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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심리학 및 정신분석 그리고 철학(존재론)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11-11 23:09 조회(8494)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1/45 


[2005-02-15 03:00:47]
  
 

요즘 뜻밖의 계기로 심리학 관련서적들을 좀 들여다보고 있다..

프로이드가 무의식의 세계를 발견하면서
정신분석 혹은 심리학이라는 분과학문은 비약적 발전의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물론 프로이드는 범색화의 오류도 저질렀지만 그럼에도
그 선구자적 위치는 분명하게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융 심리학도 지금까지 연구되고 있지만
요즘 심층심리학의 주류는 <대상관계 이론>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융에 참 관심이 많은 편인데, 시간이 한이다..ㅋ )

대상관계 이론은 자아심리학에서 소홀히 했던 대상관계를 중요시하여,
자아를 대상관계와 관련지어 보는 심리학의 한 분파다..
이는 자아를 "대상에게 집중되었던 리비도가 포기됨으로써
생겨난 것"이라는 프로이드의 견해에 기초된 것으로
페어베언이나 멜라인 클라인 같은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자아가 내재화된 대상관계들로 이뤄져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매우 구조주의적 관점에 가깝다..

즉, 타인과 맺는 관계로부터 정신구조가 형성된다고 보는 것인데,
태어난 아기의 자아는 아무래도 구조주의적으로 설명될 여지가 높다..
예컨대, 어머니는 아기때의 내 안의 또다른 타자들 중 가장 전능한 존재에 속한다..

아기때는 당연히 자율적 새로움의 창출들이 미미할 뿐더러
그 자아는 아직 자아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아'와 '비아'의 경계가 불분명한 것이다..
특히 어머니의 존재는 가히 절대적 의존에 가깝다..
이른 자아는 어머니의 전능성에 기반하고 있다..
위니캇은 이를 <전능 환상>omnipotent fantacy이라고도 말한다..
그는 유아적 전능성에 의한 현실 왜곡이 정신증을 발달시키는 기원이라고 본다..

어떻든 우리는 모태로부터 나와 자아형성의 단계를 유아적에 가지게 된 것인데
그것은 분명하게도 '나'와 '나 아닌 것'과의 인지를 산출시키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이 문제가 왜 중요한고 하니 우리들 대부분의 자아 형성의 기초 틀이
바로 우리 자신들이 의식적으로 기억해내기 힘든, 주로 3세 이전에 잡혀지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의 아기의 환경에서 비롯되는 불균형적 상처나 고통은
그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만큼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시기가 부모(혹은 환경)가 자녀에게 계승하는 <정신적 기초 유전의 생성 시기>라고 본다..
인간의 명석판명한 의식은 바로 그 뒤에 숨어있는 거대한 모호함의 총체인 무의식으로부터
비롯한다는 점을 인지할 때 자아 형성의 주요 뼈대들이 이 시기에 구조화되는 것이다..

물론 자아는 차이의 알갱이들이 형성하는 줄기이며, 그것은 언제나 성장가능한 것이다..
신학적으로 볼 때 그 자아 성장의 최종 종착지는 <그리스도적 자아>다..
그 성장의 훈련이 곧 영성훈련인 것이구.. (바로 그래서 본인은 <영성훈련은 곧 공부>라고 주장하는 것임ㅋㅋ )

문제는 현재의 심리학은 기본 존재론의 바탕에서 축조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임상 실험과 자료 및 데이터들의 적용들은 그 심리학 분과에만 주로 한정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비단 심리학만의 문제는 아니기에 이들을 무조건 탓할 순 없다..
오늘날 경제학 같은 분과를 언급하자면 심리학의 이러한 성향들은
거의 애교수준의 잘못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튼튼한 존재론적 고찰에 기반해서 볼 때
모든 현실적 존재는 근본적으로 <타자에 대한 자기화 과정>임을 인지한다면
심리학자들의 몇 가지 논쟁들은 매우 수월하게 해결되는 지점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자아심리학보다 대상관계 이론이 오히려 적절하리라 보는 건 지극히 당연한 결과로 여겨진다..
게다가 자아가 애초부터 있었다느니 하는 얘기들은 택도 없는 얘기인 것이다..
있었다면 나는 그 존재론적 근거가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
그런 주장은 궁극적으로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라고 본다..
자아 형성은 모체로부터 이를 객체화하고 있는 <시원적인 지각자>original percipient의 산출과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아기 때의 단계는 근본적으로
<명제적 느낌>에서 <의식적 지각>의 그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이는 기초 자아 형성의 단계이며, 형성 이후의 그 성장 단계는
<의식적 인지>에 이를 때에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또한 심리학에서 말하는 <초자아>라는 것은 미시적 존재론의 지평에서 본다면
그것은 <최초의 지향>intial aim으로부터 오는 유혹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심리학은 명증한 존재론적 고찰을 하고 있진 않기에
intial aim을 말할 수도 없겠다.. 만일 심리학에서 초자아를 인정한다면
그 존재론적 근거를 어디서 찾을 것인지 매우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존재론적 고찰에서 본다면 결국 그것은 신적 요소로부터 온 인자에 속한다..

