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아이디    비밀번호
   자동로그인     
  현재 총 203명 접속중입니다. (회원 0 명 / 손님 203 명)     최신게시글    성경검색   
화이트헤드
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켄 윌버(Ken Wilber)
불교와 심리학
학술번역


  방문객 접속현황
오늘 778
어제 10,145
최대 10,145
전체 2,140,517



    제 목 : 네그리, 유물론과 비유물론의 경계선에서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11-11 21:34 조회(6897)
   트랙백 주소 : http://freeview.org/bbs/tb.php/e001/31 



네그리, 유물론과 비유물론의 경계선에서..
 
 
유명한 네그리-하트의 '제국'은 내가 볼 때 맑스-들뢰즈의 철학적 사유를
상당하게 이어받은 채로 기술한 것으로 보이는데
얼마 전에 나온 이진경의 ‘자본을 넘어서’라는 책 역시
맑스의 유물론을 넘어 ‘외부의 유물론’에 기반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들은 이전 유물론의 한계들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함께 녹아있다고 본다..
어쨌든 이들로서도 철학(형이상학)의 문제를 건들지는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우연히 '혁명의 시간' 역자였던 정남영이 네그리의 저서
‘혁명의 시간’을 해설하는 부분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그것은 특별히 “유물론의 재구성”이라는 제목이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이다..
말 그대로 그것은 이전의 철학적 유물론을 상당부분 재구성할뿐더러
실질적으로는 철학사의 유물론의 범주 자체를 탈주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네그리가 재구성한 유물론의 가장 큰 특징이면서도 치명적인 점은
존재가 철저히 시간에 의해 구성된다고 못박은 점이다..
이때의 시간은 '카이로스'라고 하는데, 그것은 매순간 창조 생산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시간이야말로 그것은 존재생성의 결과물이지 존재의 구성물이 아니다..
시간이란 사물의 변화를 설명하는 추상으로서의 실재인 것이다..
그것은 생성의 원자론에서의 생성 소멸의 사태를 인지할 때 얘기할 수 무엇이다..

화이트헤드에 따르면 시간은 <현실적 계기>actual occasion의 생성 이후의 사태에 속한다..
오히려 현실적 계기라는 사건의 알갱이에서 시간이 창출된다..
즉, 시간은 적어도 그러한 둘 이상의 생성의 알갱이 이후에나 가능한 것이다..
<합생>concrescence적 영역은 논템포리한 영역으로서 그것은 획기성(epoch)을 가진다..
‘획기성’이란 그것이 ‘일거에’ ‘단번에’ 실현되는 사태를 의미하는데,
네그리가 만일 시간에 의해서 물질 존재가 구성되는 것으로 본다면
저 유명한 제논의 역설이 주는 공격은 어찌 피해갈지 의문이 든다..
다시 말해 시간 자체가 이미 생성의 결합체(nexus)에서 나타나는 사태인 것이다..

정남영은 영원과 혁신의 결합은 철학사에서 아마도 최초라고 말하는데,
이는 이미 영속성과 유동성을 연관시키는 과정철학 진영에 대해선
그가 아직은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을 의미할 뿐이다..

또한 네그리가 맑스 패러다임을 시간에 의해 존재(물질)이 생산되는 것으로 보는데
이것은 맑스의 철학적 유물론에 대한 분명한 오독이다..
맑스의 유물론은 철저히 유클리드적 시공간의 좌표를 전제한다..
그것은 시공간을 균등한 것으로 봤던 뉴토니안 패러다임과 매우 잘 맞아 떨어진다..
(사실 이점은 굳이 맑스의 자본론뿐만 아니라 신고전학파를 포함한 기존 경제학 대부분의 도식들이 그러하다 )
맑스의 과학적 유물론에서의 물질은 활성을 전제하지 않는다..
만약에 물질이 활성을 가진다고 할 경우 그것은 물질이라고 부르기도 힘들뿐더러
오히려 유기적 물질 곧 <유기체 덩어리>라고 써야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활성과 운동은 다른 개념)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맑스 진영의 유물론에서의 물질 개념이
정태적이라는 비판을 그동안 숱하게 받아왔던 데에는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그리가 재구성한 유물론은 화이트헤드의 유기체론과 비슷한 측면도 있다..
만일 네그리가 말하는 ‘시간’을 곧바로 ‘현실적 계기’로 본다고 할 때,
그것은 바로 네그리가 ‘가난’과 ‘사랑’을 기술하는 지점인데
이때의 가난을 화이트헤드에게서 ‘여건’datum으로 보고
사랑을 ‘창조성’creativity라고 볼 경우 둘의 도식은 매우 흡사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때의 ‘측정 불가능한 것’은 계기 자신의 결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화이트헤드 철학의 비합리주의적 영역이며, 결코 해명될 수 없는 지점이다..

네그리에 따르면 ‘가난’이 구성적 힘이라면 ‘사랑’은 그 힘의 발휘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가난’이 ‘시간의 화살’을 날리는 힘이라면
‘사랑’은 그 화살이 ‘측정 불가능한 것’에 노출되면서 날아가서 진공 속에서
특이성을 즉 새로운 존재를 생성하는 것이란다..

