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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펌] 월드컵의 이면 : 축구공 만드는 아이들 (김선형)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09-21 02:03 조회(8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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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FIFA도 자본주의라는 세계 체제에 너무나도 충실한 기구네요..
축제는 즐긴다고 해도 문제를 제기할 건 해야하지 않을까 싶슴다..

월드컵이 우리나라에 전대미문의 열광적인 화합을 일궈내면서
단절된 계층과 세대와의 대화라는 좋은 효과도 창출하고 있지만
반면에 거대한 환호 속에 다른 하나의 진실은 묻혀져 갑니다..

현재의 월드컵 역시 자본주의를 곤고하게 하는 시장일 뿐입니다..
일찌기 맑스가 간파한대로 시장은 사회적 생산 관계를 은폐시키는 장막이죠..

대다수는 모릅니다..
월드컵으로 인해 환호하는 그 축구공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제3세계 배고픈 자들의 노동의 피와 눈물이 배여있는 150원짜리 그 축구공을..
정작 환호하는 축구팬들은 아무도 그 사연에 관심하지 않습니다..

축구를 진정 사랑하세요?


혹시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들이 있으시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국제민주연대 엮음 {사람이 사람에게} 2002년 3~4월호
특집: 다른 월드컵에 실린 두 편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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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 만드는 아이들



아동노동반대 세계행진(Global March Against Child Labor, '글로벌 마치') 김선형

새 천년 첫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린다. 이는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며 한국과 일본 등 두 국가가 공동 개최하는 첫 월드컵이다. 세계에는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약 2억 5천만 명의 축구 선수가 있다고 한다. 이들과 수많은 지구촌의 모든 축구 팬들이 이 무대를 꿈꾸며 희망을 키워간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희망과는 정반대되는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꿈의 무대에서 사용되는 축구공, 유니폼, 기타 용품 등의 생산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다. 인도, 파키스탄 이 두 국가에서만 수십만 명의 어린이들이 값싼 임금으로 이 업종에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10대 초반 또는 미만의 어린이들로 학교 교육은 불구하고 기본적인 성장과 생활에 필요한 환경조차 갖지 못한 채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어린이들이 있는 한 월드컵의 의의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번 월드컵을 맞아 <아동노동반대 세계행진>(Global March Against Child Labour 이하 '글로벌 마치'www.globalmarch.org)는 2002 월드컵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글로벌 마치'는 1998년 1월 17일 결성된 범세계적인 사회운동으로, 이름에 나타나는 그대로 아동노동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하기 위해 생겨났다. '글로벌 마치' 운동은 1998년 1월부터 약 1년 동안 아동, 인권, 노동 문제에 관련된 개인들과 비정부기구(NGO; Non-Governmental Organization 이하 NGO), 기타 조직들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를 거쳐 아동노동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행진하며 시작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북 아메리카를 거쳐 유럽에 다다른 이 세계적인 행진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끝이 났다.
행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제네바에 위치한 <국제노동기구>(ILO; 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 이하 ILO) 본부에서 로비를 펼쳤고 그 결과 1999년 6월 ILO가 협정 182조라고 알려진 "최악의 아동노동금지 협정"(Convention Concerning the Prohibition and Immediate Actions Toward the Elimination of the Worst Forms of Child Labour)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협정 182조는 아동노동과 관련해 세계 최초로 제정된 협정이다.
'글로벌 마치'는 현재 세계 약 1백개국에서 NGO, 사회 단체 등과 네트웍을 형성해 활동하고 있으며 협정 182조 캠페인, 교육 캠페인, 가사 아동노동 캠페인 등의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월드컵 캠페인이다.
월드컵 캠페인은 월드컵을 1년 남긴 지난해 5월 31일 시작되었다. 이 캠페인의 요지는 한국과 일본에서 열리는 2002 월드컵에서는 아동노동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된 축구공과 용품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글로벌 마치'는 국제축구연맹(FIFA; Fede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이하 FIFA), 국제 스포츠용품 산업연맹(WFSGI; The World Federation of the Sporting Goods Industry), 각국 축구협회와 축구 단체, ILO, 유니세프(UNICEF; UN for Children's Fund 유엔 아동보호기금)와 같은 국제 기구들에 로비를 통해 축구 산업에 아동노동을 금지하는 한편 성인 노동자들에게 정당하고 기본적인 노동 환경과 급여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축구공은―특히 월드컵이나 국제 대회에서 사용되는―손으로 직접 만든 것을 최상품으로 친다. 기계로 생산되는 축구공은 품질이 떨어지고 수제품보다 약 30∼50%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생산자로서는 저렴한 노동을 이용하여 수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사업의 이윤을 남기는 일이다. 당연히 임금이 싸고 노동력이 풍부한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서 축구공을 만들게 되고 인도와 파키스탄 같이 이러한 조건을 갖추면서 축구의 변방 국가로 축구와 관련된 문제들이 대체로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국가들이 최상의 생산 거점이다.

