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독교 역사연구에 관한 책들을 보면

대부분이 구한말, 일제 시대의 교회사 연구에 많이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자기 교단 역사를 대변하는 기록들이거나)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에서 출간한 한국기독교역사 시리즈도 1, 2권까지 있고

그 이후에 나와야 할 책은 몇 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질 나오질 않고 있다.

 

내가 보기엔 7, 80년대 군사정권 하의 한국교회의 역사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를 출간하기가 힘든 이유가 그 당사자들이 눈뜨고 시퍼렇게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좋은 평가를 받은 기독교인이라면 괜찮겠지만, 실은 그렇지 못한 유명 기독교인들도 있는 것이다.

 

예컨대, 군사독재정권 시절 이를 축복했던 국가조찬기도회 참석 목사들 같은 경우다.

여기에는 그 위대하다는 장로교의 한경직 목사(물론 이분은 세상을 떠났지만)를 위시하여

CCC의 총재 김준곡 목사, 김창인, 신영균, 조향록, 정진경, 지원상, 김지길, 이봉성, 문만필 목사 등등

총 23명의 당시 내노라하는 교계 지도자들의 이름이 걸려 있는 것이다.

- 이선교, 『다시 써야할 한국기독교사』(풀빛목회, 1993), pp.281-283 참조.

 

솔직히 한국 기독교에서 보수와 진보를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뚜렷한 반대의 길을 걸어온 흔적들이 있기에 하는 얘기인 것이다.

즉, 크게 봐서는 <두 개의 기독교>가 있는 것이다.

 

군사정권과 반공이데올로기를 지지했던 기독교가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이에 대해 극심하게 저항하고 싸웠던 기독교인들이 있다.

이를 테면, 김재준, 함석헌, 문익환, 박형규, 조화순, 김관석 목사 등등

이들은 보수 기독교인들에게서 빨갱이니 간첩이니 하는 소릴 들으면서

한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던 위대한 신앙인이자 한국인들인 것이다.

 

사실상 한국의 민주화 운동사는 기독교와 뗄 레와 뗄 수가 없는 지점이 있다.

그런데도 이 부분에 대한 평가와 연구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로 많은 일반인들도 한국 민주화 운동의 흐름의 이면에

<예언자적 기독교>가 있다는 점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다.

물론 워낙 오늘날의 기독교가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기에 짐작한다만..

하지만 그러한 기독교가 있는가 하면, 분명하게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걸어간 기독교인들도 있었던 것이다.

 

왜 당시 기독교인들이 그토록 군사독재정권에 대해 극렬하게 반대하고 저항했던 것일까?

죽음도 불사하면서 말이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에 대한 보다 주도면밀한 연구와 구체적인 평가들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7, 80년대 한국 기독교 역사를 좀 이해하기 위해선

강위조 지음, 서정민 역 <한국 기독교사와 정치>(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2005)도 매우 추천할 만한 책이다. 

 

 

 

 

그리고 장로교 복음주의 진영의 목사가 기독청년학생운동사에서 본

조병호, 『한국기독청년 학생운동 100년사 산책』(땅에쓰신글씨, 2005)도 나름대로 괜찮다.

물론 이 책에는 그의 '에필로그'에선 내가 몇 가지 동의하지 않는 얘기들도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보수와 복음주의 그리고 진보 기독청년학생운동에 대한 역사적 기록들이기에

오늘날의 기독청년학생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해야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역사를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거울을 들여다본다는 것이기에,

 

오늘날의 한국교회가 현재 어떤 식으로 한반도 역사에 참여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한국 기독교가 미래를 제대로 전망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충분히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