신은 느낌을 위한 유혹lure for feeling이며, 욕구의 영원한 충동이다..
사실상 모든 리비도의 근원은 저 우주적 에로스인
신의 원초적 본성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아, 그렇지만 이런 사실을 심리학자들에게 알려준다면 나를 매우 생뚱맞게 볼 것또한 분명하당..ㅋㅋ)

또 한 가지 말한다면,
정신분석의 상담은 주로 환자들의 꿈분석과도 관련한다는 점이다..
<꿈>은 분명하게 의식 이전의 단계인 <명제적 느낌>의 단계에서의 활동이다..
그것은 흡사 고삐풀린 무의식적 활동이다..
그럼 동물도 꿈을 꿀까? 화이트헤드의 존재론으로 본다면 <그렇다>이다..
그러나 꿈을 꾸지만 인간처럼 그 꿈을 기억해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꿈은 유아적에 형성된 자아의 에너지들이 유아 이후에도
심지어 나이 먹은 성인이 되어서도 불쑥 솟아나와 활동하는 거처이다..
따라서 성인의 꿈은 유아기때 입은 정신적 상처와도 만날 수 있는 통로인 것이다..

정신분석에서의 치유 삼담들은 주로 그 꿈분석을 통해
유아적에 형성된 삐뚤어지고 일그러진 모습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고통과 상처의 진원으로 남아 있을 때
이것을 이후의 현재 나이에서도 회복해보고자 하는 의료 활동에 속한다..

갈등, 불안, 좌절, 고통의 기억들은 확실히 망각되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무의식의 배경으로 잠시 퇴장해 있을 뿐이다..
이 점은 반대의 경우인 의식상의 지평을 보면 확연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우리가 의식상에서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릴 때
대체로 즐거운 것으로서 추억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안좋은 기억들은 나의 무의식상의 행태들에 영향을 주는 지배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은 그런 점에서 의식 이전의 단계인
무의식을 파헤쳐 놓는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분과 학문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러한 심리학도 결국은 존재론적 고찰에서 시작하여 그 분과로 넘어가길 바라는 바이다..
아마도 그럴 경우 심리학은 매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나의 "단위 행태unit attitude 고찰" 논문에서 그려봤던 도식들은
이에 적용해 볼 경우 매우 유용할 수있으리라 본다..
그것은 철학을 통해 사회와 개인(심리적 영역까지 포함)를 포괄적으로 설명한 그림이기 때문이다..

철학은 각 학문이 있어야 할 자리를 명확하게 위치시켜 주며
그 학문이 안심하고 전문화에 몰입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해준다..

실제로 심리학 용어들을 가만히 보면,
예컨대 욕동drive, 리비도, 원본능 같은 몇 가지 개념들은
몇몇 부분에선 흡사 바꿔써도 무방하리만큼 개념의 혼재가 보인다..
즉, 심리학도 그 개념들이 엄격하게 자리매김되어 있진 않고
여전히 느슨하게 자리매김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문화된 분과 학문일수록 존재론이라는 철학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을때
그 분과의 학문은 숲을 보지 못하고 세부적인 나무만 보는 경우가 된다..
그것은 옳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분명한 건,
그것은 통합되지 못한 데서 오는 세부적 위험들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위험의 대표적 사례는 심리학에 빠진 사람들의 생각들이
자칫 관념화로 기우는 경우를 곧잘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는 보수적 불교가 보여주는 습성과도 흡사한 것인데,
애처롭게도 달라이 라마는 "불교는 곧 심리학"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나>라는 존재는 그냥 <나>가 아닌 어디까지나 <세계 안에서의 나>이다..
<자기애>든 <자기혐오>이든 그것은 여전히 <자기 집착>에 머물고 있는 또다른 형태일 뿐이다..

게다가 자기를 넘어선 관계를 생각할 때에도
정신분석이나 심리학 대부분이 그렇듯이 타자에 대한 고려들도
전반적인 전체 사회까지 넘어가진 못하고 거의 <가족주의>에 한정된다..
(물론 심리학의 분과 중 '사회심리학'은 그 점에서 다른 전망을 열어놓았다고 하겠다..)

분명하게 말하지만, 본질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와 나는 결코 이분되어 있지 않다..
나 개인에 대한 자아 발견은 곧 세계에 대한 발견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심리학적 상담은 그 세계 전반에 대한 이해에 기초할 때 가장 올바른 해결점을 찾는 출발이 된다..
그 사회의 문제는 개인의 심리적 사실의 무의식적 기반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외디푸스나 가족주의에 한정되는 경향을 보여주는 건,
전체 세계에서 시원적 지각자로 벡터 에너지가 흘러들어온다고 할 때
첨예한 문제적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우세한 사회적 효과성>이 바로 <생활반경>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로 정확하게 따져묻는다면 그것은 개연성이 큰 하나의 확률적 경향일 뿐이다..
아마도 가족 해체의 시대가 누구에게나 일반화되는 경우가 도래하면
심리학 및 정신분석학은 또다른 임상 시도와 결과물들을 내어놓느라 바삐 분주할 것이리라..

그런데도 오늘날 정신분석이나 심리학자들 치고 이런 점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면 나로선 거의 보지 못했다고 하겠다..
즉, 이들 학문도 이 점에서 있어선 매우 치명적이고도 아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2005-02-15 03: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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