축구공 하나 만들고 150원 받아

파키스탄은 전세계 축구공 생산의 70%를 맡고 있다. 파키스탄의 시알코트, 인도의 푼잡 지방은 특히 축구 산업이 활성화되어 있는 곳이어서 시알코트 시 한 곳에만 약 3백 6십 개의 합법적인 생산처와 약 1만 개의 비합법적인 생산처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합법적 생산처 중 약 60곳만이 제대로 된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고 그 외에는 규정에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시설만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알코트는 현재 1년에 약 3천 5백만 개의 축구공을 생산한다. 지난 1995년 한해 시알코트는 2천만 개의 축구공을 수출했는데 이는 하루에 54,945개, 1시간에 2,289개에 달하는 양이다. 축구 산업은 1999∼2000년 한해 동안 파키스탄에서 최소한 3십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했고 그 해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 기여액이 약 150억 루피(약 4천억 원)에 달했다.
축구 산업이 파키스탄의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인프라나 사회 보장이 부족한 이 나라에서 노동자의 권리는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합법적인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많은 노동자들이 비공식적인 고용의 형태로 축구용품 기업들의 중간 상인이나 협력업체에 의해 계약을 맺어 생산에 참여하고 있으며 노동 환경은 기본적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집이나 기타 생산처에서 작업하며 고용 대우라는 것은 아예 없고 기본 생활이 불가능한 낮은 임금, 긴 노동 시간, 고용인들로부터 정신적, 육체적인 학대를 당해야 한다. 이러한 부당한 고용 상황은 경제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성인 뿐만 아니라 부모들을 도와 어린이들까지 산업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파키스탄과 인도를 합해 적게는 수만 명, 많게는 수십만 명의 어린이들이 축구공 생산에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 과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특히 어린이들은 자가 생산이 대부분이므로 정확한 어린이 노동 인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축구공은 한뜸 한뜸 바느질로 수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쪼그려 앉아서 바느질을 하면 하루에 적게는 3, 4개, 숙련되면 10개까지 만든다. 공 하나에 한화로 약 100∼150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 하루 12시간 이상 작업해도 일당 2천 원을 넘지 않아 아무리 물가가 싼 인도, 파키스탄이라도 이 정도 급여로는 기본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축구공을 만드는 어린이들은 적게는 5, 6세부터 시작해서 10대 중반까지 이 일을 계속하며 어른이 되어서도 이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어린이들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생활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전력도 부족해서 침침한 불빛 아래 보통 하루 10∼12시간 이상 작업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손동작이 능숙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수없이 바늘에 찔리거나 다치고 나중에는 지문까지 지워진다. 하루 종일 허리를 구부려 작업하기 때문에 디스크 같은 건강 문제도 생기고, 시력을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개선의지 없는 기업들

