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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신    
  글쓴이 : 미선이 날 짜 : 10-12-05 04:34 조회(4242)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f005/211 




 
“현실 세계의 특성에 대한 고찰과 함께 시작되는 어떠한 증명도 이 세계의 현실태를 초월할 수 없으며,
그것은 다만 경험되는 이 세계 안에서 드러난 모든 요인들만을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RM 69/77).
즉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신은 내재적 신이지 하나의 전적인 초월적 신이 아니라는 것이다(RM 69/78).
 
만일 그렇다면 현실 세계에서 발견되는 우리 안의 흔적들인
범신론, 다신론, 무신론, 진화론 등등 이러한 점들에 기반한 신 이해조차도 일면적 타당성을 가질 수 있겠다.
왜냐하면 이러한 신 이해들은 세계에 내재하는 초월적 신의 현존양태들이기 때문이다.
 
세계 안의 우리 자신들에게 더욱 가까이 있다고 느껴지는 신은 진화론적 신이요, 범신론적 신이며,
다양한 문화에 의한 다신론적 신이거나 신의 침묵(또는 무능함)에 의한 무신론적 신이다.
 
만일 초월적 신(존재)이 존재한다고 쳐도 현실 사실의 총체성 속에 포함되지는 않기에
이에 대한 증명이나 설명적인 어떠한 것도 발견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역으로 얘기하자면 우리가 곧잘 무신론, 범신론, 다신론, 진화론을 주장한다는 것은
초월적 세계를 직접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인간의 경험적 인식의 그 어떤 한계를 예증한다고 봐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오랜 옛날, 우리의 인식 체계가 아주 낮았을 적의 고대인들이
세계 안에 있는 태양이나 나무나 돌을 섬긴 원시적 신앙의 행태들은
신의 본성을 체득하는 것과 완전히 동떨어진 타락된 형태가 아니라
그러한 파악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을 뿐이지 궁극적으로는
신적인 본성으로 유도되고 있는 과정상의 한 형태라고 봐야 옳다.
 
화이트헤드가 말한 것처럼, 만약 신이 현실적이라고 한다면
신은 그 자신 안에 전체 우주의 종합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RM 95/103).
 
 
 
 
범돌 (10-12-09 08:37)
 
내재와 초월,
참으로 오래 전부터 들어왔던 단어들이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며,
내재란 동질성(즉자성)의 인식이고, 초월이란 이질성(타자성)의 인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공통분모는, 관계성인 것 같구요.

관계성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발견하는 신은 내재적인 신이지, 하나의 전적인 초월적 신은 아니다...라는 백두선생의 말씀은
내재와 초월이 분리된 둘이 아니라는 말로 느껴집니다.

우리 안에서 발견되는 초월... 모순된 말일까요?
알듯 모를 듯 하네요.^^

    
미선이 (10-12-10 02:07)
 
내재와 초월을 간단하게 설명해보이겠습니다.

부부관계를 한 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둘은 분명히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남편을 형성시키는 아내의 영향과
아내를 형성시키는 남편의 영향을 생각해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내재적인 것입니다.

동시에 남편이 매순간 어떤 속마음을 갖고 있는지
아내가 매순간 어떤 속마음을 갖고 있는지
서로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초월해 있는 부분이지요.

따라서 남편이 아내의 초월적인 측면을 알고자 하려면
직접적으로는 결코 알 수 없고
자신이 영향을 받고 있는 아내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만이 그나마 알 수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의 속마음을 알고자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구요.

이 패턴은 인간과 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의 초월적인 측면을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이 세계가 영향을 받고 있는 내재적인 측면을 통해서만이 그나마 유추해볼 뿐이죠.

따라서 신이 있다고 해도 진화론적이고, 다신론 혹은 범신론적이며, 심지어 무신론적일 수밖에요.
현실 세계의 영향에 대해선 제 아무리 초월적인 신도 자유로울 순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로써 보다 놀라운 사실 하나가 더 유추됩니다.

인간을 비롯한 자연세계의 생명들의 자율적 결정 역시
신 존재로부터 초월해 있는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 조차도 존재의 자율적 결정에 대해서만큼은 '알수없음'이 되어 있다는 거죠.
그렇기에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신은 결코 전지전능한 존재가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A와 B가 관계를 맺는다고 했을 때
내재와 초월의 양상만큼은 사실상 동일한 패턴으로 적용됩니다.
그것이 부부관계든 인간과 신과의 관계든 간에 말이죠.

범돌 (10-12-13 13:40)
 
결론은
관계성 속에서, 상호간의 내재와 초월의 양상만큼은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말이네요?

하지만
수직적 관계의 차원 또는 부분과 전체라는 관계의 차원에서 본다면,
패턴의 동일성만으로 단순화할 수 없는 차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

패턴은 동일할 수 있어도 동등한 레벨은 아니쟎아요?

