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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불교 자아론의 문제 : 무아(無我)에서 통아(通我)로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9-05-31 07:15 조회(5975)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5/98 




불교는 <무아설>을 주장한다.
이것은 힌두이즘인 아트만에 대한 부정으로서
고정적 실체로서의 자아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열반은 자아의 소멸에 이를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불교의 얘기는 반쪽 논리밖에 되지 못한다.
무아의 의미가 '실재(reality)가 아예 없다'고 보는 <無실재론>적 의미는 아닐 것이다.
경험되고 있고, 경험하고 있는 경험 그 자체만큼은
그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존재론적 실재로서의 자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이 사상적 계보에서
불교 사상이 소위 포스트모던 철학 사상과 유사하다고 평가될 때가 있는데
그 경우 불교의 무아설도 실재론에 대한 부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나 자신이 누누히 강조하고 싶은 바지만
불교는 부정법 언술이 가져다고 주고 있는
치명적인 폐해를 좀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다.
 
물론 고정적 실체로서의 실재란 분명히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삶을 조금만이라도 인지하는 사람들이라면
관계적이고 과정적인 존재로서의 실재는 엄연히 경험되고 있음을 인지할 것이다.
 
언어와 개념의 착종이 가져다주고 있는 환상을 깰 필요가 있다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경험 자체를 순전히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인 것이다.
 
따라서 불교의 무아설은 좀더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겠다.
궁극적으로 자아는 무아가 아니다.
물론 자아는 그 어떤 하나의 고정된 실체로서의 실재로 이해될 수도 없으며
그 어떤 고정된 실체에만 머물러서도 안된다.
 
진정한 궁극적 자아는 변화의 흐름 가운데 있는
관계적이고 과정적인 모든 실재들을 꿰뚫어내는 <통아>通我이어야 할 것이다.
<통아>通我란 실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자아를 의미한다.
 
고려대의 조성택 교수는 'EBS현대불교강좌'에서
"무아(無我)는 다아(多我)"라고 말한 바 있다.
분명하게 현실화되고 있는 경험 그 자체만큼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때문에
결국은 실재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리라.
 
나는 바로 여기서 좀더 구체화시켜 표현해본 것이 바로 <통아>다.
<통아>는 모든 것에 대한 소통과 활용들을 담고 있는 자아에 대한 표현이다.
그것은 어느 한 지점에 머무르거나 고정될 수도 없기에 궁극적 자유를 획득한 자아에 해당한다.
따라서 무아보다 좀더 온전히 표현할 경우 통아가 아닐까 싶다.
 
만일 무아라는 뜻이 단어의 뜻그대로 '자아는 없다'라는 뜻이라고 할 경우
무아의 개념은 뇌가 없는 무뇌아적 상태를 의미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무아는 에고 이전의 단계에 해당될 수 있다.
 
에고 이전인 무아에서 에고로 그리고
에고가 성숙한 통아로 나아가는 발달 과정에서 볼 때
우리는 불교의 무아론이 <전초오류>pre-trance fallacy에 빠져 있음을 느끼게도 한다.
즉, 궁극적인 통아의 상태를 초기 단계인 무아와 혼동하는 오류인 것이다.
 
만일 불교가 말하는 자아의 소멸은 무뇌아적 상태가 결코 아니라고 강변할 경우,
결국은 자아가 어느 한 고정된 지점에 머무르지 않으며
전체 경험을 포함하면서 넘어서는 대극적 자아여야 할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소멸이 아닌 <소통>이며,
해체가 아닌 <대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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