종교는 대개 기이한 기적적인 일들이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냉철한 생각이 그 종교를 지탱하고 있다. 그 기적적 일들조차 인간의 냉철한 사고에 의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적체험을 하나님의 돌보심으로 생각하던가 하는 생각으로 그 기적을 설명하고 지탱한다. 그러나 그 기적이 더 깊은 정보와 생각을 거쳐 풀리게 되면 그 기적은 일상이 된다. 오랜 옛날 어떤 기적은 오늘날 일상일 수 있고 오늘날 어떤 기적은 먼 훗날 일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이 하늘을 나는 것은 먼 옛날 기적이었지만 오늘날은 일상이다. 

종교가 하나의 알찐 생각체계라 할 때 그 생각의 체계는 삶의 행동과 사고에 영향을 준다. 그 생각체계 안에서 통성기도나 안수기도와 같은 좀 더 집중적인 종교적 활동은 그에 따른 에너지의 흐름을 일으키고 그 에너지를 붙잡을 때에 상응하는 결과를 도출한다. 예수님이 어느 병자를 고칠 때에 그 병자에게 이렇게 이르신다. 네 믿음이 너를 치유하였다. 구원하였다. 예수님은 그 병자의 믿음(집중된 생각의 초점)을 그 병자로 하여금 몸의 안 좋은 기운을 없애도록 인도하셨지 예수님이 치유의 광선을 그 병자에게 발사하여 병을 죽인 것이 아니다. 결국 치유의 광선은 그 병자 자신에게 내재해 있었던 것이다. 그 것은 예수님의 표현으로 믿음이라고 하셨고 그 믿음이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어느 마인드 컨츄럴에 능한 아줌마가 겨자를 먹으면서 전혀 맵지 않고 오히려 아이스크림을 먹듯 한다. 그것은 그 아줌마의 몸과 정신이 하나의 생각 즉 – 이 겨자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이다. – 라는 생각(자기 최면)에 의해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 인간이 하나의 종교(거대한 생각)에 지배를 받을 때 그는 그 거대한 생각의 틀 안에서 겨자가 아이스크림이 되고 숫처녀가 예수를 낳으며 예수님은 하나님이 된다.

기독교는 2000년이 흐르면서 엄청난 크기의 생각 체계로 꽉 짜여졌고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그 생각의 틀 안에서 그 틀에 맞는 삶을 만들어 간다. 그 틀 또한 크고 작고 다양하다.  

하지만 그 거대한 생각의 시초가 되는 예수님은 암울했던 그 시대에 하나의 등불로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비천한 고아와 과부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게 해 주려던 깨어있는 한 평범한 사람이었다. 단 그 평범함은 창녀의 아들들로 넘쳐나던 시대에 흔치 않은 사람의 아들(인자), 참된 인간으로서의 평범함을 지녔다. 그가 물위를 걷고 물을 포도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사람의 아들로서의 그 진정한 평범함이  세상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고 불가능이 없음을 나타내기 위해 성경의 저자는 예수님의 삶과 생각을 표현함에 있어 기적적 내용을 글에 삽입함으로 세상의 변혁과 하나님나라에 대한 가능성, 아니 이미 도래하고 있음을 부각시킨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아들, 신이기 때문에 기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진정한 참된 인간으로서의 품성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가고 맞이하고 있음을 기적의 표현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이는 기적은 아무리 작은 것으로도 긍휼한 마음과 나눔의 미덕이 있을 때에 이 세상에 굶어 죽어 나가는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기적을 수학적 치수적 계산으로 해석하면 믿기 어려운 허무맹랑한 기적에 불과하지만 성서기자의 전달하고자 하는 원래의 의미를 발견하면 그 기적 이야기는 감동의 이야기가 되고 실제로 세상은 그러한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정작 그 기적을 일으켜야할 교회는 자체 건물과 교회운영에 매달렸지 그 기적 이야기의 의미를 되살려 세상을 바꾸는데는 등한시 한게 사실이다. 오히려 그 기적을 일으킨 예수님을 신통술이나 부려 뻥튀기하는 마술사로 오해하게 만든다.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이다. 그 말은 곧 하나님의 아들도 될 수 있는 자격이 됨을 말하며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우편에 앉아 계시거나 서 계시고 많은 사람이 창녀의 아들이 아닌 사람의 아들이 되어 마침내 하나님의 아들이 되고 하나님과 함께 하길 원하신다. 그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은 곧,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천명을 먹이는 기적의 삶을 살아 내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기적을 문자 그대로 믿는 것 만이 믿음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진정한 믿음은 그저 써 있는 그대로 믿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참된 메시지를 찾아내고 바르게 생각하고 삶으로 살아 내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닐까.

Written on July 11,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