축구 산업에서 아동 노동력 이용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인권사회단체들과 국제 기구들이 활동에 나서기 시작하자 지난 1996년 FIFA는 <국제자유노동연맹>(ICFTU; 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Free Trade Unions)과 함께 FIFA 라이센싱으로 생산되는 축구공과 용품에 이용되는 노동 관행과 관련한 기준에 동의했다.
이 동의서에 의하면 축구공 생산과 관련된 노동이 강요적, 구속적이지 않아야 하고 아동 노동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고용에서 인종, 피부색, 성별, 종교 등에 의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가입할 자유가 있으며 정당한 대우를 주장할 권리가 있다. 또한 노동 시간이 주 48시간을 넘지 않으며 급여는 기본 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액수가 주어져야 하고 고용주는 안전하고 건전한 노동 환경과 안정된 고용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동의서와 관련된 조직들은 이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국제 스포츠용품 산업연맹에 가입되어 있는 기업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대신 국제 스포츠용품 산업연맹은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아동노동 관련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아동노동을 금지하고 정당한 노동 환경을 만든다는 내용을 포함한 행동 법규를 제정했다. 그러나 이는 권고 사항으로 구속력이 없었다.
1998년, 국제노동단체들은 FIFA와 그의 마케팅 및 라이센싱 자회사인 ISL과 함께, FIFA의 노동 관련 기준을 FIFA/ISL의 라이센싱 계약서에 포함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 결과, 1998년 이후 FIFA가 스포츠용품 회사와 체결하는 모든 계약서는 라이센싱 기업이 생산 과정 어느 부분에서도 아동 노동력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증명을 해야 하는 책임과 생산 과정을 독립적인 감독관이 감사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이행, FIFA/ISL의 노동 관행 기준의 이행 책임 등을 포함하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계약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FIFA 자체도 계약 이행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즉, 계약서는 하나의 종이조각일 뿐 책임이나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마치'를 포함한 많은 관련 단체들은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효과적인 감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감사의 결과를 공식적으로 밝힘으로써 문제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로 자사의 이미지 관리를 우려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나름대로 관련된 노동 관행을 이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리복 같은 회사는 "이 공은 아동노동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축구공의 판매를 시작했고 시알코트에 아동 노동자들이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할 예정이다. 또한 자체 모니터 시스템을 시작해 생산된 축구공과 공장 노동자의 수를 계산, 외주로 값싸게 공을 생산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나이키는 시알코트에 새로 신축하는 공장에서 일할 노동자들은 적어도 15세 이상의 연령이라는 증명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들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감사나 모니터의 결과가 깨끗하고 투명하게 외부에 알려져야 하는데 아직 그렇게 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없다.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물론 아동노동은 이보다 더 많고 복잡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아동노동 자체를 필수로 생각하는 사회의 인식,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어린이 가장들이 수입이 없어질 때 그 가족들에게 오는 재정적인 손실, 어린이들이 일터를 떠났을 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 아동노동을 금지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보조와 법적 조치, 기업의 윤리적인 노동 관행 등 총체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많기만 하다.
'글로벌 마치'는 ILO와 함께 ILO-IPEC(International Programme on the Elimination of Child Labour 아동노동금지를 위한 국제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파키스탄의 시알코트와 인도의 잘란다르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위의 문제에 대한 해결들을 모색하고 있다. 생계를 맡았던 어린이가 학교에 가는 대신 그 가정의 성인이 그 작업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재정 손실에서 오는 액수를 보조금으로 급여하는 방법, 학교 교육의 수준을 높여 어린이들이 계속해서 교육을 받기를 원하도록 유도하는 것, 정부의 ILO 법 제정 등을 위한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독립적인 감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도 모색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캠페인이 활발하기를

