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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펌] 몸·마음·눈으로 세월호를 겪은 8인이 말하는 ‘안전’    
  글쓴이 : 미선 날 짜 : 14-05-15 06:13 조회(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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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 한국사회의 민낯 ‘세월호’](1)


몸·마음·눈으로 세월호를 겪은 8인이 말하는 ‘안전’


경태영·강현석·권순재·최희진·조형국·이재덕·박홍두·정대연 기자



1. 안전교육 - 안산 고교 교사
“주입식 교육 위기대처 한계… 학교 안전교육은 형식적”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로 함께 근무했던 동료 교사 2명을 잃은 경기 안산 모 고교 ㄱ교사(43)는 11일 “학교 교육과 사회 시스템이 잘못돼 애꿎은 학생과 교사들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ㄱ교사는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1차 원인은 선박과 정부의 잘못된 구조 시스템이지만 아이들을 잘못 가르친 학교와 사회의 책임도 크다”고 했다. 그는 “정상적인 판단에 따른다면 그런 상황에서 선실에 가만있지 말고 뛰쳐나왔어야 한다”며 “그러나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얌전히 기다렸을 뿐 스스로 위기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행동하는 교육 대신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만 매달렸다는 뜻이다.

학교 안전교육 문제도 지적했다. ㄱ교사는 “연 2회 정도 지진 대비훈련과 화재 대비훈련을 하지만 교사들은 자료제출용 사진 찍기에 바쁘고, 아이들은 웃고 대화하며 천천히 걸어나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ㄱ교사는 “그러나 학교에서 모든 안전교육을 다 할 수는 없다”며 사회안전 분담 시스템을 제안했다. 정부와 지자체, 사회전문기관 등이 재난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설치해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으면 학교에서 하는 교육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예를 들어 무의미한 신입생 수련회, 방학 중 봉사활동 점수를 없애고 소방서나 재난구조시설에서 안전교육을 받는 분담 시스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행 최저가 수학여행 입찰 방식으로는 업체로부터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고, 요구할 수도 없는 구조”라면서 “학교와 업체의 ‘검은 커넥션’ 관행도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ㄱ교사는 “잘못된 관행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그는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교사들이 보고하는 만족도 조사 대신 학생들이 직접 도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조사에 응하는 방식으로 바꾸면 불만족 업체는 퇴출되고, 잘못된 관행도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안산 |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2. 구조 - 어업지도선 항해사
“실적 위해 단속한 점 반성… 지도의 중요성 깨달았다”




세월호에서 80여명의 승객을 구조한 전남도 어업지도선 201호 박승기 항해사(44)는 11일 “대참사의 시작이 안전을 무시한 돈벌이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박씨는 지난달 16일 오전 사고 해역에서 40㎞ 정도 떨어진 해역에서 불법어업 단속을 하다 세월호 침몰 소식을 듣고 전속력으로 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16분간 80여명의 승객을 구조했다. 박씨의 헬멧에 달린 카메라는 당시 긴박한 상황을 고스란히 담았다.

수십명의 목숨을 살렸지만 박씨는 이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세월호 창문에 어른거렸던 주황색 구명조끼가 자꾸 떠올랐다. 박씨는 “애원과 원망으로 다른 사람들이 구조되는 것을 바라봤을 아이들의 모습이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구조 장면이 담긴 영상을 10번이나 다시 봤다.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후회가 되고 또 후회가 됐다.

박씨는 “대형 선박은 기울더라도 5시간 정도는 물 위에 떠 있기 마련인데 순식간에 침몰했다”며 “그 이유가 ‘상식을 넘어선 과적’이었다는 것을 알고서는 안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사가 화물운송 수입보다 사람의 안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련 기관이 규정대로 점검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는 “지도선은 어민들이 안전하게 조업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불법을 단속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동안에는 실적을 위해 단속에만 열을 올렸다”며 “이런 점부터 고쳐야겠다는 반성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민들에게 구명조끼를 착용토록 하고 선박 충돌사고 예방을 위해 ‘당직 선원’을 지정한 뒤 쉬도록 지도하는 것이 단속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과 세 살인 자매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안전을 가장 우선하는 문화가 꼭 정착돼야 합니다.”