또한 그가 보는 카이로스는 화이트헤드 체계에서의 ‘영원한 객체’와도 비슷하다..
그것은 매순간에 존재에 진입하는 한정자이기 때문이다..
네그리는 ‘몸’ 개념에서 ‘카이로스’가 육화한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따라서 그가 기술하는 새로운 유물론은 지금까지의 유물론의 범주 자체를
아슬아슬하게 전복시켜 넘으려는 시도가 있다고 하겠다..
생각해보라..
맑스-레닌주의가 거세했던 ‘창조적 활동성’을 가진 물질이란 것을.....
이것은 우리가 보통 이해하는 그러한 물질 개념이 아닌 것이다..
어떤 면에서 물질이라고 표현하기도 힘든 그런 것이다..
(그래서 네그리는 이를 ‘시간’이라고 이름 지은 것인가??? )
네그리에게서는 ‘몸’과 관련하여서는 이를 ‘물질의 자기생산’이라고도 표현한다..

만약 유물론에서의 물질을 상호-교호하는 생성의 알갱이이라고 봤을 때
그것은 바로 화이트헤드가 말했던
궁극적 실재reality로서의 사건인 ‘현실적 계기’에 다름 아니다..

어떤 측면에서 네그리의 구도는 나 자신이 추구하는 <새로운 민중신학>과도 닮아 있다..
왜냐하면 네그리는 '모든 순간은 바로 ‘혁명의 시간’이다'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매순간 개입되는 찰나의 순간이 실질적으로
후행하는 우주 전체의 지도를 뒤바꿔놓는 것이다.. 이 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철학사의 위치에서 본다면 네그리가 재구성한 유물론은 전반적으로는 모호하다..
이는 그가 구상한 새로운 여러 개념들 간의 범주 자체가
정교하게 정식화되지도 않은 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논리적 엄밀성 보다는 대체로 직관적 통찰에 따른 도식이라고 하겠다..
또한 그것은 유물론이라고 부르기도 뭣한 것이며(관념론도 아닌 ‘탈유물론’? ),
특히 존재가 시간에 의해 구성된다고 보는 발상은 더더욱 가열찬 분석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시간은 무엇이며, 그것은 왜 생기는 것인가?

만약 네그리가 이러한 분석을 더욱 밀도있게 진행한다면, 실재로서의 시간은 사실상,
잇따라 생성 소멸하는 생성의 알갱이들이 순차적으로 현실화시키는 ‘획기적 시간’들,
즉 ‘시간의 양자(time-unit, temporal quantum)’들과 마주설 것임은 명백하다..
현대 물리학의 성과 자체가 이를 말해주고 있으며, 이미 네그리가 재구성하고 있는
유물론 도식에서도 이와 유사한 그림을 그려내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때의 ‘생성의 원자론’과 ‘원자적 시간론’의 관계는 역전되어 있다.
왜냐하면 생성(존재)이 시간(공간)에 존재론적으로 선행하기 때문이다..
즉, 네그리는 바로 이 점을 아직까진 모르고 있는 것뿐이다..
 
