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고심하다 아무래도 나의 생각과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서로 간에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져 이 글을 쓰는 바이다.

 

지난 3월1일 향린교회에서 김홍술 목사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과 함께 만났던 사람들은

그 날 그 자리에서 이미 나의 생각을 언급한 바라서 

지금 쓰고자 하는 글을 읽어보면 대체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의 의견을 이렇게 글로 남기는 이유는 

항상 모일 때마다 나온 얘기가 또 나오고 또 나와서

사람들의 얘기들이 그저 말로만 뱅뱅 도는 느낌이라 계속 시간만 오래 끌기에

결국은 나로서도 하다못해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게 좋다고 여겨져서다.

 

대안교회연합을 하시겠다는 김홍술 목사님의 견해는 이러하다.

대안교회를 지향한다면 어떤 노선과 신학적 색깔을 띠든 간에

그러한 신학에 대한 합의적 중심 없이 그냥 함께 모이고 사귀자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뭔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사실 김홍술 목사님의 이러한 생각을 처음으로 눈치채게 된 것은

지난번 세기연 포럼에 이 분을 모셔서 얘기들었을 때 바로 그 때였다..)

 

 

물론 나 역시 서로 간의 완전한 신학적 합의를 바라지도 않는 바이다.

단지 그에 대한 신학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적극적 시도는 분명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그거 없이 대안교회연합운동을 하겠다는 것은

연합을 지향한다면서도 중심적 비전을 모호하게 둔 채로 그냥 모이자는 것밖에 안된다.

 

다시 말해서 김홍술 목사님의 의견과 나의 의견 차이는

 

오래전 에큐메니칼연합교회 모임을 할 때 그러한 식으로 2-3년을

매달 한 번씩 모여서 사귀고 했지만 내가 볼 땐 별다른 성과도 없이

서로 간의 자리 확보 혹은 결정적으로는 감정 상함 때문에 그 모임이 삐그덕하게 된 것이다.

 

당시 에큐메니칼연합교회 모임에 대한 명확한 나의 입장을 말씀드린다면

에큐메니칼연합교회 신학원 때문에 나와 갈등이 있었다고 생각할 진 모르나

나로선 처음에는 제3시대 목사님들과는 신학적 문제로 별로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았고

나중에는 기회가 오겠지 생각해서 그다지 적극적이진 않았었다.

 

그리고서 거의 2-3년을 소위 말하는 진보 진영의 목사님들과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어울려다녔었다.

그러다가 에큐메니칼연합교회 그 모임의 결정적인 와해는

나로선 잠시 학교일로 그 모임에 2-3달 나가지 않았을 때 발생되었는데

목사님들끼리의 모임에서 몇 가지 감정이 상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되었고

그로 인해 갈등이 표면화되고 결국은 그 모임이 와해된 것이었다.

발생된 사건들에 대해선 나중에 여러 목사님들로부터 소상히 듣게 되어 알았었다.

 

생각해보면 서로 간에 합의적 시도조차도 제대로 못해보고 

매달 한 번씩 재밌게 친교하며 잘 놀다가 그냥 와해된 것이다. 

따라서 신학적 합의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소원하게 남아 있는 상태에서 그냥 와해되버린 것이다.

 

내가 볼 때 대안교회 운동은 대안신학 없이는 되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론과 실천이 함께 가야 하겠지만,

적어도 대안신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플랜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조차도 마련됨 없이 그냥 하겠다는 건 맨 땅에 헤딩하겠다는 것일 수 있다.

 

그날 모임 당시 갈릴리 교회를 하시는 조나단목사님께서

나와 비슷하게 대안신학의 필요성을 인식하시기도 하셨다.

솔직히 말해서 나 자신은 목사님들 간의 사교적인 친교모임에는 별관심이 없다.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사적으로도 가능할 것이다.

 

신념을 가지고 하는 운동이라면 서로 간에 그 노선이 적어도 어느 정도라도 서로 맞춰지지 않는다면

삐그덕할 가능성은 언제나 잠복되어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만일

그 시도나 노력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성서무오설에 반대하는지 어떤지.. 기독교 교리에 대해 어떠한 생각들을 지니고 있는지..

진화론을 받아들이는지 어떤지..등등 그 출발은 모일 때마다

서로 간의 생각들을 내어놓고 서로 알아가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도 김홍술 목사님의 중심 없이 그냥 모이자는 얘긴 지나치게 소극적 태도로 보인다.

억지로 뭔가를 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만일 뭘 해보겠다는 인위가 아니라 진짜로 무위의 입장이라면

정작 아무말 없이 그저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둬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심 없이 가겠다는 김홍술 목사님의 자신의 생각만큼은

여전히 확고하게 반복적으로 모임 때마다 던져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정작 입으로는 무위자연을 주장하시지만 실제로 그 무위의 범주에

김홍술 목사님 자신만큼은 알게모르게 예외적인 존재로서 쏙빼놓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번 류상태목사님과 함께 모였을 때 김홍술 목사님께 넌지시 말씀드리기를

인위적으로 뭘 하는 것을 반대하신다면 그냥 김홍술 목사님 자신 스스로도

그 원칙을 지키셔야 하기에 정말로 그냥 가만히 있으셔야 하는 것 아닌지요 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김홍술 목사님께선 나 자신이 어느 정도는 서로 간에

신학적 합의에 대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때마다 종종 그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셨다.

알고 보면 실제로는 김홍술 목사님의 확고하신 생각이 개입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학적 합의라는 게 가능하겠냐 라는 회의적 태도가 있을 수 있다.

나는 그러한 회의적 태도라면 연합모임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대안교회들 간의 완전한 일치로서의 신학적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단지, 나의 의견은 적어도 제대로 그 시도라도 해보면서

좀더 대안교회 모임을 생산적으로 해두자는 것뿐이다.

나 역시 완전한 합의나 일치를 바라지도 않는다. 단지 현재의 나의 의견은

그러한 시도에 대해서조차도 소극적으로 나오거나 이를 무기력화하는 것에 대한 반대일 뿐이다.

 

김홍술 목사님께선 행여 대안교회를 지향하는 연합모임의 숫자로

보수 기독교 진영을 압박하겠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나

대안교회들이 모이려면 어느 정도 구심점으로서의 합의적 비전부터가 분명하게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나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정리해서 말한다면,

나는 적어도 모임의 생산성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는 신학적 합의에 대한 시도 자체는 필요하다고 본다.

완전한 신학적 합의와 일치를 바라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는 가능한의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인 것이다.

그것조차도 차일피일 계속 미루고 있는 모임이라면 나 역시 별 생산성 없는 모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번에 5.18 기념 예배를 함께 드리기로 했지만, 이러한 행사도 기존의 예수살기 모임과

그다지 별 차이를 느끼지 않는 매년 연례행사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러한 나의 의견에 대해

김홍술 목사님께서(혹은 그 어떤 누구라도) 얼마든지 반대 의견을 주셔도 좋다.

구체적인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토론이라면 나로선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P.S-노파심에 말하는 것이지만 나로선 고심끝에 사심없이 합리적 토론을 나눠보자는 것뿐이니

행여라도 자신의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켜 논지 자체를 흐려버리는 미숙함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냥 100분 토론의 장이라고 여기고 구체적이고 정당한 근거에 기반한 자신의 견해을 밝혀주시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