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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노동> 개념의 한계.. <노동중심성>에 대한 회의..    
  글쓴이 : 미선 날 짜 : 14-06-26 13:41 조회(3945)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2/106 





"노동자 밑에도 노동자가 있고, 노동자 위에도 노동자가 있는
오늘날의 완숙한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위에 있는 노동자에게 밑에 있는 노동자의 자기 상품화란 ‘즐거움’ 그 자체가 될 수 있지요.

복합화된 자본주의 사회라는 피라미드에서는, 약간이라도 높은 위치를 점한 노동자는
거의 당장에 그 생활 양식/성향상 '새끼 자본가'로 둔갑되지요."
- 박노자

.........


개인적으로 나는 <노동중심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지난 백여년 간 좌파 진영이 갖고 있는 교리적 관점 중의 하나는
<자본 대 노동>이라는 시각이었다. 그럴 만도 했던 게
지난 산업자본주의사회에서는 이러한 인식이 잘 들어맞는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 기본 전제 시각에 대해
오늘날에는 정말로 그러한가를 다시금 되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우리가 말하는 노동이라는 개념은 거의 대부분 <임노동>을 의미하고 있다.
이반 일리치 역시 잘 지적했듯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노동에는
임노동만이 아니라 돌봄노동 가사노동 같은 비임금의 <그림자노동>shadow work역시
사회적 생산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이는 노동이라는 개념 체계에서 아예 배제되어 있는 실정이다.




어떤 의미에서 좌파 진영이 그토록 강조하는 노동중심성을 곰곰히 살펴볼 경우
그 기저에는 숱한 그림자노동의 희생을 담보하고 있는 개념이라고 여겨진다.
기존 경제학에서는 이 그림자노동은 철저하게 배제된다. 이 같은 노동의 종사자들은
GDP국내총생산에도 아예 배제되어 빠져 있는 또 다른 사회적 생산자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계급 안에서도 강자와 약자라는 계급분화가 이미 전개되어 있는 형국이다.
이를 읊어본다면 다음과 같다.

공기업 대기업 / 중소기업 / 자영업
정규직 / 비정규직 / 알바
안정노동자 / 불안정노동자
사무직노동 / 육체노동
지식정보 / 단순노무
계약관계 노동에서의 갑의 노동자 / 을의 노동자
본청 노동자 / 하청(지방) 노동자

이렇게 놓고 볼 경우 이미 자본 대 노동이 아니라
이미 <자본편에 서 있는 노동>이 되려 노동중심성 안에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노동중심성이 때로는 자본축적의 흐름에 편승하는
<반해방적 행태>를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오히려 <자본 대 노동>이 아니라 <자본 대 웰빙(well-being)>이라는 시각을 제안하고 싶다.

일전에 홍기빈 선생도 자본 대 노동은 한계가 있어 그 역시 <자본 대 사회>라는 시각을 제안한 바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점을 여쭈니까 이때 말하는 사회라는 게 결국 <자본 대 좋은 삶>을 말한 것이라고 하였다(<살림살이 경제학> 참조). 이는 필자가 말한 <자본 대 웰빙>이라는 뜻에 부합되는 내용이라고 여겨졌다.

자본은 오히려 '병든삶'이라는 <일빙>ill-being에 기여할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노동 계급 연대>에서 <약자 연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약자(underdog)란 다양한 사회적 관계 지평에서
흔히 말하는 갑-을 권력관계에서의  '을'에 속할 수 있는 모든 존재로 보면 되겠다.

우리 안에는 다양한 삶의 현장이 있지만 모순 갈등의 핵심은 모든 사회적 관계들에서 나타나는
<강자와 약자 관계 갈등의 변주들>에 다름 아니다. 이 갈등 관계의 변주들이란 다음과 같다.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지배자와 피지배자, 부자와 가난한자, 지주와 농민, 산업자본가와 근로노동자, 남성(가부장)과 여성, 대기업과 소비자,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일반인과 장애인, 집단과 왕따, 건물주와 세입자, 직장상사와 부하, 강대국과 약소국, 백인과 유색인, 인간 대 자연 등등 이러한 관계들이 계급차별, 성차별, 인종차별, 나이차별, 외모차별 등등 여러 가지 부조리와 모순을 낳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강자와 약자 관계는 꼭 인간들 간의 관계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인간 대 자연환경의 경우도 있을 수 있기에
멸종되는 생물을 포함해 생태자연환경도 약자적 위치에 자리매김 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직장에서는 약자일 수 있지만, 가정에서는 강자일 수 있는
부조리한 모순적 상황도 존재한다.  집회 현장에서는 노동해방을 외치면서
가정에서 폭력가장이 된다면 이는 그 안에 적어도 두 개 이상의 계급이 교차되고 있는 셈이다.

단 한 명의 인간 안에서도 고정화된 정태적 의미의 계급이란 없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이미 유동적인 과정이라는 관계적 현실에 놓여 있으며, 그러한 존재 관점에서 볼 경우
어차피 모든 인간들은 오히려 <다차원적인 계급 관계>에 놓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보다 주의깊게 관찰하며
우리 스스로를 포함해 잘 살펴봐야 할 지점은
매순간들마다 다양한 형식들로 변주되고 있는
강자와 약자의 구도를 형성하는 모든 사회적 관계들이다.

따라서 <약자 연대>를 통해 세계 안에 고통받는 약자들을 우선적으로 위하는
<약자 우선성의 원리>가 우리 안에 <몸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는 궁극적인 공평성과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자 진정한 몸삶 건강의 길이기 때문이다.

즉, 서로의 목적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상생하는 건강 사회>야말로
우리가 합리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 가능한 자유 사회>라는 것이다.
그것은 <제약된 현실과 이기성이 최적화로 균형을 맞춘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받고 고통받고 희생당하는
약자적 위치에 놓인 모든 존재들을 아우를 수 있는
<약자 연대>로 나아가길 나는 희망하는 바다.

...................


[관련글] 노동중심성에서 배제되는 그림자 노동


sunshaine (14-08-23 12:54)
 
여성주의도 약자우선주의로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여성 안에도 다양한 권력이 존재하는데 여전히 여성&남성이라는 대립구도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인 '힘의 불균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특정 성을 표방하기보다는 그 모든것을 아우르는 '약자'의 개념이
더 설명력이 있다고 보여진다.

여성주의< 인간주의< 약자우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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