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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신이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    
  글쓴이 : 미선 날 짜 : 20-04-19 07:07 조회(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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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


코로나19 방역은 계속 진행 중에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예배 및 종교 모임을 강행하는 일부 종교인들도 있는 것 같다. 얼마전 박원순 서울 시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서울의 교회만 해도 33%가 여전히 오프라인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신앙심이 투철하면 과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않을 것인가? 하나님은 신앙인들한테만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해주시는 그런 존재일까? 

그러나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오히려 이를 믿는 종교인들이 더 많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고 실제로도 예배 장소가 확진 감염의 온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적어도 이들이 믿는 신에 대해서만큼은 바이러스들도 아랑곳 않는 것 같다. 

<과학 이후의 세속 시대>는 <과학 이전의 고대나 중세 신앙>이 통할 리가 없다. 그 옛날에는 신의 전지전능한 손길로 고작 바이러스 하나 없애는 건 정말 아무 일도 아닐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전능한 신의 위대함을 믿는 사람들은 그래서 예배라는 숭배 문화를 형성해왔다.

혹시 필자의 이런 언급에 대해선 기독교만 떠올려서는 곤란하며 유대교나 이슬람교의 신뿐만 아니라 하늘님, 부처님, 신령님, 천지신명, 옥황상제, 환웅이든 단군 할아버지든, 신비스런 정령이든, 위대하고 거룩한 교주든 상관없이 그런 신격화된 존재의 이름을 뭐라고 부르든 간에 그와 같은 대상들을 <초자연적인 존재>로서 믿고 있는 모든 종교들에 해당되는 얘기라는 점을 말씀드린다. 간단히 말하면 <초자연주의를 신앙으로 삼는 모든 종교들>에 해당될 수 있다는 얘기다.

<초자연주의>supernaturalism란 자연의 인과성을 넘어서 궁극적인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힘/사건이 있다고 믿는 사조를 말하며, 이들의 종교 신앙은 그런 초자연적 존재/힘/사건이 자연의 인과성을 언제라도 깨트릴 수 있다고 믿는 신앙인 것이다. 따라서 바이러스 하나쯤 신적 존재의 전능한 위력으로 얼마든지 제거될 수 있다고 믿거나 그런 신적 능력의 발휘로 적어도 신앙인들만은 이를 피해갈 것이라고 간주한다.

<초자연주의>는 세속 시대에서의 현대 종교가 여전히 못버리고 있는 낡은 형이상학적 신념일 뿐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낡은 형이상학적 신념은 <과학>이라는 인류 지성의 또다른 전통과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왜냐하면 과학은 자연에 대한 인과적 원인이나 그 설명을 본질적으로 자연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과학 진영의 낡은 형이상학적 신념은 <과학적 유물론>일 것이다. 필자는 종교는 초자연주의라는 낡은 형이상학적 신념을 버리고, 과학은 과학적 유물론이라는 철학적 입장을 극복할 때 그래서 더 넓은 <자연주의>naturalism라는 신념 속에서 함께 할 때 종교와 과학이 상호 건강한 소통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보는 입장임을 말씀드린다.



예배 강행의 배경에는 경제적 재정의 문제도 있겠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 보면 자연의 인과성을 초자연적인 신적 능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초자연주의를 신앙으로 갖는 종교일수록 더욱 고집스럽게 나오는 점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종교일수록 합리적 소통을 기대하기란 매우 힘들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의 핵심을 초자연주의 신앙과 동일시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자연주의를 채택하더라도 얼마든지 종교 신앙이 가능함에도 고대와 중세로부터 이어져 온 이 신념을 마치 전통신앙인 것처럼 간주하여 여전히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신적 존재(이런 존재가 신이든 혹은 신격화된 교주든)에 대한 숭배 문화 역시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보는데, 종교는 본래 <고독>과 함께 행하는 것이어서 굴종의 숭배가 아닌 오히려 그러한 종교적 이상들을 몸으로 체화하려는 몸수행의 종교들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종교 뿐만 아니라 국가도 마찬가지지만 어떤 집단화된 신앙과 이념도 결국 자율적 개인 존재를 억압해선 곤란한 것이다. 그런 존재를 신적 존재로 숭배하는 건 우리 시대에서는 오히려 정신의 퇴행을 더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클 것이다.

초자연적인 존재(신이든 신격화된 교주든)는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런 초자연적인 신적 존재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신 자체에 대한 부정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연주의 유신론>의 입장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종교 자체를 초자연주의와 동일시하는 태도 역시 종교에 대한 협소한 이해일 뿐이다.

따라서 만일 참다운 신이 존재한다면 그런 식(예배 강행 같은)으로 바이러스를 이기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연의 인과성을 신조차도 건드리지 않는 이유는 자연의 모든 존재의 결정들 역시 함께 존중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참다운 신은 우리 삶의 가장 취약하고 아픈 고통 속에 참여하는 자각된 자들의 노력들을 통해 함께 사역할 것으로 본인은 믿고 있다. 그나마 참된 소수의 종교인들은 예배 대신에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한 마스크를 손수 만들어서 배포하는데 힘쓴다고 한다. 확언컨대 그런 신앙이라면 확실히 바이러스를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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