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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종교 전통의 권위 VS 합리성    
  글쓴이 : 미선 날 짜 : 16-10-05 04:40 조회(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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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전통의 권위 VS 합리성


몸학에서는 <오류>error와 <비극>tragedy의 문제가 그 어떤 위대한 전통이나 종교 교리의 믿음보다도 더 선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고전적인 종교 전통의 권위에 자신이 속박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 종교에 빠져 있는 이들은 여간 잘 자각하지 못한다. 여전히 좋게 포장해서 해석하곤 한다. 모든 종교는 제한된 영역에서 출발하여 점차로 보편성으로 확장해 갈 뿐이다.

이때 합리성은 낯선 타자와의 대면에 있어 지속가능한 소통을 위한 강력한 처방약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합리성에 의거해 기존 종교의 관행적인 전통도 재조직화를 위한 개혁 혹은 변혁을 감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사의 많은 오류와 비극들에서도 보듯이, 종교 조직이 기득권의 유지와 재생산 구조로만 전락된다면 그것은 크나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그러한 종교 단체의 모임이란 것도 결국 친목이나 사교 모임으로 전락될 뿐이다.

그렇다면 합리성이란 것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기껏해야 우리는 <논리성>과 <정합성>을 갖추는 정도를 이론의 최선으로 구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우리의 삶을 실제적 향상으로 가도록 보증해주진 않는다.

물론 논리성과 정합성을 추구하는 것은 중요하며 그럼으로써 어느 정도 일관된 무모순성을 확보하도록 하는데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러한 점을 확보한다고 해서 그 어떤 유용한 진리로서 확증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사실 어떤 면에서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는 것도 틀린 얘기다. 인간은 이성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비이성적이거나 감정적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인간은 간헐적으로만 이성적일 뿐이다. 따라서 인간이 합리성을 곧바로 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큰 착각이거나 오만일 수 있다.

"나는 진리를 깨우쳤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실상 조심해야 한다. 이에 대해 세계적인 기호학자이자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는 <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에서 이를 날카롭게 풍자한 바 있다.


“아드소, 진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자를 경계하여라.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는 대체로 많은 사람을 저와 함께 죽게 하거나, 때로는 저보다 먼저, 때로는 저 대신 죽게 하는 법이다.”  - 움베르트 에코 『장미의 이름』中에서

................


<오류>와 <비극>을 통해 합리성에 접근하기

생각컨대 우리가 <합리성>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곧 <시행착오>라는 오류라고 생각한다. 이론적으로는 <오류>인 것이고, 경험적으로는 <비극>을 의미한다. 비극은 오류의 문명사적 발현을 일컫는다.

우리가 그 어떤 것보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바로 <오류와 비극의 문제>다. 몸학이 진정한 스승으로 삼고자 하는 바는 <인류사의 숱한 오류와 비극>에 있다고 본다.

나 자신이 기존의 종교 전통이나 교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기독교에 대해서도 비판적이고 불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비판적으로 나올 수 있었던 점도 바로 이 점에 있다.

우리는 <시행착오>를 통해 합리성에 조금씩 접근할 수 있을 뿐이다. 진리로 가는 직통 길이 있다고 말하는 건, 오히려 게으른 자가 고안한 <허구적 깨달음>에 불과한 것이다.

인류의 삶에는 많은 관행들rituals과 믿음beliefs들이 있다. 이 온갖 관행들과 믿음들은 꼭 종교에만 있는 것들도 아니다. 그것은 이미 자본주의 제도와 국가 관료 사회 등 사실상 우리 삶의 도처에 속속들이 스며들어 있다. 즉, 이미 <몸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행들과 믿음들은 결국 <시행착오>를 통해 재차 검토해보면서 바뀔 것은 바뀌어야만 한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체득된 익숙한 정서 및 감정에 취해 있고 그 안에서 <자족적 위안>만 받고 있을 경우 웬만해선 그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을 힘들어 할 수 있다.

김수영 시인은 "절망은 끝까지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라고 얘기한다. 오류와 비극의 문제보다 오히려 기존 종교 전통의 권위나 여러 관행들 그리고 관성화된 믿음들에 속박되어 있다보니 반성과 수정의 길은 여전히 요원한 일로 보인다.

절망 - 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데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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