'글로벌 마치'는 2002 월드컵 캠페인을 위해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 그리고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12개국을 선정해 축구 산업에서 아동노동 실태를 알리기 위해 집중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들 12개국은 유럽에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스웨덴, 아프리카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 북미의 미국, 멕시코, 코스타리카, 남미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이다. 이들 국가에는 각각 그 나라안에 '글로벌 마치' 네트웍의 담당자(national coordinator)가 있어 활동을 계획하고 관장한다.
특히 일본과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져 여러 인권사회단체들과 노동 단체들, 학계에서 참여하고 있으며 방송과 미디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소개와 토론이 이루어졌고 캠페인 모금을 위한 친선 축구 경기, 서명 운동, 워크숍과 토론회 개최, 유명 축구인이나 인사가 홍보 대사로 나서는 등의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아동노동과 인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축구계와 관련 기업들의 노동 관련 운영에 대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FIFA는 최근 2002 월드컵에서 사용될 모든 축구공들이 1백% 시알코트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식적인 발표와는 달리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축구공들이 월드컵에서 사용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 역시 알려지고 있으며 시알코트에서 생산된 공들도 공식적으로 감사를 거친 것이 아닌 비합법적인 생산처에서 생산되었다는 등의 보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는 2002 월드컵이 아동노동이나 부당한 노동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은 듯 하다.
이번 월드컵 캠페인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축구 산업에서 아동노동의 문제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의 월드컵에서도 계속해서 지속될 것이다. 비록 한국에서는 그리 심각하지 않은 문제이고 이 노동자들이 우리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하며 도와야 한다. 특히 한국이 새천년 처음 열리는 인류의 축제를 개최하는 만큼 그 이면에 축구로 인해 고통받고 착취당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2002 월드컵이 인류 평화와 희망을 위한 세계인의 잔치가 되는, 우리 모두가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성공적인 대회를 개최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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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월드컵 로고, 아이들이 바느질하다

본지 객원기자 강은지

1996년 FIFA(국제축구연맹)가 FIFA 라이센싱으로 생산되는 축구공과 용품에 이용되는 노동관행과 관련한 기준에 동의한 이후인 1998년에도 프랑스 월드컵 공인축구공 '트리콜로'가 아디다스회사 파키스탄 공장의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어린아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당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유엔 아동보호기금(유니세프)과 국제노동기구(ILO)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진상조사에 나서 심각한 아동학대 사례로 결론을 내렸고 아디다스는 거액의 아동보호기금을 기부하고 공개해명을 하는 등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그렇다면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2002 한·일 월드컵 공인축구공 '피버노바'는 어떤가. 과연 아동노동에서 자유로운가?

'비(非)아동노동'을 바느질하는 아이들

최근 FIFA는 2002 월드컵에서 사용될 모든 축구공들은 파키스탄 시알코트 지역의 합법적 생산처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공식발표했다. 또한 축구공과 기타 관련 물품들이 현행 근로기준을 충족시키는 조건에서 생산되고 있음을 모니터하는 체계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FIFA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불행히도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시알코트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되거나 혹은 공식 감사를 거치지 않은 비합법적인 생산처에서 생산된 축구공들이 섞여 있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2002 월드컵 개막을 5개월 앞둔 지난 1월 17일, 인도 뉴델리에서는 '월드컵의 그늘에 있는 아동노동'이라는 주제로 한 행사가 열렸다. 여기에서는 최근 인도에서 조사한 아동노동의 현황을 담은 사진과 사례들이 소개되었는데 그 내용은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다. 인도와 파키스탄 지역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축구공을 바느질하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10cm길이의 바늘을 들고 열심히 축구공을 꿰매고 있던 11살 먹은 소년은 "축구요? 한번도 해 본 적 없어요"라며 시큰둥하게 답했다. 또 한 소녀는 "월드컵이 열리면 그 축구공들도 파키스탄이나 인도에서 만들 거 아니냐"며 일거리가 많아질 것을 기뻐했다. 아이들의 손에 들려있는 오각형과 육각형의 조각들에는 버젓하게 '비(非) 아동노동(child labor free)'이라는 로고가 붙어있다.
전 가정이 축구공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지역 스포츠 용품 공장에서 가정으로 하청을 주는 중개업자 역할도 하고 있는 파키스탄의 모한 랄(Mohan Lal)씨의 증언은 더 직접적이다. "우리가 만든 2002 월드컵에 사용될 물건들은 이미 다 배에 실었어요. 월드컵 로고 바느질에는 물론 아이들도 동원되었지요."
FIFA와 아디다스가 보장하고 있는 것처럼 어쩌면 '피버노바'만큼은 아이들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모한 랄 씨의 증언처럼 파키스탄과 인도의 아이들은 월드컵 로고와 기타 관련 용품들의 생산에 여전히 깊이 관여되어 있다. 게다가 월드컵 기간이면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축구공이 생산, 판매된다고 한다. 결국 월드컵의 열기만큼, 한국과 일본의 아이들이 월드컵에 들떠 축구공을 사 달라고 부모에게 떼를 쓰는 만큼 파키스탄과 인도의 아이들은 더 오랫동안 축구공을 꿰매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혹자는 '피버노바'가 아이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2002 월드컵이 아동노동으로부터 자유롭다고 과연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비싸게 팔린 축구공, 이윤은 어디로?