 2004-06-02 21:19:02
 


게시물수 70건 / 코멘트수 40건 RS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철학의 기초가 없는 분들께 권하는 좋은 동영상 자료 (*재밌습니다^.^) (2) 관리자 13819 07-16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 (1) 정강길 13358 04-23
70 ‘메이드 인 코리아’ 철학을 개척한 미지의 철학자(신동아) (2) 미선 113 06-03
69 알튀세의 '호명'에 대한 비판적 독해 (진태원) 미선 241 05-07
68 큰끝은 끝이 없다_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 (조용현) (1) 미선 224 05-03
67 몸의 M층을 형성하는 형이상학.. 그 진화적 기원, 미선 464 03-11
66 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악의 평범성> 미선 556 02-23
65 서구 근대를 지배했던 <데카르트-뉴턴 세계관>이란? 미선 487 02-21
64 종교, 철학, 과학이라는 3가지 전통의 소통 관계 미선 439 01-17
63 통분석적 사고 미선 949 10-11
62 불교에 대한 화이트헤드의 생각 미선 942 09-16
61 경험의 두 측면 : <측정가능의 경험>과 <측정불능의 경험> 미선 1216 04-27
60 "존재(being)을 힘(power)"으로 정의한 플라톤 저작의 희랍 원문과 영역 미선 2232 05-24
59 인문학자는 과학이 무섭다? 진짜 '융합' 가능하려면…(최종덕) (4) 미선 3907 01-12
58 편향 중의 편향, <형이상학적 편향> 미선 4680 07-28
57 김재인 연구원, 지젝의 들뢰즈 독해 비판 (1) 미선 4503 07-10
56 형이상학의 역할을 무시하는 분들에게.. (6) 미선 5513 09-03
55 인문학은 과학에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가 (이상헌) (1) 미선 5102 08-16
54 지젝이 만난 레닌 (조배준) (1) 미선 4594 07-18
53 슬라보예 지젝 인터뷰 전문 / 한국일보 (2) 미선이 5379 02-11
52 공자와 예수, 도올 주장에 대한 반론 미선이 5402 12-06
51 철학의 기초가 없는 분들께 권하는 좋은 동영상 자료 (*재밌습니다^.^) (2) 관리자 13819 07-16
50 국내외 철학상담 관련 문헌 (출처: 철학상담치료학회) 미선이 5287 06-07
49 한국갤럽 최초 한국인 철학 인식 조사 (1) 미선이 6453 01-31
48 [펌] 동양철학사상 음양오행설 비판 미선이 11453 12-17
47 철학을 생전 처음으로 공부하는 진짜 초심자분들을 위한 안내 책들 미선이 5553 11-06
46 삶과 학문적 탐구에 대한 나의 생각..(윌버 비판도 약간..) 미선이 6709 09-30
45 예술에 대한 감상과 유희 그리고 진리 담론과 미적 가치 미선이 6708 09-19
44 그것은 나의 <주관적 느낌>일까? 참된 <객관적 이해>일까? 미선이 6056 09-03
43 과학책『우주의 구조』에 대한 어느 철학자의 서평 (2) 미선이 7508 03-13
42 철학 성향 테스트 (그린비) (6) 정강길 7982 03-02
41 철학이 필요한 이유 하나 정강길 7700 11-20
40 [펌] 안토니오 네그리 (Antonio Negri, 1933~) 고골테스 7495 05-25
39 [펌] 페터 슬로터다이크 (Peter Sloterdijk, 1947~) 고골테스 7874 05-25
38 [펌] 요가철학 정강길 7264 04-24
37 '알랭 바디우'에 대하여 미선이 8746 03-07
36 알랭 바디우-진리와 주체의 철학 (서용순) 미선이 10065 03-07
35 가다머의 「진리와 방법」 (2) 미선이 12149 10-14
34 호모 모미엔스 (김용옥) 정강길 8264 03-28
33 주체 해체의 시대에 주체 말하기 (2) 산수유 7786 12-05
32 '아님/비움/반대/버림/끊음/없음' 같은 부정법 표현이 갖는 한계 미선이 7057 06-07
31 철학과 신학의 관계2 (*권하는 글) 정강길 9539 05-07
30 철학과 신학의 관계1 (*권하는 글) 정강길 9078 05-06
29 언어와 우주 그리고 철학 정강길 7209 04-21
28 "좋다/싫다"와 "옳다/틀렸다"의 표현들, 어떻게 볼 것인가 : 감성과 이성의 문제 정강길 7860 04-13
27 마르틴 하이데거의 생애와 사상 이기상 19890 11-12
26 논리와 직관, 그리고 감각에 대한 논의들 (답변: 정강길) 이재우 8722 11-11
25 심리학 및 정신분석 그리고 철학(존재론) 정강길 8699 11-11
24 [펌] 윤회, 사실인가 사상인가 정강길 10997 11-11
23 [To. 들뢰지안 김재인] 두 가지 질문.. 정강길 7722 11-11
22 [To. 들뢰즈안 김재인] 부정성을 간직한 탈주fuite 번역은 어떨지요.. 정강길 9119 11-11
21 [자료]『천 개의 고원』이 『노마디즘』에게 (김재인) 정강길 9100 11-11
20 네그리, 유물론과 비유물론의 경계선에서 정강길 6898 11-11
19 〈탈중심주의〉혹은〈해체주의〉의 한계 정강길 7792 11-11
18 [펌] 맑스, 유물론, 존재론적 형이상학 정강길 8295 11-11
17 [펌] 왜 《왜 동양철학인가?》인가 장동우 7482 11-11
16 무정체성/다정체성 혹은 상대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우화 정강길 7939 11-10
15 다양성의 생산과 다양성 간의 충돌에 대한 고찰 정강길 7661 07-10
14 슬라보이 지젝Slavoj Zizek 정신분석학적 사회이론 양운덕 8022 10-08
13 [펌] "포스트모더니즘" 에 대한 촘스키의 견해 정강길 10390 10-08
12 들뢰즈와 가타리의 기계 개념 (서동욱) 정강길 11203 10-08
11 [책] 『라깡의 재탄생』 김상환ㆍ홍준기 엮음 관리자 8999 10-08
10 자연과 신과 인간, 그리고 근대 학문의 탄생 이현휘 7298 10-08
9 [20세기 사상을 찾아서] 질 들뢰즈의 철학 정강길 10945 10-08
8 [펌] 모더니즘 정강길 8914 10-08
7 [펌] 타자의 현현, 윤리의 지평(레비나스 사상 소개서) (3) 정강길 9446 10-08
6 레비나스 사상에 대한 좋은 개론서 정강길 8093 10-08
5 [펌] 레비나스를 아시나요? (1) 정강길 9923 10-08
4 [참고자료]본인과 이정우(들뢰즈안)와의 논쟁 글모음 정강길 11312 10-08
3 [펌] 아퀴나스, 하이데거, 화이트헤드 정강길 6597 10-08
2 <잘못 놓여진 구체성의 오류>에 빠진 들뢰즈 (2) 정강길 12894 05-01
1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 (1) 정강길 13358 04-23



Institute for Transformation of World and Christia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