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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제 목 : 모든 언명은 그 어떤 형이상학을 전제하고 있다..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05-01 22:31 조회(7787)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6/11 


  
 
 
화이트헤드가 보는 형이상학에 대해서 언급해볼까 합니다..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일명 <유기체의 철학>Philosophy of Organism이라고 합니다.. 훗날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기독교 신학 지평에 적용한 클레어몬트 진영의 신학자들이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과정철학>Process Philosophy이라고 부르기도 해서 오늘날 <과정철학>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은 바로 새로운 형이상학인데, 이것은 문창옥 박사도 얘기한 것처럼 <해석학적 존재론>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새로운 형이상학에 기반하기 때문에 물론 새로운 <우주론>cosmology을 담고 있습니다. 화이트헤드가 보는 형이상학에 대한 이해의 키워드는 『과정과 실재』(Process and Reality)제1부 제1장 사변철학에 관한 얘기들입니다. 별로 어렵게 쓰인 구절은 아니니 가능하면 찾아서 읽어보신다면 좋겠네요.. 일단 화이트헤드가 보는 형이상학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사항은 다음의 구절들입니다..
 
 
"<사변철학>Speculative Philosophy이란 우리의 경험의 모든 요소를 해석해 낼 수 있는, 일반적 관념들의 <정합적>이고 <논리적>이며 필연적인 체계를 축조하려는 시도로써, 그 <해석>은 경험의 여러 사항들이 그 철학적 도식에 의해 <적용가능>하고 전반적으로 해석이 불가능한 사항이 하나도 없는 <충분>한 것이어야 한다"(과정과 실재 PR 3/49).(참고로 화이트헤드 철학에서 사변철학이란 용어는 형이상학과 같은 개념으로 쓰이고 있는 용어임..)
 
 
그런데 이것은 형이상학의 최종적 이상입니다. 그렇기에 "진정한 형이상학의 제1원리들은 예증되지 않는 법이 없다"(PR 4/52)라고 합니다. "우리는 현실 세계가 그러한 원리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있는 것을 포착하지 못한다"(PR 4/52)는 것이죠.. 하지만 그는 다음과 같이 또 말합니다..
 
 
"(그렇다고) 철학자들이 이러한 형이상학의 제1원리를 최종적인 형태로 정식화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전적으로 허망한 일이다. 통찰력의 허약과 언어의 결함이 무정하게 그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PR 4/51). (그렇기 때문에) "형이상학의 범주란 어떤 자명한 것에 대한 독단적 진술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궁극적 일반성에 대한 시론적 정식화인 것이다."(PR 5/58)
 
 
그러한 형이상학의 성공요인은 적용가능성과 경험적 충분성, 요컨대 경험적 지평에서 드러나는 그 설명력에 달려있다고 보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그는 현실 세계의 그 어떠한 자료도 배제해선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계 안의 모든 자료들은 형이상학을 예증하고 있는 자료들이기 때문이죠.. "우리가 근본적인 형이상학적 자료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가 직접적으로 의식하는 이 세계가 곧 전체 자료인 셈이다."(형성 중인 종교 RM 82/66)
 
그렇기에 화이트헤드가 보는 형이상학은 바로 세계 안의 인간 경험 속에 굴절되고 침잠해버린 가장 밑바닥에 자리한 추상의 체계를 정합적으로 보여주는 일입니다. 그럼으로써 인간 경험의 다양한 양태들은 온전히 설명되고 구제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지요.. 문창옥 박사가 지적한 것처럼 화이트헤드가 철학을 일컬어 <추상관념의 비판자>라고 부른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이에 대해 화이트헤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철학적 방법을 기술하는 데 있어 <철학적 일반화>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즉 <모든 사실에 적용되는 유적인 개념을 점치기 위하여, 한정된 사실들의 무리에 적용되는 종적인 개념들을 이용한다>는 것이었다"(PR 5/53).
 