네덜란드에 위치한 인도 위원회의 2000년 보고서 '축구의 어두운 단면'은 유로 2000 공식 축구공 생산에도 아동노동이 사용되었음을 폭로하면서 파키스탄과 인도의 아동노동 실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FIFA와 ILO 등의 감사체계도 거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스포츠업체들은 인도와 파키스탄 지역 스포츠용품 생산시설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자 중국이나 아시아, 중남미의 다른 지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고 있다.
한 예로 중국의 경우 이른바 정치범, 양심수들에게 하루에 15시간씩 아디다스 축구공 생산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등 값싼 중국산 스포츠 용품 생산 급성장이 어떤 근로 조건하에서 이루어지는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도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 또 파키스탄 시알코트에서는 축구공 산업이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먹고 살 길이 막막한 아이들은 이제 의료 기구 생산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고 한다. 축구공 만드는 아이들을 위해 설립된 학교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지금껏 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아이들은 여전히 학교에 가기보다 다른 일을 찾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아동노동을 금지하고 학교를 설립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시알코트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아빠는 농부고 우리는 7남매예요. 지난 4년간 나는 학교에 다니면서 축구공을 만들었어요. 부모님이 내 교육비를 낼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축구공을 만들어야만 해요. 나는 방과후 하루에 한 개씩 축구공을 만들어요. 그 돈으로 학비도 내고 교복도 사고 자전거를 수리하기도 해요. 나는 좋은 직업을 얻고 싶어서 학교에 다녀요. 우리 마을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축구공을 만들어요. 만약 아동노동을 금지한다면 우리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굶어죽게 될 거에요." 파키스탄 시알코트에 사는 카리드 후산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한국은 '공정한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가.

