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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詩] 굽이 돌아가는 길 (박노해)    
  글쓴이 : 미선 날 짜 : 13-08-08 20:13 조회(3892)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f005/342 




[모바일 밴드 '사민주의 정치연대' 펌] 
 
 
 
 
굽이 돌아가는 길
 
- 박노해 (시인)
 

울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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