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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탈중심주의〉혹은〈해체주의〉의 한계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11-11 20:55 조회(7935)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1/30 


[ 2004-02-06 15:32:10 ]

우리는 흔히 <해체주의>가 기존 주류 담론에 대한 불신으로 말미암아
주류의 허위와 기제를 폭로한다고 생각한다..
게 중에 더러는 이러한 불신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그리하여 <중심주의>를 극복하려는 <탈중심주의> 혹은 <해체주의>는
기존의 <중심주의> 혹은 <구성주의>를 주적으로 하기에
이를 혁파하는 강력한 맞수로서 놓여진다..

이들에겐 대안 자체도 새로운 중심주의 혹은 구성주의일 뿐이기에
마땅히 거부되고 있다.. 그것은 끝없는 해체요, 거기에는
끝없는 도주(탈주)의 감행만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

사실 중심주의와 탈중심주의 또는 구성주의와 해체주의는 한편으로는 공범자다..
왜냐하면 탈중심주의는 중심주의가 있어야 자신의 존립근거를 가지기 때문이다..
해체주의는 구성주의가 있어야만 해체의 명분이 성립된다..
다시 말해서, 중심주의와 탈중심주의-혹은 구성주의와 해체주의-
둘은 은밀한 공생관계인 것이다..

근대 없는 탈근대는 있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탈중심주의는 역설적으로
언제나 중심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한국 지식인계 사회와 문화는
대체로 포스트구조주의의 열풍과 질병에 휩싸여 있는 실정이다..
나는 기존 주류에 대한 불신 또는 기존 중심화에 대한 해체가
필요하다는 것까지는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안까지 거세하는 것은 참으로 어불성설이 아닐까 싶다..

<중심>에 기생하는 <탈중심>..
<구성>에 기생하는 <해체>..
이것이야말로 〈탈중심주의〉또는 〈해체주의〉의 한계다..
그것은 기존 중심주의 또는 구성주의에 기생하여 붙어먹어야만
자신의 존립을 이어갈 수 있을 따름이다..

그렇기에 실상 탈중심은 중심화의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인 것이다..
불신 자체를 즐기듯이 해체주의는 구성주의를 오히려
즐거워하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도대체 해체라는 게 과연 가능한 것인가..
어차피 세계에 대한 하나 이상의 입장은 취할 수밖에 없잖은가..
그럴 경우 사실상 <대안>이야말로
기존 중심화를 넘는 진정한 해체가 아니고 뭐겠는가!

물론 그 새로운 대안은 독단이어서는 곤란하며
언제나 오류와 비극 앞에 겸허하고
수정 가능한 <열려 있는 대안>이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문명은 영원한 점근선적 진보를 확보할 따름이다..

-〈탈중심주의〉혹은〈해체주의〉의 한계
 
 2004-02-06 15: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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