<진도 |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3. 수색 - 민간 잠수사
“2인 1조 잠수 방식으론 효율적인 구조 어려워”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구조현장에 투입됐던 민간 잠수사 심현산씨(52)는 “현재 2인 1조로 잠수하는 방법이 세월호 구조활동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잠수사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사고 해역에서 동료 잠수사들과 함께 최초로 가이드라인을 설치했던 심씨는 “2인 1조로 수색할 때 선체에 진입한 잠수사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보조 잠수사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조치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하지만 4~5명을 1개조로 편성할 경우 안전을 담보할 수 있고 선체 수색담당 잠수사에게도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3명 정도가 선체에 진입해 2명이 1명의 수색담당 잠수사를 보조하고, 나머지 1명은 선체 밖에서 대기하는 게 심씨가 제안하는 방식이다. 그 이유로 심씨는 “숙련된 잠수사라도 시야 확보가 어렵고 선체 내 좁은 공간에서 수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받는 긴장감은 클 수밖에 없다”며 “동료가 뒤에서 보조하게 되면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고, 실제 각종 돌발상황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씨는 4~5명을 1개조로 투입할 경우 구조작업 속도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현재 구조팀이 사용하고 있는 표면공기공급장비(후까)의 안전성도 문제로 꼽았다. 심씨는 “후까로는 공기공급호스의 꼬임 문제나 고장 등에 따른 대비책이 없어 목숨을 걸고 잠수해야 상황”이라면서 “잠수사가 휴대용 표면공기공급장비를 이용할 경우 선체 입구에 공기통을 벗어놓고 공기공급호스를 풀어가며 수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씨는 수색 참여 잠수사에 대한 안전교육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잠수사의 안전에 대한 원칙이 제대로 세워져 있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잠수사들에게 구조가 유사한 배를 직접 타보게 한 뒤 도면과 비교해 선체 내부를 머릿속에 그리게 하는 작업도 안전사고를 줄이고 수색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진도 | 권순재 기자 sjkwon@kyunghyang.com>





4. 지휘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공무원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 파견직 태반이 비전문가”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난달 16일 중앙부처 공무원 ㄱ씨가 안전행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들어섰을 때 그곳은 글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업무 지원을 위해 중대본에 파견된 ㄱ씨는 “컨트롤타워도 없었고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오전 중대본 상황실은 공무원과 기자 수십명, 방송카메라 등이 뒤엉켜 발 디딜 곳조차 없었다. 상황실은 사고 현황을 보고받고 관련 부처 대책을 조율·점검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중대본은 이런 일이 처음인 듯 상황실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조차 몰라 허둥거렸다. 관련 부처에서 중대본으로 파견된 공무원들도 비전문가가 태반이었다.

중대본은 오후에 취재진을 브리핑실로 옮기게 해 상황실을 일부 정리했다. 그러나 사고 수습은 현장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해 계속 우왕좌왕했다. 중대본 차장인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사고 발생 시각, 사고 해역 수심, 잠수사 선체 진입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확인해서 알려드리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ㄱ씨는 “사고 초기 정부의 대언론 창구가 중대본과 해경으로 이원화돼 혼선을 빚고, 중대본이 사고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게 시민들의 분노를 키웠다”고 말했다. 재난 발생 후 조속히 컨트롤타워를 정하고 사고 수습·대책, 언론 브리핑 업무를 일임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정부는 뒤늦게 진도에 범정부사고대책본부를 설치했해 사고 수습과 언론 브리핑을 넘겼다.

