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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시작이 있는 우주인가? 시작도 끝도 없는 우주인가?    
  글쓴이 : 미선 날 짜 : 16-06-18 11:35 조회(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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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LE #1 : Cosmology_from_Quantum_Potential-1-s2.0-S0370269314009381-main.pdf (272.2K), Down:1, 2016-06-23 15:24:00





과학의 우주론과 종교의 우주론
- 시작이 있는 우주인가? 시작도 끝도 없는 우주인가?



오늘날 세계 일급의 이론물리학자들 중에는 우주의 시작이라는 빅뱅 우주론의 특이점(singularity)을 인정치 않는 <순환우주론>을 주장하는 면면들이 있다. 순환우주론은 말그대로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전개되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우주론>을 의미한다.

(*참고로 <순환우주론>과 <다중우주론>은 다소 구분할 필요도 있는데, 이 순환우주론에선 동시적인 평행우주를 상정하고 있진 않다. 오히려 그런 식의 다중우주론을 더 비판적으로 보기도 한다.)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듯이, 빅뱅 특이점에서는 물질의 밀도가 무한으로 되면서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붕괴되고 만다. 또한 급팽창 이론을 거론하는 과학자들 중에선 정작 급팽창의 시작 조건에 대해선 의문을 표하고 있다(<우주의 통찰> 참조). 어쨌든 그러한 연유들과 함께 순환우주론의 주장이 현재 과학자들 사이에서 전개되곤 하는 것이다.  

빅뱅의 특이점은 과연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진화하는 우주의 역사는 과연 138억 년이 전부 다인가?

이에 대해 양자 중력 이론의 대가로도 알려진 물리학자 리 스몰린(Lee Smolin)은 우리의 우주가 이전 우주의 블랙홀에서 태동된 우주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우리의 우주가 빅뱅 특이점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을 거부한다. 오히려 빅뱅은 블랙홀의 상전이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빅뱅의 특이점은 최초의 시간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니고 오히려 일반 상대성 이론이 그 부분에 있어선 불완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즉, 일반 상대성 이론이 끝이 아니라 더 알아야 할 게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과학자들도 <절대 무(無)>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이미 거부하고 있다. 완벽한 진공 상태라고 해도 여전히 에너지와 물질의 상호작용은 일어난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리처드 파인먼의 양자전자기학(QED)에서도 보면, 진공에서조차 물질과 반물질의 생성소멸은 끊임없이 일어난다고 얘기된다.

파람 싱(Param Singh)이라는 과학자 역시 우주의 시작이라는 빅뱅을 부정한다. 그에 따르면,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이 우주가 매우 작아졌을 경우에는 밀어낸다고 하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의 결합인 양자 중력 이론에 이르면 결국 새로운 반중력 이론이 된다고 얘기한다. 따라서 수축된 붕괴 우주를 통해 다시 현재의 우주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 역시 순환우주론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유명한 막(brane)우주론의 이론물리학자인 폴 스타인하트 (Paul J. Steinhardt)과 닐 튜록(Neil Geoffrey Turok) 역시 <끝없는 우주>라는 저서에서 다음과 같은 <순환 우주론>을 말하고 있다.

"우리의 우주의 역사는 반복되는 진화의 주기로 이루어진다. 매 순환 주기는 빅뱅으로 시작되지만 이 폭발은 공간이나 시간의 시작이 아니다. 오히려 빅뱅은 "이전"과 "이후"가 존재하는 사건으로 물리적 법칙을 통해 기술 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Sir Roger Penrose)도 기존 빅뱅 우주론을 인정했던 자신의 입장을 수정하여 'Cycles of Time'(시간의 순환)이라는 저작에서 순환 우주론을 피력한 바 있다.

펜로즈에 따르면, 우주의 팽창은 모든 질량이 결국에는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시간과 크기에 대한 개념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무한하게 거대한 우주가 다음 우주의 무한하게 작은 우주의 시작점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즉, 전과 후가 있는 시간 체계로서 이 역시 시작도 끝도 없는 <순환 우주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물리학 진영에 흥미로운 논문이 하나 올라온 것이 있다(아래 링크 참조).

이들 연구자들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무한대의 밀도를 갖는 특이점에 이르게 되면 깨어진다는 점에서 이를 수정해 새로운 방정식을 제시하는데 그러한 양자적 보정을 수행한 계산에서는 이 우주가 어떠한 특이점도 지닐 필요가 없다고 나온다. 즉, 우주는 빅뱅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Physics Letters B에서 Letter를 붙인 것은 과학자들끼리 보다 빠른 연구 내용들을 접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붙여진 명칭으로 알고 있다.