2002 월드컵을 딱 일년 앞둔 2001년 5월 31일 일본 도쿄. '글로벌 마치'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월드컵 캠페인 2002: 전세계에서 아동노동을 없애자!'는 기자회견과 일본 열도 순회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15살 먹은 인도 소녀 소니아는 고된 노동에 어린 시절을 저당잡힌 2억 5천만 명의 어린이들을 대표해 이 행사에 참가했다. 7살 때 시력을 잃은 소니아는 그때부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법을 배웠다. 보이지 않는 눈으로 청중들 앞에 선 소니아는 불구가 되어버린 손을 내밀어보였다. 그리고 호소했다. "제 친구들이, 제 동생들이 더 이상 축구공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학교에 가고 놀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 행사가 계기가 되어 일본에서는 많은 시민단체들과 모임들이 월드컵 캠페인 2002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언론의 관심도 상당하다. 최근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임은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아동의 자유를 위한 일본 모임(Free The Children Japan)'이다. 이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고등학생 타츠야 야마자키는 "그 전까지는 축구공을 아이들이 만든다는 것을 전혀 몰랐어요. 나보다 어린 아이들이 만든 축구공을 내가 차면서 놀았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어요. 아무리 가난하다 해도 학교에도 못 가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부당합니다. 누구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어요. 우리는 반드시 가난과 아동노동의 악순환을 끝내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지금 일본은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스포츠용품 생산에서도 공정한 게임을" 이루어내기 위한, 아동노동을 근절하고 아이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기 위한 하나의 상징으로서의 월드컵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
2002-09-29 17: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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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한국경제 담론의 지형] 경제민주화론 VS 복지국가론, 과연 얼마나 같고 다를까? 미선 2597 11-28
71 나름대로 괜찮다고 할 수 있는 경제정책들 미선 2158 11-26
70 사민주의와 근본주의.. 미선 2446 11-11
69 "기본소득은 일용할 양식이다"-기본소득의 기독교적 검토(강원돈) 미선 2784 09-05
68 <복지자본주의>를 통해 <민주사회주의>로 나아가야 미선 3469 09-03
67 노벨경제학 수상자들도 경제학을 비판하고 있다 / 레디앙 미선 3491 08-27
66 독일의 정치 정당 소개와 정치 문화 (조성복) 미선 2876 08-24
65 <노동> 개념의 한계.. <노동중심성>에 대한 회의.. (1) 미선 4184 06-26
64 새로 나온 정치 성향 테스트입니다. 미선 4578 06-05
63 <사회민주주의 기본소득론>은 가능한가? (2) 미선 2896 04-16
62 <사회민주주의 기본소득론>은 가능한가? (1) 미선 3130 04-12
61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오해 미선 3888 04-11
60 "직접 민주주의는 더 좋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 중 하나" (대담 브루노 카우프만 박… (1) 미선 4752 04-08
59 윤도현 교수의 “사회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강연 후기 미선 3793 02-18
58 왜 사회주의인가? (WHY SOCIALISM?) / 알버트 아인슈타인 미선 4269 01-19
57 기존의 주류 경제학의 한계와 세테리스 파리부스 미선 4057 12-26
56 경제학은 근원적으로 새롭게 변해야 한다! 미선 4916 12-24
55 [BIEN/해외동향] 2013년 비엔 뉴스레터-'브라질' 기본소득 관련 글들 미선 3333 12-21
54 "생존은 기본! 복지는 권리! 세금은 연대!" (1) 미선 3346 12-02
53 살림살이 경제학의 홍기빈 소장 강연 내용과 후기 미선 3740 11-05
52 낯선 진보의 길, 그러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길 미선 3368 11-01
51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분리적 불행의 비극 미선 3392 10-18