ㄱ씨는 “재난대응 시스템과 매뉴얼 구축도 필요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사고 수습을 책임지고 지휘하겠다고 나서는 인물이 없다는 점”이라며 “모두 ‘위’만 쳐다보고 지시가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부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고서는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문제가 되풀이될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데 대해 무기력함과 비감한 심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5. 자원봉사 - 팽목항의 약사
“있는 법도 안 지켜서 문제 반드시 지키게 강제해야”




팽목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승용씨(43·약사)는 세월호 사고 이후 드러난 해운업계의 안전 실태와 정부의 사고 예방 점검이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지만 언제든 똑같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분노했다. 이씨는 사고 후 이틀 뒤인 지난달 18일부터 팽목항 대한약사회 자원봉사자 부스를 지키고 있다.진도대교 부근에 사는 그는 약사인 부인에게 약국을 맡기고 매일 팽목항을 출퇴근했다. 처음 팽목항에 왔을 땐 생각보다 필요한 약이 많았다. 두통약, 감기약에 신경이 곤두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가족들은 안대와 귀마개도 요청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진정제였다. 유가족들은 이씨를 찾아와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을 달라”고 요구했다. 가족들은 신원 미상의 시신이 수습된 후 신원을 확인하러 갈 때마다 진정제를 찾았다. 잠수사들도 다르지 않았다.

이씨는 “물속에서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보게 되는 잠수사 중에서 진정제를 찾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안전사고는 실종자 가족과 구조대,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에도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이씨는 안전을 지키는 규정은 없어서가 아니라, 지켜지지 않아서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는 “지킬 수 없는 법을 만들었다면 지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며 “있는 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나라에서 어떻게 국민이 안전하다고 느끼며 살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씨는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경찰력이 불필요한 곳에 낭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족이나 자원봉사자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과 별개로 사복 차림의 정보계 경찰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는 “서울에서 집회를 하면 차벽을 쌓듯 이곳에선 사람 벽을 쌓았다”며 “가족들이 항의를 하거나 큰소리를 내면 사복 차림의 경찰들이 둘러싸거나 사진을 찍었다. 시민들의 안전 치안 문제와 무관했다”고 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6 정책·규제 - 해양수산부 주무관
“선박 규제 완화 막지 못한 공무원으로서 죄스러워”

해양수산부 지방해양항만청에서 선박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ㄱ주무관은 11일 “해수부 직원이라는 게 죄스럽다”고 말했다. 5년 전 선박 안전 규제를 풀라는 지시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것이 이렇게 큰 화를 불러올 줄은 몰랐다. 당시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안전 규제는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들이 많았지만 규제는 풀리고 말았다. 그는 “위에서 선박 선령 규제 제한을 푸는 등 규제 완화를 밀어붙였을 때 현장에 있던 우리가 좀 더 버텼어야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일본에서 들여온 낡은 세월호에서 사고가 터졌다. 세월호는 무리한 증축으로 무게중심이 높아진 데다 과적으로 복원성을 잃었다. 검사·감독 책임이 있는 해수부와 한국선급, 해운조합 등은 세월호의 불법 관행에 눈감았다. 그는 “해운조합, 한국선급이 해수부 고위직을 데려가는 이유는 문제가 생겼을 때 방패막이가 돼주고 중앙부처와 연결고리가 되어달라는 것인데 검사·감독이 제대로 될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해수부 내에서는 인사적체가 있어 다들 선배들이 나이 들면 나가주기를 바란다. 퇴직하는 국·실장들이 공직에서 쌓은 경험과 감각으로 한국선급, 해운조합 등 해양 관련 단체에 가서 일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며 “하지만 고위공무원들은 해수부를 떠나면 이들 단체의 방패막이가 돼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관제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해수부 산하 해상교통관제센터(VTS) 관제 직원은 24시간씩 3교대하는 데다 직급도 낮아 다들 기피하는 업무다. 최근 해수부 노조에서는 VTS 관제 직원들이 강한 전자파로 인해 암 발생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참사에서 해경이 관리하는 진도 VTS의 관제 소홀이 문제가 됐지만, 사실 근무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해수부가 관리하는 VTS도 불씨를 안고 있다”며 “관제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7. 사법처리 - 팽목항 관할 경찰관
“한 부서가 모든 책임 지게 일원화된 체계 만들어야”