    
미선이 (10-12-13 16:17)
 
네에.. 그렇기에 신과 세계의 관계를 저는 수직적 관계라고 생각지 않는다는 거죠.
내용에 있어 레벨이 다를 뿐이지 적어도 형식상에 있어서는 둘 다
동일하게 영원한 동반자적 관계에 있다고 보는 거죠. 신도 세계 없이는 성립되지 않는 존재이기에..

범돌 (10-12-15 08:58)
 
수직적이란 말에 종속적 위계질서의 느낌이 너무 강한가요?

저로서는 수직적 관계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방이냐 양방이냐. 획일적이냐 공감적이냐.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그걸 이데올로기로 고착화시켜서 빌붙어 우려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겠죠.

언젠가, 폴 틸리히의 글 중에서
높이와 깊이에 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존재의 궁극적 기반에 대한 기존의 상징들은 대체로 '높이'와 관련되어 있다.(저 멀리, 바깥이 강조되죠)
하지만 이제 '깊이'의 차원으로 표현될 필요가 있다.(가깝고, 안이 강조되죠)
깊이의 차원에서 초월과 내재는 이분법적 분열을 극복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내재와 초월의 관념이 신약성서나 기독교전통 속에서, 그리고 현재의 교회 안에서
어떤 모습을 띠고 있나요?

    
미선이 (10-12-15 11:10)
 
저는 수직적이란 말과 위계적이란 표현을 비슷한 개념으로서 같이 받아들입니다.
물론 일방 관계라고 보구요.

내재와 초월의 관념이 나타난 지점이 소위 말하는 삼위일체론인데
이에 대한 해석도 워낙 가지가지라서 다소 긴 논의가 필요할 듯 싶습니다.
아직까진 제가 보기에는 기존 기독교 신학에선 내재와 초월의 관념이
다소 엄밀하진 못한 점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신과 세계의 관계에서 볼 때도 신을 절대자 초월자로 보잖아요.
스스로 있는 자이기에 자기원인적인 독립적 존재로 보구요.
그래서 여전히 기존의 신 관념에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럼 또 얘기나누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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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신앙고백문 정강길 7137 09-02
39 <수신제가치국평천하>와 <평천하치국제가수신> 정강길 7655 07-05
38 여성 → 여자 → 여인 정강길 5103 06-16
37 더 깊고 풍요로운 자아를 위하여 (켄 윌버) 정강길 4814 06-10
36 <나와 다름>과 <나와 충돌하는 다름> 정강길 5270 05-31
35 [詩] 깨달음 미선이 4914 05-25
34 역사란? 미선이 4994 05-17
33 인디언들의 십계명 미선이 5083 05-14
32 합리성과 기적 그리고 믿음 정강길 4955 03-26
31 명상 혹은 심리학이 흔히 갖는 오류 정강길 5081 03-23
30 기도나 명상은 비움이 아니다! 정강길 5308 03-06
29 합리주의와 신비주의 정강길 5994 02-25
28 "이 세계는 내 몸의 몸이다" (2) 정강길 5308 01-26
27 "이 세계는 내 몸의 몸이다" (1) 정강길 5487 01-26
26 행복에 이르는 10가지 습관 (실천하면 건강해져요!) 정강길 5771 01-18
25 행복 정강길 5621 01-18
24 선교 미선이 5234 01-17
23 개혁 사각지대 (한겨레 그림판) 관리자 4601 01-02
22 올 성탄은 누구나 따뜻했으면.. 정강길 4509 12-20
21 '무조건 믿어라'의 기독교 (리얼 패러디) 미선이 5456 12-20
20 절망 (詩) 김수영 4890 12-20
19 그리스도교인들이 결론이랍시고 제시하는 정말 하나마나한 말들 (2) 정강길 5264 12-14
18 새로운 기독교의 이름, 신국교?! 정강길 5378 11-25
17 [만평] 언제까지 몰려다니실 건가요? 관리자 4961 11-15
16 어느 그리스도인의 성적 정체성 (1) 현경 5677 11-14
15 진리를 찾게 해주는 역설의 자세 정강길 4908 11-13
14 강자와 약자 정강길 4973 10-24
13 기복신앙 정강길 7076 10-21
12 이 사람을 누가 이렇게.. 관리자 4351 10-09
11 정체성 정강길 4485 10-09
10 침착 정강길 4730 10-08
9 대한민국 중년 아낙의 명절날 신세타령 시조 정강길 4803 10-04
8 평화를 위한 기도를 모을 때 미선이 4707 09-30
7 삶과 수행 (대승기신론2) 미선이 4750 09-26
6 사바가 열반이요 중생이 여래이다 (대승기신론1) 미선이 4467 09-26
5 순수의 전조 미선이 6655 09-26
4 미선이 4532 09-26
3 청춘과 성인 미선이 4560 09-26
2 나의 삶은.. 미선이 5076 09-26
1 그가 우리에게.. (이곳은 '짧은 글 긴 여운'의 게시판입니다) 관리자 715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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