50 기본소득론 연구 (3) 기본소득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자료들 (1) 미선 3572 10-01
49 기본소득론 연구 (2) 그 효과와 장점 그리고 단점 미선 4197 09-29
48 기본소득론 연구 (1) 미선 4052 09-29
47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미선 3484 09-24
46 <노동 중심성>에서 배제되는 <그림자 노동> 문제.. (2) 미선 4730 09-20
45 [펌] “기회균등에 더해 결과의 평등도 강조” “사회·경제민주화에 가장 적합한 이… 미선 3764 09-02
44 마르크스주의 해석에 대한 강신준 김성구 두 교수의 논쟁 (5) 미선 4671 08-14
43 [펌] ANT 이론가 브루노 라투르 인터뷰 기사 (1) 미선 4769 07-02
42 [필독] <사회민주주의> 선언 (조원희, 정승일 / 홍진북스) (1) 미선 9000 06-20
41 [펌] 마이클 샌델 교수 인터뷰 내용과 독자들과의 토론 내용 미선 3973 06-09
40 (자신의 정치성향 자가진단) 폴리티컬 컴퍼스 모델 설문 (2) 미선이 8203 08-31
39 [초강추!] 한국사회를 너무나 깊고 예리하게 잘 분석한 눈부신 통찰의 글!!! (3) 미선이 5517 11-21
38 사회민주주의(Social democracy) & 민주사회주의(Democratic socialism) (1) 미선이 10717 07-15
37 정치성향 자가 진단(*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직접 테스트 해보시길~^^*) (7) 미선이 18299 05-18
36 美 아르코산티ㆍ日 야마기시…세계 8대 유토피아 도시 (1) 미선이 7250 04-19
35 “부동산 거품 붕괴, 이제 시간문제일 뿐” - 한겨레 (2) 마루치 6611 07-30
34 노동 문제와 활력 넘치는 민주주의: 확장된 자아의 지평을 향하여 (더글라스 스텀) 정강길 5555 04-07
33 나눔 강조하는 새로운 실험, 공동체자본주의 관리자 6377 01-15
32 일상적 권력과 저항: 탈근대적 문제설정 (이구표) 정강길 7087 06-13
31 공동체 화페 (베르나르 리에테르) 정강길 8083 05-17
30 3. 한국사회 진보 100대 과제 만들자 (박래군) (필독~!!) 정강길 5893 02-25
29 2. 권력재편기에 진보세력은 무엇을 할까 (박래군) (필독~!!) 정강길 5820 02-25
28 1. 왜 진보운동의 새로운 기획인가 (박래군) (진보운동가들에겐 필독 권함~!!) 정강길 5934 02-25
27 [펌] 한국과 일본의 미래세대, 동북아시아 평화연대를 위해 하나 되는 길 (김민웅) 정강길 5872 01-07
26 [펌] "<자기해방>으로서의 사회주의야말로 가장 큰 희망" 알렉스 캘리니코스와… 정강길 5956 12-15
25 [펌] 밀턴 프리드먼이 남긴 '惡의 유산' 정강길 7291 12-01
24 [펌] 제국과 다중론은 미국식 자유주의에의 투항 (사미르 아민) 정강길 5636 09-21
23 맑스꼬뮤날레 참관기-고전적 맑스주의냐 자율주의적 맑스주의냐 정강길 5837 09-21
22 [펌] '제국'이 아니라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노동자계급의 반… 정강길 5671 09-21
21 [펌] 대안세계화와 한국 사회운동 정강길 6369 09-21
20 마르크스를 죽여야 마르크스가 제대로 산다..!! 정강길 6717 09-21
19 [펌]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점에 대해 정강길 15967 09-21
18 [자료] 노동의 문제와 활력이 넘치는 민주주의(더글라스 스텀) 정강길 5226 09-21
17 [펌]경제학자 스티글리츠의 '세계화가 가져온 불만-' 정강길 6672 09-21
16 화이트헤드 철학의 사회학적 용용 개념 : <단위 행태>unit attitude 고찰 정강길 6722 09-21
15 [기사] 자살률, 경제성장률.실업률과 밀접한 관련 정강길 7595 09-21
14 현대사회주의론 (김세균) 정강길 7063 09-21
13 [펌] 일상적 파시즘론의 공허함 (이구표) 정강길 6353 09-21
12 [펌] 세계적 석학 경제학자 스티글리츠-버그스텐 논쟁 정강길 6668 09-21
11 [펌] 미국의 제3세계 정책과 군사적 개입 (김세균) 정강길 7379 09-21
10 [펌]월러스틴의 세계체제 분석 - 拔本과 再構築의 변증법 (이수훈) 정강길 7855 09-21
9 [펌] 월드컵의 이면 : 축구공 만드는 아이들 (김선형) 정강길 8822 09-21
8 지구화 시대의 대안적 노동 세계에 관한 구상(강원돈) 정강길 6632 09-21
7 [기사] 세계 경제- 위기의 자본주의 두가지 '동력' (월든) 정강길 6424 09-21
6 [기사]세계 환경 유엔보고서, 지구위기상황 엄중 경고 정강길 6135 09-21
5 [펌] 제국논쟁 : 지구화와 민주주의 (마이클 하트) (1) 정강길 7429 09-21
4 [펌] 경제학 인터뷰 정강길 6240 09-21
3 [펌] 한미FTA, 노무현 정부의 자살인가 이일영 6984 05-08
2 [펌] 새로운 문명과 한국의 사회운동 이시재 6033 05-08
1 문명의 ‘충돌’과 ‘공존’ 이현휘 797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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