전남 진도경찰서 임회파출소장 김창길 경위(51)는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부터 현재까지 실종자 가족 지원과 교통 등 질서유지를 책임지고 있다. 김 경위는 이번 사고를 접하고 “안전이란 사고 이후 책임규명과 사법처리가 아니라 사전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일원화된 책임 소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용한 시골 항구 팽목항을 관할하는 임회파출소는 지난달 16일 이후 전국에서 가장 바쁜 파출소가 됐다. 김 경위는 직원 1명과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다. 사건 당일 가장 먼저 팽목항으로 출동한 것도 그였다.

김 경위는 항구에서 본 사고 현장을 “안타까움의 연속”이라고 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항구로 구조자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고 희생자 가족들은 갈아입히려고 들고 온 옷가지와 신발을 움켜쥐고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학생과 고교생 등 3남매를 둔 김 경위는 항구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하염없이 울며 형과 오빠의 이름을 부르는 실종자 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땐 눈물이 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고 했다.

김 경위는 “공무원 전체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에 우리 사회의 문제가 다 들어 있다”며 “그런 것들이 합쳐져 대형사고로 터졌다”고 했다. 또 “사고 초기에 우왕좌왕한 정부 당국의 모습이 무엇보다도 아쉬웠다”며 “그토록 사람들이 많이 탄 큰 배가 운항하는데, 어떤 부분은 해양수산부가, 어떤 부분은 안전행정부가 하는 식으로 정부에서 총괄 책임을 지는 부서가 없어 보인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법적 처벌보다 명확한 책임 부서 구축이 안전의 기본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김 경위는 “배가 출항하기 전부터 도착 때까지 한 부서가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는 일원화된 체계가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미리 전문성 있게 관리하고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8 언론 보도 - 현장 취재기자
“돈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는 사회적 합의 꼭 있어야”




지난달 16일 심하게 기울어진 세월호를 보면서 진도로 출발했다. 승객 대부분은 구조될 줄 알았다. 하루 이틀이면 서울로 돌아올 줄 알고 옷도 딱 1벌만 챙겼다. 나의 안일했던 생각은 진도체육관과 진도한국병원에서 가족들의 절규를 접하는 순간 무참히 깨졌다. 19년 전 초등학교 4학년 때 TV로 봤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떠올랐다.무리한 증축과 평형수 빼내기로 복원력이 약해졌다는 선원들의 보고를 묵살한 청해진해운 경영진과 수시로 확장공사를 진행하다 사고 당일 직원이 붕괴 조짐을 보고했는데도 묵살하고 영업을 강행한 삼풍백화점 경영진은 판박이였다. 적정 화물량의 3배를 실은 세월호와 어려운 기상에 정원을 훨씬 초과해 승객을 태웠다가 침몰한 서해훼리호는 너무도 닮았다.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해놓고 선원들과 배를 탈출한 세월호 선장과 마스터키를 뽑고 도망쳐 승객들을 대피조차 하지 못하게 만든 대구지하철 기관사도 닮았다. 선장과 기관사는 승객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법적인 의무가 있음에도 자기 살기에 바빴다.

한국 사회에서 위험은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다. 지독하게 무능했다. 구조 체계도 주먹구구였다. 이런 환경에서 사람들을 각자도생해야 했다. 위기와 맞닥뜨릴 때 삶과 죽음을 가른 것은 매뉴얼이나 정부의 구조 능력이 아니라 개인의 판단이었다. 이것이 기자가 팽목항에서 확인한 ‘재난사회’ 한국의 현실이었다.