 
"문제의 핵심은 모든 명제가, 일반적이며 체계적인 형이상학적 성격을 갖는 우주와 관계된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배경을 떠난다면 명제를 이루는 개별적인 존재들과 전체로서의 명제는 결정적인 성격을 결여한 것이 된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 왜냐하면 모든 확정적 존재는 자신의 필수적인 지위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체계적인 우주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실을 제시하는 모든 명제는 그 완전한 분석에 있어서, 그 사실을 필요로 하는 우주의 일반적인 성격을 보여주어야 한다. 무(無)속에 떠도는 자기 충족적 사실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
 
형이상학의 실제적인 목표 가운데 하나는 명제의 정확한 분석이다. 그것은 단지 형이상학적 명제일 뿐만 아니라, <오늘 저녁의 식사에는 쇠고기가 있다>라든지, <소크라테스는 죽는다>와 같이 전적으로 일상적인 명제에 대한 분석이기도 하다. 어떤 특수 과학의 영역을 구성하고 있는 사실들의 한 유(類)genus는 그 우주에 대한 어떤 공통의 형이상학적 전제를 필요로 한다"(PR 10-11/63).
 
 
"역사는 형이상학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RM 82/66).
 
 
"<실천>practice속에서 발견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형이상학적 기술metaphysical description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 형이상학적 기술이 <실천>practice을 포섭하지 못할 때 그 형이상학은 불충분한 것이고 수정을 요하는 것이 된다. 우리들이 자기의 형이상학적 학설에 계속 만족하고 있는 한, 형이상학을 보완하기 위해서 실천에 호소하는 일은 있을 수 없게 된다. 형이상학은 실천의 모든 세부에 적합한 일반성의 기술일 뿐이다(Metaphysics is nothing but the description of the generalities which apply to all the details of practice)."
 
어떠한 형이상학적 체계도 이런 실제적인 테스트를 전적으로 만족시켜 주지는 못한다. 잘해야 형이상학적 체계는 탐구되고 있는 일반적 진리의 근사치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PR 13/65)
 
 
"어떠한 언어진술도 명제의 충분한 표현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지 않는다면, 문화의 발전 과정에서 형이상학이 차지하는 위치는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PR 14/65).
 
 
그럴 경우 우리는 그 어떠한 이론이든 간에 그 언어적 진술이 그 밑변에 깔고 있는 형이상학을 제대로 고찰해보지 않는다면 그 이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해명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화이트헤드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이트헤드가 보는 "사상의 역사는 관찰된 사실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 그 관찰 기록 속에 끼어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PR 9/59)는 것이죠..
 
 
우리가 의식적으로 그 어떤 말을 꺼낼 때에는 그 말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고자 한다면 그 말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유적 맥락에서 그 말의 진의를 파악하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것과 마찬가지임다. 그것이 신학적 언명이든, 물리학이든, 사회학이든, 심리학이든, 문학이든, 윤리학이든 이것은 언제나 그 어떤 전체적 관념을 전제한 채로 그 이론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지요.. 그 어떤 전체적 관념의 도식이란 것은 말을 내뱉는 사람 혹은 이론의 주창자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얘기할 때도 있고, 그 어떤 전체적 관념에 대한 일차적 반성 없이 부지불식간에 내뱉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 이상에서 볼 때 대략적으로나마 화이트헤드가 보는 형이상학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된다고 한다면, 나 자신이 결국 민중신학과 관련해서 민중신학에 왜 형이상학에 대한 정합적 체계가 시급히 요구되는지에 대한 나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말의 감이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가 개체적 사물로서 인식되는 추상은 사고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지만 그 결과, 사물들의 궁극적 본성에 대한 어떤 이해와, 그러한 추상적 진술에 전제되어 있는 배경에 대한 이해가 모두 결여되어 있는 경우, 모든 과학은 그들이 서로 모순된 배경을 암암리에 전제하는 다양한 명제들을 결부시키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관념의 모험 AI 197/252).
 
"형이상학에 대한 언급이 없는 모든 추론은 불완전할 뿐이다."(AI 196-197/252)
 
 
지금까지 저는 화이트헤드의 직접적 언급들을 발췌, 인용하여 설명해봤습니다..
이럴 경우 우리네 기독교 사상사 역시 어떠한 지를 고찰해봐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기독교 신학은 도대체 어떠한 형이상학을 전제하고 있었는가..
이것은 곧 기독교 신학과 형이상학이라는 철학 간의 관계이기도 합니다..
 
화이트헤드 철학에 기반한 저의 새로운 민중신학은 바로 이런 점에서
이 깊숙한 기초 토대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새로운 기독교 신학인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어떠한 형이상학적 전제를 가지고서
다시 건물을 세우느냐는 작업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02-11-11 03:1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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