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을 흘리시는 단군 할아버지

갑: 야, 너 사직공원 단군성전에 있는 단군 상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있다던데, 그 소문 들어봤니?

을: 정말이야, 못 들어봤는데... 아마 사람들이 꾸며낸 말이겠지.

갑: 글쎄, 나도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그러더라.

을: 새빨간 거짓말이야. 그런 것은 종교인들이 흔히 써 먹는 수법     이잖아. 아, 그 왜 카톨릭 교회에서도 성모 마리아상에서 피눈물이 흐른다든지, 또 민간에서 말하기를 6, 25 전쟁 전에 무슨 고목이 3일 동안 울었다든지 그런 말들 있잖아. 어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하는 말들이겠지.

갑: 그래, 비록 사실은 아닐지라도 그 말에는 어떤 진실이 있는 것 같아. 그럼 그 진실이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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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할아버지께서 피눈물을 흘리시며 말씀하셨다.

"너희 내 자손들은 들어라.

내 나이 반만 년에 이런 해괴한 일들은 처음이다.

얼마 전에는 내 허리를 잘라 너무 아파서 도저히 잠도 못 자겠더니, 이번에는 내 목까지 자른단 말이냐?

너희들은 너무 하구나.

그래 유대의 민족신 야베(야훼, 여호와)가 그렇게도 좋더냐?

그의 말이라면 너의 조상의 목을 쳐도 좋단 말이냐?

내 눈에서는 지금 피눈물이 흐르고 있다.

이 어리석은 후손들아.

너희들은 나를 조상이라고 부르지도 말아.

얼마 전에는 제사문제로 소란하게 하더니 이제는 내 목이냐?

유대의 민족신 야베가 그렇게도 좋다고 내 목이나 자르는 자들, 너희들은 광신도가 아니고 누구이더냐?

기독교 역사 겨우 2백년 만에 너희들은 제 조상도 잊어 버렸단 말이냐?

내가 요새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너희들이 나를 이다지도 박정하게 대한단 말이냐?

하지만 아직 내 눈에서는 지혜의 광채가 번득이고, 내 팔뚝의 힘은 그 누구보다도 강하며, 나의 두 다리는 세계 어디를 가도 지치지 않는다.

겨우 조금 살 만해졌다고 외래사상, 외래풍조에 눈이 멀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제 조상 욕이나 하는 자들, 자기가 믿는 종교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몽땅 자신의 혼과 넋을 잃은 채 광신적으로 맹종하는 자들, 정말 답답하구나.

소위 잘난 지식인들이라는 것들이, 자신의 지식과 양심을 팔아 온갖 못된 짓거리들을 해대고 있구나. 그들은 권력에 취하여 부질없는 욕망에 사로잡혔구나.

너희들이 민중들을 영원히 지배할 것 같으냐?

값싼 거짓된 설교로 그들을 영원히 붙잡아 둘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내가 이제 그들을 몰아내리라.

100년 안에 몰아내리라.

저들을 저주하여 다시는 잘난 척하지 못하게 하리라.

유대 신, 유대 역사, 유대 철학을 제 신, 제 역사, 제 철학으로 알고 성서를 맹신하는 자들,

성서를 맹신할 뿐만 아니라 성서를 맹신하도록 어리석은 신자들을 가르쳐 그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복종을 강요하는 자들,

교회를 온통 화려하게 치장하며 자기 주변의 불쌍한 사람들은 쳐다보지도 않는 자들,

노예근성에 빠져 힘 있고 권세 있는 자들에게 무조건 아부하는 자들,

목사면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부럽지 않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자들,

신도들이 눈물로 바친 돈을 창고에 쌓아 두고 재벌 부럽지 않게 호화롭게 사는 자들,

헌금으로 개인사업, 땅 투기에 골프가 취미인 자들,

마치 자신이 신의 권능과 권세를 한 몸에 받은 것처럼 행세하는 자들,

내가 이들을 모두 쓸어버리리라.

이제 교회와 성당들이 너무 많아졌다.

돈벌이가 잘된다 하니 너나할 것 없이 소위 종교시장에 뛰어드는구나.

신을 믿지도 않는 자들이 입에 발린 말로 신과 기적을 팔아 돈벌이에 열중하고 있구나.

가증스럽다.

구역질이 난다.

아니 피눈물이 나는구나.

너희들은 나를 찾지도 않고 내 이름을 부르지도 않는구나.

머지않아 내가 너희들을 망하게 하리라.

스스로 어리석음과 멸망의 구덩이에 빠지게 하리라.

잘나고 지혜로운 척하지만, 너희들만큼 어리석은 자들도 없다.

멸망하지 않으려거든 민중들을 참으로 깨우쳐 주어라.

제 나라 역사를 올바로 가르쳐 주고,

제 나라 말을 아름답게 가꾸어 쓰며,

제 나라 넋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여라.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정직하고 근면하게 제 힘으로 살도록 가르쳐라.

스스로 새로워지도록 가르쳐라.

영원히 변치 않는 꿈과 희망을 품게 해 주어라.

허물과 유혹에 빠지지 않는 용기와 힘을 길러 주어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리라.

너희가 번영하리라.

너희의 삶이 병들지 않고 건강하리라.

풍요롭게 되리라.

끊어진 허리도 다시 붙으리라.

다시 강해져서 그 누구도 감히 넘보지 못하게 되리라.

그리하면 내 눈에서도 다시는 피눈물이 흐르지 않으리라.

내 얼굴이 환해지리라.

너희 내 자손들아, 제발 내 얼굴에 미소가 돌고 신명나서 손뼉 치게 해다오.

나에게 돌아와 다오.

나에게 돌아오기만 하며 내가 너희들에게 덕과 지혜와 힘을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