지난 4일 기자가 탑승한 인천 강화도와 석모도를 수시로 오가는 여객선은 관광객들과 이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만원이었다. 대피요령을 안내하는 방송은 없었다. 배에 실린 관광버스, 트럭, 승용차들은 침몰에 대비한 고박이 이뤄지지 않았다.



끝까지 살기 위해 발버둥친 아이들의 안타까운 절규를 다시 듣지 않으려면 ‘돈보다 생명’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5112151095&code=9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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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3 토론 논쟁에선 자기 입장이 훼손당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도 열어둬야.. (2) 미선 6501 11-19
1082 내가 합동측 출신으로서 한마디 해야겠다 (1) 통전적 신… 5745 11-15
1081 [펌] 한국 대통령의 부정선거 스캔들 (목수정) 미선 4831 11-07
1080 [정치심리 실험] 진보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이미지는? 미선 5164 10-30
1079 WCC 부산총회를 하루 앞두고 (1) 통전적 신… 5176 10-29
1078 [펌] "시장 만능주의 대체할 새경제학을" 영국 대학생들 뭉쳤다 (1) 미선 4782 10-29
1077 [펌] 혁신학교 토크 콘서트 미선 5026 10-20
1076 청소년들 ‘노동자는 □□다’ 물음에 “일개미, 못 배운 자들, 힘들다…” (1) 미선 5995 10-19
1075 [펌] 혹시 이곳에 삼성 스마트폰 쓰시는 분들 계신가요? 미선 4645 10-17
1074 내가 본 대한민국 보수와 진보의 공통적인 문제점 (7) 통전적 신… 5720 10-08
1073 경험이 곧 진리인가? (2) 통전적 신… 5205 10-06
1072 22조원이 버려진 충격적 리포트- [SBS스페셜] 4대강의 반격 미선 4878 10-02
1071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시국선언문] 미선 5564 09-24
1070 민족주의 개념의 유효성과 한계 (3) 미선 5659 09-22
1069 [뉴스타파]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자백'에 대하여) 미선 4591 09-19
1068 남한 사회에서의 <진짜 진보>란... (2) 미선 4791 09-11
1067 [펌] 종교의 탄생 유적지 - 괴베클리 테페 미선 9604 09-11
1066 내가 개인적으로 '여자 목사'를 반대하는 3가지 이유 (1) 통전적 신… 6572 09-10
1065 [독립언론 뉴스타파] '국기문란' 덮은 '내란음모' 미선 4920 09-08
1064 체포동의안 찬성 후에도 남는 야당의 반성... (1) 미선 4581 09-05
1063 "당신도 '이석기'가 될 수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2) 미선 5202 09-03
1062 [펌] 독립언론 뉴스타파 "국정원의 맨 얼굴", "아고라를 점령하라" 미선 4969 08-30
1061 프레임 전쟁, "이석기 통진당 생각하지마~!" 미선 4994 08-30
1060 감정과 이성 및 대화와 토론의 구분 그리고 시간.. 미선 7738 08-29
1059 목회자 때문에 많이 힘든 한국교회 (1) 통전적 신… 4869 08-28
1058 화이트헤드 강좌 후기. (1) Wecstasy 5376 08-26
1057 “시리아 정부군, 화학무기 공격 1300명 사망” 미선 453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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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펌] 예수를 십자가에 두 번 못박는 우리 (이런 칼럼이 실렸었군요) 미선 4243 12-26
1023 박근혜의 당선과 문재인의 낙선을 보며..(대선 이후 정치 지형 변화 전망) (1) 미선 4120 12-20
1022 망자 (亡者) 앞에서... 장동만 4250 12-19
1021 [2012년 서울시 교육감 후보 정책비교] (1) 미선 5166 12-15
1020 박근혜와 문재인 정책 공약 비교 (4) 미선 469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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