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스케이트 링크장 같은 것이야..

 많은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지"

- 극중 대사

정말 우연히 접하게 된 영화인데, 보고나선 너무 뜻밖의 명품 영화를 만난 느낌이었다.

국내 제목은 <이웃집에 신이 산다>로 나와 있기에 처음엔 짐 캐리의 <브루스 올마이티>처럼

그냥 흥미진진한 코미디 영화인 줄로만 짐작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알고 보면

엄청나게 철학적이고 종교적이며(혹은 반종교적이기도) 인류학적인 영화라 할 만하다.

원래 이 영화의 제목은 <새로운 신약성서 쓰기>쯤 된다.

(원제 Le Tout Nouveau Testament, The Brand New Testament)

영화는 시종일관 감독의 실험적인 사유들이 쉴새없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여기서 개차반 아버지로 나오는 하나님(God)은 인간을 지배하고 골려주는 그런 신이고..

그 딸인 에아(Ea)는 오빠인 예수처럼 그런 아버지 신에 대해선 반항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인간이 사는 세계로 와서 6명의 복음서 제자를 찾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제로 선택받는 이들 6명은

각각 팔이 없는 장애인, 의미 상실자, 성도착자, 사이코패쓰, 고독한 귀부인, 성전환자 등

모두 다 사회를 통상적 점주를 벗어난 낙오자들이거나 일탈자들이다.

에아는 이들에게 각각에 맞는 음악을 통해 치유 및 구원의 길을 알려준다.

영화에서 에아는 마치 신약성의 예수와 같은 그런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영화를 짧게 평하자면..

영화를 보는 내내 통쾌한 코믹 요소가 웃음을 짓게 하지만

정말 누구말대로 여기에는 간담이 서늘한 아포리즘이 깔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 아버지를 믿는 신실한 보수 신앙인이 본다면

다소 불편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이 감독은 적어도 서구 문명을 지배해왔던 하나님에게서

그야말로 폭력적인 군주의 모습을 본 것만은 분명한듯 싶다.

그런 폭력적 남편과 줄곧 같이 살아왔던 엄마인 여신은 남편의 폭력적인 힘에 억눌려

계속 당해오다가 마지막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