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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기존의 주류 경제학의 한계와 세테리스 파리부스    
  글쓴이 : 미선 날 짜 : 13-12-26 12:21 조회(4598)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2/95 




 
 
지난번 글(http://freeview.org/bbs/tb.php/e002/94)에 이어 기존 주류 경제학의 한계를 한 번 더 고찰해보자.
 
우리는 고등학교 시간에도 배웠던 경제학의 절대 교리(dogma)에 가까운 <수요 공급의 법칙>Law of Demand and Supply에 따른 가격 곡선을 기억한다. 흔히 공급량과 수요량에 따른 가격균형의 원리라는 경제학의 저 유명한 기본 모형그래프부터가 매우 고정관념화된 그릇된 믿음을 심어주는 제한된 도식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여전히 드물다.
 
수요공급 곡선의 그래프 암시하고 있는 이면에는 자본주의 경제 시장이 그 어떤 측정가능한 과학적 원리에 의해 질서적으로 작동한다고 보는 믿음이 알게 모르게 깔려 있다. 즉, 시장이 저절로 합리적인 균형점을 제스스로 잘 찾아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특히 기존 경제학의 합리성을 믿거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s이 지배하는 시장조정 메커니즘을 믿는 이들은 모든 걸 시장(market) 논리에 맡겨두면 제 스스로 합리적 질서를 찾아갈 것이라는 보는 시장자율성에 대한 신앙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정부의 시장 개입은 당연히 반대해야만 하는 쪽으로 유도되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인류지성사에서 경제학 분야를 열었던 애덤 스미스는 인간사회를 크고 엄청난 기계가 돌아가는 그림으로 생각했었는데 여기에는 서로의 크고 작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이 결국 경제 시장은 항상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그는 시장의 자유에 대한 낙관적 믿음이 있었고, 국가는 시장 질서에 대해선 개입하지 말고 내버려둬야 한다고 보았었다.
 
알다시피 이러한 서구 근대의 자유방임주의 노선은 20세기 중후반에 케인즈주의에 반대해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로 다시금 부활한다. 그래서 오늘날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에서도 시장에 대한 믿음 그리고 정부 규제의 최소화를 주장하며 자율적 시장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거대한 착각이기도 하다. 정말 시장은 수요 공급 곡선의 그래프처럼 그러한 방식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제 스스로 찾아가고 있는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실세상에서는 수요와 공급에 대한 곡선 자체가 온갖 요인들로 인해 변동을 하고 있어 솔직히 그 그래프 자체가 거의 무의미할 정도이다. 
 
그냥 아주 단순하게만이라도 생각해보자. 예컨대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들 중에 비합리적인 가격에 속하는 온갖 사례들의 경우란 정말이지 한둘이 아니잖은가. 더러는 같은 제품이라도 한국 땅에만 들어오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보이는 기이한 경우들도 많다. 현실에선 가격 정책 결정자들이 일부러 고가의 가격을 채택하기도 할 뿐더러 그 흥정의 주기와 간극 그리고 그 스펙트럼들은 너무나 천차만별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프라이싱>pricing 전략에는
수요량 공급량 외에도 온갖 요인들이 함께 관여되어진다.
 
이렇게 보면 공급량이나 수요량이라는 것들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 중의 하나의 요인일 뿐이지 그것은 결코 결정적인 것도 못된다. 가격정책 결정자들에게 관여하는 것들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있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수요공급 곡선이라는 그 도표자체는 거의 무의미한 것으로 단지 어떤 한 측면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존 경제학에서 수요공급 외에 가격을 결정하는 모든 사항들은 전부 다 <외적변수>로 처리해버린다.
 
그래서인지 주류 경제학에서 고심 끝에 머리를 짜내서 나온 유명한 용어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라는 라틴어다. 알다시피 그 뜻은 “다른 모든 외적 조건이 동일하다면”인데 이 같은 단서를 꼭 붙이는 것이다. 하지만 수요공급의 경제 원리에서 보면 외적 조건에 속할는지 모르나 그러한 변수들도 결국은 엄연히 경제학적인 내적 원리들에 관여하는 분명한 사항들이기도 하다.
 
경제학은 결코 독립적인 게 못되며 그 실상에선 다른 분야와도 내외의 경계 구분이란 것도 모호할 따름이다. 기존의 주류 경제학 전공자들은 '세테리스 파리부스' 없이는 단 하루도 경제를 읽지 못한다. 이것은 이들 경제학적 도식 자체의 구멍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이미 이를 <패러다임 위기>로 읽고 있지만 기존 경제학에서는 여전히 미련을 두고 못버리고 있다. 왜냐고? 그동안 이 바탕 위에서 축적해온 기존 경제학 개념들이 얼만데 이걸 어떻게 버리겠는가? 그렇다보니 <세테리스 파리부스>라는 또 하나의 가정을 빌려와야만 하는 촌극을 빚고 마는 것이다.
 
알고보면 경제에서 말하는 시장이란 것도 결코 순수한 경제 영역이 못된다. 시장 역시 정치적이다. 시장은 온갖 시도와 목적들이 난무하는 분명한 정치적 투쟁의 장(場)이기도 하다. 시장 질서에 대한 신화를 믿는다는 건 그야말로 순진한 낙관적 보수주의자라고 여겨진다.
 
오늘날 주류 경제학의 이 같은 원리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 역시 한둘이 아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주류 경제학만 문제가 있을까? 흔히 주류 경제학에 대한 대항마로서 거론되는 마르크스 경제학은 또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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