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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화두>에 대하여    
  글쓴이 : 미선이 날 짜 : 11-02-10 22:30 조회(3901)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f005/230 


한국의 선불교에서는 공안으로서 화두를 매우 강조한다.
화두 참선 수행을 그래서 유난히 많이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선수행에서는 화두를 붙잡고 씨름하는 것이다.
 
화두란 무엇인가? 사전 그대로 말머리 같은 것인데
화두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그러한 화두 수행의 전반이 결정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좋은 화두가 좋은 수행을 낳는다고 여겨진다.
 
좋은 화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특성을 갖는다고 보는데
첫 번째는 영원한 현재로서의 <지금 여기>를 떠나지 않는다는 점과
두 번째는 그 중에서도 가장 부조리한 <지금 여기>의 것을 찾아내는 일이다.
 
내가 볼 때 좋은 화두는 항상 <지금 여기>에서 가장 많은 고통과 
가장 많은 부조화를 낳는 것일수록 더욱 좋다고 본다.
어쩌면 내게 있어 그게 어떤 것인지를 발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지금 여기>라고 했을 때는 내 안에 있어 가장 은밀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내게 있어 고통과 부조화를 낳는다는 점은
그또한 <관계>적 지평에 놓여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렇기에 화두는 항상 나의 것이면서도 동시에 사회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 어떠한 지금 여기의 찰나적 사건이라도
전체 우주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며,
이를 달리 말하면 GIO가 빚어내는 사건에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지금 여기>에서 에서 일어나는 고통과 부조화 또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에 속한다.
 
어떤 점에서 우선성의 원리를 생각해본다면,
진정으로 큰 맥락의 화두는 형이상학적인 것일수록 좋다고 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대체로 몸의 B층이나 L층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붙잡고 씨름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내게 있어 좋은 화두를 가장 손쉽게 발견하고자 한다면
나의 오류 혹은 갈등과 비극 같은
그런 실패한 몸의 경험들을 떠올려보면 더욱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그 같은 화두를 물고 씨름할 경우엔
어쩌면 매우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부터 나의 몸에 가장 큰 고통을 주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붙잡고 씨름해나간다면 언젠가는 GIO만족에 놓여 있는 <참몸>을 찾지 않을까 싶다.
 
도마복음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구하는 자는 찾을 때까지 구하는 것을
그치지 말지어다. 찾았을 때 그는 고통스러우리라.
고통스러울 때 그는 경이로우리라.
그리하면 그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되리라"  (도마복음서 제3장)
 
내가 볼 때 도마복음의 이 구절은 GIO만족으로 가는 <참몸찾기> 과정에 있어
진정한 몸수행의 과정을 적절히 잘 묘사한 언급이라고 본다.
 
이전과 다른 삶이 되는 진리를 구하는 수행을 하는 자는
이전과 다른 삶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진리를 구하는 수행 과정이
그 자신에게는 매우 혼란스럽고 고통을 주기도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진리 수행이 주는 참맛에 한 번이라도 빠져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가져다주고 있는 경이로움 또한 잊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그리고 그것이 끝내 그 자신에게 익숙한 삶의 스타일로 정착된다면
결국엔 자기를 다스릴 수 있는 차원이 되는 것이기에 모든 것을 다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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