.............

물론 시작도 끝도 없는 무시무종의 순환 우주론은 과학 진영에선 아직 가설에 해당한다. 하지만 기존 빅뱅 우주론에 전제된 시작 특이점을 상정하는 것은 더더욱 설명 못하는 난점을 초래하고 있는 허술한 구멍을 야기한다. 이러한 난점으로 귀착된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자들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는 딜레마에 속한다.

따라서 우리의 우주는 태초라는 시작이 있는 우주인지 혹은 근본적으로 시작도 끝도 없는 우주인지.. 어떤 쪽이 좀 더 설명력이 더 큰 우주론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물론 나 자신은 시작이 있는 우주론보다 근본적으로 시작도 끝도 없는 순환 우주론이 더 설명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과정철학자 화이트헤드(A. N. Whitehead) 역시 우주의 시작이라는 태초(beginning)를 거론한다는 것은 오히려 넌센스(nonsense)로 보았었다. 그에 따르면, 우리의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이 전개될 뿐인, 창조적 전진으로서의 <과정>process만이 있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의 순환 우주>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우주시대(cosmic epoch) 시작은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우리의 우주시대는 <이전 우주>로부터 태동한 것이며, 현재의 우주는 <다음 우주>로 나아갈 뿐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지 137억 년이라는 것은 현재의 우주시대에서 우리의 관측 기술에 의해 포섭된 사안을 의미할 뿐이지 그것이 곧바로 우주 전체의 궁극적인 역사로서 확정될 순 없다는 것이다.

서구 기독교 우주론의 일대 전환이 있어야

어떤 의미에서 이는 우주의 시작과 종말을 상정하고 있는 기존의 서구 전통 기독교가 갖고 있는 우주론을 부정한다. 오히려 무시무종의 우주론은 불교에서 보는 우주론에 좀 더 부합된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불교인이 아니지만 어쨌든 기독교인으로서도 기존 기독교의 우주론은 다소 수정될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서구 기독교의 주된 입장은 <무(無)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였다. 보다 나은 해석은 무(無)로부터가 아니라 <혼돈으로부터의 창조>일 것이다. 중요한 차이는, 태초 이전에도 그 어떤 것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빅뱅 특이점 순간만은 신의 초자연적인 간섭이 있었고, 이후는 진화론적이라는 입장을 갖는 이도 있지만, 이는 억지스런 절충이라고 생각된다. 만일 종교의 유신론을 과학의 진화론과 제대로 통합시키고자 한다면 적어도 초자연주의와 자연주의 관점에 대한 정리를 모호하지 않게 일관된 논리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알기에 기독교 진영에서 과정신학을 제외한다면 아직 기독교는 자연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진 않은 걸로 안다. 자연주의는 유물론주의와 동의어가 아니다. 특히 유신론적 지적설계론자들은 자연주의를 마치 과학주의나 유물론주의 혹은 무신론주의로 알고 있던데 이는 전적인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과정사상가인 데이빗 그리핀(David Ray Griffin)은 종교와 과학이 서로 타협 가능한 자연주의를 아주 잘 제시한 바가 있다. 이러한 자연주의에서는 <종교의 초자연주의>와 <과학의 유물론주의>는 모두 거부되면서 또 한편으로는 서로 소통이 가능한 접점을 확보한다.




어쨌든 신과 세계는 창조적 전진으로서의 과정에 놓여 있을 뿐이고 우주의 진화는 시작도 끝도 없이 전개되는 가장 근본적인 사태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서서히 태초라는 빅뱅 특이점이 거부되고 있음을 볼 때 아무래도 태초를 상정하는 기독교의 우주론은 어느 정도 수정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적어도 우주의 진정한 나이는 현재의 138억 년보다 훨씬 더 나이가 많은 플러스 알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작과 끝을 상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것이 곧바로 신 존재를 폄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창조>라는 사역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근본적인 재고찰을 할 필요도 있겠다.

즉, 창세기는 과거 태초에 있었던 사건이라기보다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공동 사역은 아닌가 생각한다. 우주의 창조적 진화 자체는 시작도 끝도 없이 영속적으로 전개되는 것일테지만, 그러한 우주 진화의 방향과 성격은 오히려 현재 진행형의 창조 사역에도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갈 수 있는 상생의 공동 목표를 추구할 시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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